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실행력으로 국회입성, 대변인 등 당직과 상임위 경험 풍부해
  • ▲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지난 10월, 양천갑 지역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서울 양천 갑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지난 10월, 양천갑 지역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서울 양천 갑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강남에 이은 두 번째 교육특구인 서울 양천갑을 향한 여권의 관심이 뜨겁다.

    양천갑은 표면적으로는 여권 강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선을 지냈다. 복지 수요가 많은 양천을과는 달리 여당 표밭인 목동을 끼고 있다. 무게감 있는 경선후보들이 출마를 노리는 이유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 비해 정작 양천갑 지역의 주민들의 여망은 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양천갑 지역 주민들은 '삶의 질적 향상'을 주장하지만 양천구는 양천을 지역을 중심으로 '복지'를 더 우선적으로 갈망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양천갑을이 통합해 선거를 치르는 구청장과 시의원이 모두 야당 출신이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때문에 양천갑을 찾는 정치인들은 필연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된다. 서로 다른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야를 넘어 협상과 조율을 꾸준하게 해야만 한다. 여권 강세 텃밭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당을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하는 고도의 정치행위가 전제되는 셈이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이 어려운 난제를 풀겠다고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에 좋은 시스템을 놓기 위해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은 못해도 저는 한다"며 자신이 해결해 온 실제 사례들을 줄줄 읊는 '정책 기능인'이다.

    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출신이자 어린이 성폭력 문제의 전문가 출신으로 19대 국회 내 교육개혁을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로 보는 국회의원 중 하나다. 강남에 이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교육특구 '목동'이 위치했고, 지역주민들도 교육에 관심이 많다. 때문에 양천갑은 자신이 딱 어울리는 옷이라고 보았다.

    그는 조두순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의 정신과 주치의이기도 했다. 동아시아 최고의 어린이 성폭력 전담센터로 알려진 해바라기 센터를 맡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는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의 실제 치료 효과를 위해 사사건건 정부와 부딪쳐야만 했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병원 시스템을 너무 모르는 여성가족부와 일을 계속 하다간 아이들이 다 다치겠다"며 "성폭력 어린이들을 정말 제대로 치료하려면 '학대'로 보고 보건복지부로 가야겠다"고 목소리도 높였다.

    신 의원은 해바라기센터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 "간단하다. 센터가 다 병원안에 있어서다"라며 "최고의 인재들이 직접 아이들을 치료하게 만들어 놓는 시스템이 실현 가능하도록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이처럼 문제를 기능적으로 해결하는 추진력과 실천 능력을 인정받아 비례대표 7번으로 국회로 들어왔다.

  • ▲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19대 국회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면, 오는 20대 국회에서는 '타인의 의로운 꿈'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19대 국회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면, 오는 20대 국회에서는 '타인의 의로운 꿈'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신의진의 깨달음, '나의 꿈을 위한 정치'와 '남의 꿈을 위한 정치'

    그는 처음에는 정치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고 했다. 의견을 조율하고 가치를 제시하는 것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는 솔직한 고백이었다.

    신의진 의원은 "초기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올때는 정치인으로서 정체성의 심각한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며 "처음 국회에 들어온 계기는 단순히 정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려면 정책이 바뀌어야 하는데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정책을 하는 것은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열망 하나로 내린 과감한 결단이었다. 직업적인 안정성도 버린채로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신 의원은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꿈'이었다면서 무엇보다 정치인은 자신의 꿈을 버리는게 필요하다는걸 깨달았다고 했다. 정치인은 정책만큼이나 파워핸들링이나 지향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3년간의 국회의원 생활을 하면서 정치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한다. "국회의원의 책무는 다른 사람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의로운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성이나 정치력이 없는 학자들이나 기술자들의 꿈을 키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쓰여질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갈이다.

    여기엔 그의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이 녹아있다. 신 의원은 복지위에서 2년간 경험을 했고, 교문위, 미방위, 안행위 등을 두루 경험했고,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지냈다. 3년간의 배움을 토대로 가치와 프로세스를 새로 세우겠다며 재선의지를 불태우는 것이다.

