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으로 청와대 행정관까지 "세상 원망하지 마라, 대한민국은 노력에 보답하는 땅"
  • ▲ 강일원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강일원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민주주의체제인 대한민국에선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던 사람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필사의 노력과 성실함으로 말이다. 강일원 전 행정관이 그 주인공이다.

    강 전 행정관은 지난 9월 청와대에서 나와 부천으로 돌아왔다. 오는 20대 총선에서 부천시 소사구에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서다. 강 전 행정관은 자신의 선출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부천 도시개발에 직관돼있다고 밝혔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자랐다고 들었다.

    ▶7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경제적으로 좋지 않았다.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일반 대학에는 갈 형편이 못돼서 방송통신대학을 다녔다.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해서 사무장일을 꽤 오래 했다. 그러면서 중앙대 대학원 법학 박사까지 마쳤다.


    -정치권은 어떻게 들어오게 된 건가

    ▶박사를 받으니까 그 다음부터 기회가 많이 생기더라, 2천년대 초 쯤이었다.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도중 김문수 도지사(당시 부천시 소사구 의원)를 만났다. 김 지사를 지켜보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다정함, 이웃 아저씨 같은 털털함이 눈에 들어오더라. 내가 정치를 배운다면 저 사람에게 배우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2002년까지 성당 교육부 차장을 하면서 '미사 전 5분 교리'를 주재했다. 신부님이 미사를 준비하시는 동안 주변을 정리하는 의미로 신설된 시간이었는데, 신자들이 그 시간을 좋아했다. 그 때 김문수 지사가 나를 유심히 봤고 친해지게 됐다.

    이후 2003년 보궐선거에서 지방정치에 입문했다. 당선될 때 2등과의 득표차가 53표였는데, 직후 5대 임기 땐 김문수 도지사의 도움 없이 나혼자 선거를 치렀지만 5500여 표 차이로 이겼다. 김문수 지사는 본업에 성실한 사람을 인정해주는 사람이다. 덕분에 의정활동에만 집중을 할 수 있어서 주민들의 평가도 좋았기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는 내 주군이다. 2012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갔을 때 나도 들어가서 도왔다. 당시 김 지사가 경선 캠프에서 정책 싱크탱크인 국가비전연구원을 만들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에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인가

    ▶김문수 지사가 대선 경선에서 낙선한 이후 캠프가 해체됐다. 나도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머리가 무척 복잡했다. 그런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의 조짐을 가만히 분석해 보니 좌파가 너무 부각되어 설치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좌파가 정권을 잡게 되면 우리나라가 불안하게 될까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대한민국은 자발적 광복을 이룬 게 아니라 강대국에 의해 광복이 됐잖나, 그런데도 좌우 이념논쟁이 심각했다. 다행히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세웠고,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으로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놨다. 그 때 박정희 대통령 곁에 있던 인물이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캠프에서 제의가 왔다. 수락하기 전 김문수 지사에게 내 의중을 전했다. 그랬더니 "무슨 소리하는 거냐, 저들에게 나라를 맡길 거냐"면서 "대찬성이니 가서 열심히 박근혜 후보를 도우라"라고 하셨다.

    박 대통령이 반드시 당선돼야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박 대통령 측근들도 나를 인정할 정도였다.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나에게 행정관 직이라도 괜찮으면 같이 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청와대까지 들어가게 됐다.

     

  • ▲ 강일원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강일원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013년 6.4지방선거에서 부천시장 출마설이 있었지만,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돕겠다면서 불출마했다. 이번 20대 총선은 출마하는 이유가 뭔가

    ▶지방선거는 청와대에 들어간 해에 치러진 거라서 바로 나가는 건 도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승패에 따라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과 관련이 있어서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돼야 새누리당이 재집권 할 수 있지 않나, 총선 이후 1년 8개월 간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4대개혁, 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일자리 창출관련 법안 등을 받쳐줘야 한다.

