"금융 산업, 세계 시장 나갈 투자은행으로 변모해야"
  • ▲ 새누리당 서대문갑 이성헌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서대문갑 이성헌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16년간의 승부, 이제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왔다. 서울 서대문갑에서 5번째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 얘기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과 네 번을 연달아 겨루며 '퐁당퐁당' 식으로 당락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 어느덧 2승 2패, 20대 국회에서 야인(野人)으로 지내기에는 바깥 바람이 차다. 어느 쪽이든 3번 패하는 쪽은 만회할 수 없는 정치적 내상을 입을 처지다.

    〈뉴데일리〉는 지난 2일,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성헌 전 의원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서대문과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서대문갑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 직을 지냈다.

    ▶서대문은 나를 키워준 곳이다. 서대문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많다. 두 번의 의정활동을 거치면서 서대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도전하려고 한다.


    -현역 당시 어떤 정책을 추진했나

    ▶서대문에서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그 중 홍제천이 있다. 서대문을 관통하는 홍제천은 얼마 전까지 하수도 냄새가 심해 아무도 근처로 가지 않는 건천이었다. 지금은 1년 내내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바꼈다. 하루에도 수 천 명이 산책하러 온다.

    독립문과 서대문 형무소도 그렇다. 예전엔 허름한 집들과 지저분한 꽈베기 공장 등이 즐비해 지저분한 상태였다. 이를 서울 시장과 상의해 예산을 배정받고 정비했다. 현재 독립문은 깔끔한 광장으로 변했다. 1년이면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다.

    현재 서대문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안산 둘레길이다. 내가 기획과 착공을 맡았던 사업이다. 당시 안산에 소나무 등 만 주가 넘는 나무를 심기도 했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마무리를 짓지는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뿌듯한 정책이다.


    -현재 서대문에 필요한 사업은?

    ▶아주 중요한 사업이 있다. 신촌 상권을 살리는 일이다. 과거 북적이던 신촌이 지금은 홍대 지역에 완전히 밀렸다. 신촌으로 사람들을 오도록 하려면 우선 주차 공간에 여유가 있어야되고 볼 거리와 먹을 거리가 충분해야 한다.

    현재 신촌의 문제점을 서대문 구청장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깝다. 얼마 전 구청장이 100억 원 가까운 돈을 투입해 연세대 앞에서부터 신촌 로터리까지 550m 연세로를 단장했다. 멋지게는 만들었는데, 문제는 승용차가 다니지 못하게 한 것이다.

    평일엔 버스만 다니고 주말엔 버스도 막아 사람만 다니는 길로 만들었다. 거기서 물총 쏘기도 하고 맥주먹기 대회도 하더라. 하지만 놀러 온 사람들 중 상당수가 행사가 끝나면 주변 식당이 아닌 홍대로 이동한다. 차도의 문제와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게 좋은 방법이 있다. 연세대 앞 철도길을 보면 평형을 맞추기 위해 11m의 둑이 있는데, 신촌 밀리오레부터 연희동 터널까지 토지가 14.000평이다. 이 부분을 대대적으로 공사하는 것이다. 둑 대신 교량을 만들고 지하를 3층으로 파면 560대 이상의 차를 보관할 자리가 나온다. 지상에는 공원과 공연장, 상가를 만들면 상권은 자연스럽게 살아날 것이다. 산업단지를 유치한다면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있을 것이다.

    5년 전 의원 시절 비슷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민자유치로 현대 건설이 1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구청장이 바뀌면서 좌절됐다. 신촌 살리기 정책은 다시 시작돼야 한다. 철도 부지를 상업 지역으로 바꾸도록 서울시에게 요구할 계획이다.

    서대문에는 하루에도 수 만 명 이상의 중국 관광객들이 온다. 이화여대와 연희동에 있는 고려 인삼을 파는 곳을 가기위해서다. 특히 이대(梨배나무이 花꽃화)는 좋은 글귀라면서 관광명소로 떠오른 상태다. 중국인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다.

     

  • ▲ 새누리당 서대문갑 이성헌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서대문갑 이성헌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역 개발에 대한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국회 의정 활동은 비교적 축소될 수도 있겠는데.

    ▶그렇지 않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대표성도 있지만 나라를 위해 일하는 일꾼이다. 입법은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나는 국회 정무위원회만 8년을 했는데, 지금의 인터넷 보안 체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지금은 인터넷 뱅킹이 일반화돼있지만 현 수준으로 올라온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수 년 전만해도 국내 은행권 내부의 금융 보안문제는 지극히 취약했다. 이에 대한 예산도 거의 없었고, 전문인력도 안 쓰는 상태였다.

    나는 인터넷 보안문제를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법을 만들었다. 그 결과 현재 전체 예산의 5%를 반드시 보안관련 자금으로 쓰고 있고, 보안 시스템에 CEO 등 최고 전문가들을 기용하고 있다. 해킹 사고에 대한 문제를 일찌감치 지적해 업계에게 경각심 준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보훈 체계도 중구난방이었다. 6.25 참전용사와 월남참전용사와 관련한 통합체계 구축에도 노력했다. 6.25 참전용사를 국가유공자로 만드는 일 말이다. 보훈처가 정무위의 피감기관이라서 가능했다.

