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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겐 가뭄마저 축복이어라
“또랑 치고 가재 잡고... 신난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사상 최악의 가뭄이 한반도를 덮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남녘에서는 그 무슨 ‘낙타 고뿔’로 온 동네가 시끄럽다.
이런 와중에 난데없이(?) 북녘의 좃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15일
‘좃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성명’이란 것을 보도했다고 한다.
“북남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남북 사이의 교류 협력을 가로막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철폐해야 한다...”
‘6·15남북공동선언’ 15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더라도,
그간 잡아먹을 듯이 짖어 대다가 갑자기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는 게 예사롭지가 않다.
물론 꿍꿍이속이야 다 있는 법이다. 앞서 6월 14일에는 북녘 원산 인근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KN-01 3발)가 있었다고
우리 국방부가 발표한다. 그 다음날(6월 15일) 북녘의 로동신문과 좃선중앙통신은
공격용 신형 함대함(艦對艦) 미사일 발사를 ‘최고 돈엄(豚嚴)’이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언론과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和戰兩面戰術)’이라는 평을 내 놨다. 맞다 ‘화전양면전술’이다. 바로 그 다음날(6월 16일) 좃선중앙통신 보도이다.
“8일 현재 전국적으로 44만 1천560여 정보의 모내기 한 논에서 30%인 13만 6천200여 정보의 벼 모들이 말라가고 있다... 황해남도에서 모내기 한 면적의 거의 80%, 황해북도에서는 58%의
논이 마른상태에 놓여있다...”
이어서 6월 17에는 지난 5월 중-북 국경에서 불법으로 월경(越境)했던 우리 국민 2명(50대
부부)을 돌려보냈다. 물론 ‘최고 돈엄(豚嚴)’의 입장에서 보면, 억류해 봤자 밥이나 축낼 쓸모없는 사람들일 게다.이쯤 되면 단순한 ‘화전양면전술’이 아니라
‘화전양면날강도공세(和戰兩面生强盜攻勢)’라고 평가해야 맞는다.
이 ‘날강도공세’는 예로부터 패턴이 있다.
일단 늘 상 협박과 위협-특히 최근에는 핵(核)을 거론하는-전제로 하여
➀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
미사일 또는 방사포 등을 시험 발사하건 바다에 그냥 처박던...
➁불쑥 선심 쓰듯이 ‘대화’ 또는 ‘접촉’ 같은 걸 제의한다. 생색내기도 병행할 때가 있다.
➂적당한 시기를 골라 가뭄이나 물난리, 때로는 사고 등을 보도한다.
규모를 뻥 튀기 하거나 사진도 적절히 뽀샵 처리해서...
물론 상황에 따라 순서는 바뀔 수도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순은 최근 언론 보도를 참조하기로 한다.
반응의 빠르기가 가히 광속(光速)이다.
『유엔은 최근 북한의 가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로마본부의 조이 존스 대변인은 17일 “북한의 최근 가뭄으로 북한 전체 곡물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가을 작황에 가뭄이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곡물 수확량이 감소할 경우 영양실조에 걸리는 어린이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대북지원단체가 북한 가뭄과 관련한 지원을 신청할
경우 지원대상과 지원물품, 투명성 확보 등을 종합 검토해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이 우려되는 북한에 대해 “북한이 필요하다면
식량 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원래 이럴 때면, ‘개X에 보리알 끼듯’ 빠지지 않는 게 있다.
올해는 ‘낙타 고뿔’ 때문인지 아직은 잠잠하지만...
바로 인도주의(人道主義)의 가면(假面)을 뒤집어쓰고 “무조건 지원”을 외치며 달려드는
남녘의 무리들이다. ‘최고 돈엄(豚嚴)’의 ‘끈 달리지 않은 꼭두각시’,
그 돼지와 영혼의 이인삼각(二人三脚)을 맺은 ‘쓸모있는 얼간이’들이다.
전례(前例)를 보면, 그 후 며칠 안 있어 소위 ‘민간단체’라는 데서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모르지만, 얼마간의 현금과 곡물 또는 갖가지 물품이 북쪽으로 바리바리 실려 간다.
이어서 ‘대한민국 통일부’는 북녘과 ‘대화와 협상’이라는 걸 한다.
오로지 “몇 만 또는 몇 십만 톤을 줄 것이냐? 어떻게 줄 것이냐?”만 따지는...
그 것 이외에는 북녘에서 말도 섞고 싶지 않다고 하니 그저 수구리하고서.결국 북녘의 ‘백도혈통(百盜血統)’과 그 언저리들은 대(代)를 이어 이렇게 하면서,
“북한은 원래 그렇잖아”라는 국내외 얼치기·꼭두각시·얼간이들의 잘못된 고정관념과
자기 기만(欺瞞)에 편승하여 ‘손 안대고 코 푸는 능수능란한 술수’를 부려온 것이다.
들어는 봤는가? 가뭄과 물난리 끝에 인민들의 굶주림을 해소하기 위해
저들의 곳간이나 또는 주머니를 열었다는 소리를...?
더군다나 북녘에 가는 ‘인도적 지원’들이 과연 인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나 하는 지를
누가 아는가. 허긴 국제사회의 눈치도 좀 봐야 하니, 강아지 눈곱만큼이야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시늉을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결국은 세습독재의 연명(延命)·통치(統治)·
향락(享樂)을 위해 뒷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북녘에서야 ‘만풍년(滿豊年)’이 들어도, ‘개 흉년(凶年)’이 들어도
인민에게 돌아가는 건 늘 똑 같을 뿐이다.
매년 가을이면 ‘만풍년(滿豐年)’ 소리를 늘어놓지만 그럴 리도 없거니와,
설령 ‘만풍년(滿豐年)’이 든다 해도 ‘최고 돈엄(豚嚴)’과 그 졸개들에게는 오히려 개운치가 않을 수 있다. 인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개 흉년(凶年)’ 때나 똑 같고 ‘최고 돈엄(豚嚴)’의 곳간에
가는 것은 훨씬 많아지니, 지켜보는 인민들의 박탈감(剝奪感)과 불만만 높아질 테니 말이다.
“가난하면 적(敵)을 선택할 수가 없다. 우선은 가난에 지배당하고, 결국에는 운명에 지배당하게 된다”, “사회가 빈곤하면 빈곤할수록 정권을 바꿀 에너지가 사회내부에서 생성되지 못한다.
반면 정권은 일정한 무력으로 어떤 민중의 반란도 진압할 수 있다”는 현자(賢者)의 말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 인민들의 굶주림과 가난, 이것이야 말로 ‘백도혈통(百盜血統)’의 3대 세습을 가능하게 했고, 앞으로도 연연세세(年年歲歲) 해처먹으려 하는데 필요한 가장 유력한
‘신(神)의 한 수’이다.사정이 이러하니, 북녘 ‘최고 돈엄(豚嚴)’의 입장에서 가뭄과 물난리 등등은
인민들의 불만과 저항을 적절하게 다스리면서 국제 및 남녘의 헛똑똑한 이른바
‘인도주의자’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날(生)로 먹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최소 비용으로, 잘만 하면 대박이다.일석이조(一石二鳥), 일거양득(一擧兩得). 또 있다. ‘또랑 치고 가재 잡고’....
<더 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