    ◆ 성폭력 피해 어린이 지켜낸 나의 꿈 이뤘듯 … 양천갑 주민의 의로운 꿈 지켜낼 것 

    그는 양천갑 지역의 국회의원이 되면 양천을에 비해 잘 사는 동네라는 이유로 지원을 잘 하지 않는 현재의 시스템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같이 내는 세금을 가지고 한쪽만을 생각한 자기 대표적 그룹만 챙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굉장히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양천구인만큼, 분열된 부분을 잘 아우를 수 있는 대안이 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양천갑 지역의 교육과 안전. 교통 시스템 개선을 위한 사업비를 따냈고 이 부분을 여러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구체적으로 논의중이라고 했다. 국가에서 예산을 따냈기에 양천구청장과도 큰 마찰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론, 이념의 깃발을 앞세우기보다 실체적인 것을 만들어내자는 정신으로 설득에 나섰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소 난감할 수 있는 질문인 재선을 위한 험난한 경선과정에 대한 물음에도 여유롭게 대처했다.

    신 의원은 "(출마후보가)여러 주자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한 두명이 주도적으로 못나간다는 뜻"이라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계파에 구애받지 않을 것 같다.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다 수렴하는 쪽으로 하는것이 (총선에서)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유불리를 떠나 '대세'인 오픈프라이머리를 거스를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로, 유권자인 주민들의 호응을 직접 얻어 총선에 나서겠다는 자신감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 ▲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지냈고, 복지위와 미방위, 안행위 등 다양한 상임위를 경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지냈고, 복지위와 미방위, 안행위 등 다양한 상임위를 경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누구나 표방하는 이미지 보다 총대 메는 해결사 원해 … 줄타기도 마다 않겠다

    신의진 의원의 답변은 깐깐한 분석에 의한 것이라 명쾌하다. 다른 의원들이 답하기를 민감해하는 증세문제에도 더할 나위없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신 의원은 "공부를 해보니 국민들이 세금을 100원 내면 정책으로 혜택 받는 돈은 30원정도"라며 "증세를 요구하려면 투명한 재정시스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원 내서 60원이라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 세금을 내겠지만 지금으로선 너무나 아깝다"며 "정치권에서 전임대통령이 하던 정책을 없애면서 날아가는 돈이 부정부패로 인한 것 보다 훨씬 많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보편적 복지를 위해 증세를 더 해야한다는 것은 이념의 깃발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그렇게 돈을 내봐야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면 증세를 요구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요구할 수 없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포퓰리즘이 만연한 국회를 향한 날선 비판인 셈이다.

    또 그는 세월호 이후 강하게 주장해 안산 단원고에 정착시킨 스쿨닥터 시스템(학교 내 의사와 임상심리사를 상주하게 해 치료하는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처음에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고 술회했다.

    당시 경기도 교육청에서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신 의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고집을 꺾지 않았다. 우격다짐으로 밀어부쳤다고 . 지금은 교육청마다 하겠다고 나선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응급상담 대기시스템 역시 그의 작품이다. 응급심리센터를 위한 예산 30억원을 마지막 까지 당시 최경환 원내대표에 주장해 결국 따냈다.

    그는 당시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대한민국에 좋은 시스템을 정착시키려면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여론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의연함이 엿보였다. 국가가 어려울 때 가서 최선진 시스템을 깔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국가적 어려움이 생겼을 때 오퍼레이션 시스템 구성해서 해결하는 것을 정치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총대를 메고 잘 해내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은 누구나 쉽게 표방 할 수 있는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를 주장하지 않았다. 따뜻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내세우지 않았다. 쉽게 표방할 수 있는 정치인보다 실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실제로 그는 국회에서 '차도녀'이미지로 통했었다. 이따금씩 생각에 잠기면 차가운 얼굴을 보이곤 한다.

    시종일관 웃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는 "사람을 움직여야 하는 정치인의 특성상 마음도 열고 부족한 부분을 메꾸려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도 "아주 무겁고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무서운 표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과 만나면서 짓는 표정에서 신경을 쓸 지언정, 더 좋은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집중을 하기 위해 나오는 표정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신의진 의원의 설명에서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가 연상됐다. 대처가 정치적 이슈에 총대를 멘 여성 정치인이라면, 신의진 의원은 삶에 영향을 크게 받는 민생의 이슈들을 해치우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조금 달랐을 뿐이었다.

    지난 3년간 무서운 속도로 국회의 시스템을 배워나간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처음에 단순한 동기로 국회로 입성해 작은 정책적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제 정치인으로 정체성과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며 점점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에 다시 굵직한 여성정치인이 등장하게 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그의 교육비전이 지역주민의 마음을 쓸어담을 수 있을까. 그가 재선에 성공해 정치적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시작한 세번째 도전, 다른 사람의 꿈을 이뤄주는 정치인이 양천갑에서 나올 수 있을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