    당시 정책자료집을 64권 발행하기도 했다. 80회에 가까운, 전무후무할 정도의 토론회도 진행했다. 이를 책자로 발행하니까 타 부서에서도 자료로 사용하더라. 4년 동안 우수국회의원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이유다.


    -우상호 의원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다. 번갈아가면서 선출돼 2승 2패 상황인데, 내년 총선에선 자신 있나

    ▶자신있다. 공교롭게도 2000년도부터 우상호 의원과 4차례를 겨뤘다. 16대와 18대에 내가 이기고 17대 19대는 졌다. 다음번은 20대다. 주민들은 내가 짝수에서 이기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서대문갑은 야당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전체 유권자 분포를 볼 때 50대 미만이 59%를 차지하는 젊은 도시다. 서대문 관내 10개 이상의 대학교가 있고, 학생들 상당 수가 서대문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20대 단독 세대주도 많다. 서울 시내 중심부 직장과 근접해서 젊은 직장인들이 서대문 주변 원룸에 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젊은 유권자들은 집권당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있지 않나, 하지만 꾸준하게 지역 활동했으니 선택 해주실 거라 믿는다. 지역 주민들은 서대문갑을 위해서 누가 제대로 일을 할 사람인가를 많이 구분하신다. 내 선거전략은 능력과 의지를 전하는 열심히 전하는 것이다.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치는 지역 발전도 중요하지만 정치 발전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야당은 명운을 가를 기로에 놓였다고 본다.


    -야당의 명운? 무슨 뜻인가

    ▶당 분열로 자중지란을 보이고 있지 않나,  역대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운 야당은 많지 않았다. 의석이 130석 가까운 대형 정당인데도 불구하고 사리에 맞는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라, 특정 이념과 세력에 경도돼 국가 운영을 하는 모습은 한심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예를 들어 이번 한중FTA를 보라, 이와 상관없는 법안을 껴넣으려는 모습은 지극히 잘못된 행동이다. 야당을 힐난할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지만, 조금 더 말하겠다.

    현재 친노 세력들은 아직도 문재인 대표가 대선에서 1450만 표 얻었던 환상에 빠져있다. 지금도 그 표를 받을 거라고 착각하는 거다. 그러나 실제 국민들은 돌아선 분위기다. 내홍으로 혁신을 하라 말아라, 전당대회를 하자 말자 하는 모습도 봐주기 어렵다.

    새정치연합 내부 구성원들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본다. 상당수가 과거에 특정 이념으로 경도된 사람들이 많잖나, 학생 운동할 때 풀던 방식으로 국정을 풀고 있으니 국민이 바라는 것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걷는 것이다.

     

  • ▲ 새누리당 서대문갑 이성헌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서대문갑 이성헌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우상호 의원과 본인의 의정활동을 비교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국회에서 같은 주제를 두고 논쟁해본 적이 없어서 바로 비유하는 건 적절치 않다만,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현재 초등학교 화장실은 양변기가 아닌 재래식 변기가 절반 가까이 설치돼 있다. 요즘 학생들은 쭈그려 앉아서 대소변 보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넘어지기도 한다더라.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참다가 집 화장실을 간다고도 한다.

    이 소식을 듣고 얼마 전 당에 개선을 건의했다. 부총리와 당 대표도 만났다. 새누리당이 선제적으로 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당에서 정책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우상호 의원 측에서도 순차적으로 학교 시설 개선을 하고는 있다. 그런데 상당 부분 서울시 교육청 예산으로 하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에 5억 원의 예산이 나오는 걸 자신이 따왔다고 홍보도 하더라. 교육청에서 연간 5조 가량의 예산이 책정되면 학교 별로 배분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우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나는 생각한다.

    무상급식도 마찬가지다. 우 의원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데, 나는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살든 못 살든 무조건 주는 건 능사가 아니다.

    누리과정 예산도 그렇다. 누리과정 복지는 법적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이 하도록 돼있다. 그래서 5조 원이라는 예산을 주는 거다. 그런데 이 돈은 다른 용도로 쓰고 있는지, 누리과정 예산을 중 정부가 내놓으라고 한다. 중앙정부예산은 용도가 없이 노는 돈인가. 이 같은 정책 추진 방식에 찬성할 수 없다.

    그 외 노동법 등 여러 부분에서 생각이 다르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얻고 싶다. 이 같은 생각의 차이를 주민들이 잘 분별해 주실 거라 믿는다.


    -국회에 재입성 한다면 원하는 상임위는?

    ▶정무위다.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과 현대 등 일류기업들이 있지만 그에 비해 금융 사업은 2류도 아닌 3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제 도약을 위해선 금융 산업이 전체 산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으로 성장해야 한다. 영국이 그런 나라다.

    우리도 역시 금융산업의 크기를 키우는 것과 더불어, 명실상부 세계 시장을 상대로 일할 금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은행들은 주택담보 등으로 장사하지만 그 한계를 벗어야 한다는 말이다. 과감한 투자은행으로서 세계 시장에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금융권 내부의 개혁이 필요하다. 정무위로 다시 돌아가 이 일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