    행정관보다는 국회로 가서 대통령을 돕는 게 나라를 위해 크게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가 다수 예상되는데,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인가

    ▶내가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모셔봤는데, 정치적 기교를 부려서 자기 사람을 심는 일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말을 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젖어들어가게 되는, 흉내낼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 나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각자 선택해서 총선에 나가는 걸로 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함께 있었으니 한 가지 물어보자, 정부 출범 당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공표하지 않았나. 현재 목표에 못 미치는 부분이 많은데 임기 내에 완성할 수 있겠나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지금도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미치는 규제에 대해서 반드시 바꿔야한다고 판단하는 부분 만큼은 크로스 체크를 한다. 안되면 안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하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이런 노력들이 세월호 사건, 메르스 파동, 국정교과서에 많이 묻히면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 강일원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강일원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역 상황이 궁금하다. 부천시 소사구에 필요한 정책이 뭔가

    ▶이명박 정부 당시 부천시가 뉴타운 붐이 불었다. 뉴타운을 추진하겠다는 사람은 다 국회의원 뱃지를 달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뉴타운을 하면 지분을 뺏기는 등의 일이 벌어지니까 소사구 사람들의 입장은 변할 수밖에 없었다. 단독주택 가진 분들은 세를 받으면서 사는 상황이고, 경제적 형편이 좋지 못한 어르신들도 2억 씩 내고 아파트에 들어갈 수는 없잖나. 그래서 뉴타운 반대 붐이 다시 일어난 거다. 2012년엔 뉴타운 반대를 외치는 사람이 국회의원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소사구에선 슬럼(slum)화된 도시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내가 20대에 선출된다면 소사역세권의 슬럼화된 공장지역에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최첨단 인프라를 유치할 것이다.

    삼양홀딩스가 부천과 MOU를 체결하기로 약속한 게 있다. 이를 이행하도록 해서 제2의 사옥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안된다면 산자부와 협의해서 주민들에게 맞는 회사 사옥을 유치할 생각이다.

    또 소사구 청소년 수련원을 완성하고 소사체육공원을 조성, 도로확충, 주차난 해소 등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문제다.


    -지금까지 의원들은 뭐했길래 지역 낙후가 이렇게 심한가

    ▶부천 정치의 특징은 민주화 투쟁자들이 국회의원을 해왔다는 것이다. 현재 김상희 의원도 그렇고 이전 이 지역에서 10년을 지낸 김문수 지사도 그렇다. 차명진 의원도 노동운동으로 정치인이 된 사람이다. 민주화 과정을 통해 그들의 리그가 형성된 거다. 20년간 그런 의원들이 득세했지만 이제는 지역발전 일꾼이 돼야한다.

    야당 의원들이 많은 것도 낙후 이유가 될 수 있다. 도 의원 8명 전체가 야당이고 옆 지역구인 원미는 설훈 의원이다. 이 때문에 지역개발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네트워크나 역량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리 구민의 삶과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생활 정치인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내가 뛰어든 거다. 정부 여당이면서 청와대 출신으로 행정관료들과의 네트워크가 넓은 것이 그들과 나의 차이점이다.

    특히 다른 정부와의 차이점이 또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어공(어쩌다가 된 공무원)은 30~40명만 청와대에 데려가고 나머지는 늘공(늘 공무원)을 데려갔잖나, 권력의 속성상 어공이 사고칠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이를 염두한 박 대통령이 어공을 조금만 뽑은 거다.

    내 입장에선 오히려 이런 상황이 더욱 긍정적이다. 소수의 어공 중 하나니까 행정관료들과의 네트워크가 다른 정부 때보다 훨씬 넓은 것이다.

    강일원의 선출은 민주화 투쟁가 출신 의원에서 지역개발 일꾼으로의 정치적 지형을 혁신할 수 있고, 중앙정부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려운 소년기를 보냈지만 세상을 원망한 적은 없다.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분명히 그 보답을 받는 땅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그럼으로써 불우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노력의 의지를 샘솟게 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고,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국민이 옳다고 믿고, 또 내가 옳다고 믿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바를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해 그에 따른 법안을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

    진정 노력하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세상,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향해 무한 전진할 수 있는 세상, 불우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꾸는 꿈들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