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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E&M 제공
어느 아시아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의 한류는 여전히 뜨겁게 느껴진다.
길가를 지나다보면 가정이나 상점의 TV에서 방영되는 한국드라마에 심취해 있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고, 한국기업이 운영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젊은이들의 여가행태를 바꿔놓고 있다.
K팝은 여전히 한류 붐을 일으키는 주역으로 자리를 지키면서 현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K팝 축제에는 수천명의 팬들이 몰려들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40여개 클럽에서 50여만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3월, 하노이에서 있었던 KBS뮤직뱅크에는 3만여명의 관중들이 몰려들었고, ST319, The A code, Lynt, LIME 등과 같은 베트남 K팝 전문댄스그룹이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러닝맨, 아빠 어디가, K팝 스타, 1박2일, 개그 콘서트, 강심장, 진짜 사나이 등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이 속속 소개되고 있고, 이들의 베트남 버전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옷차림, 화장, 헤어스타일 등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10개가 넘는 한국화장품 브랜드가 베트남 중저가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한류의 지속과 한국기업의 진출이 확대되면서 한국어에 대한 수요는 급성장하고 있다. 전국의 15개 대학의 한국어학과와 7개 세종학당에서는 4천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사설학원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류의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성숙함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한류 흐름의 지속성이나 한국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K팝의 콘텐츠나 이야기 전개방식, 표현 방식 등이 일정하게 반복되면서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피로감도 쌓여가고 있고, 한국문화의 주류는 대중문화라는 편향된 인식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중저가 제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문화의 브랜드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현대 대중문화는 기본으로 하되, 한국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국악, 한복, 한식 등과 같은 전통문화의 교류가 확대되어야 하며 현대무용, 미술, 클래식 등 고유예술장르도 신개념의 한류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교류방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우수한 한국문화의 일방 통행식 홍보전략에서 상대방 문화의 존중을 기반으로 균형적 교류가 요구되며, 현지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공생 공영의 교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박낙종 : 베트남 한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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