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내년 6월까지 CEPA 협상 개시
  • ▲ 박근혜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DB
    ▲ 박근혜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DB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빈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내년 6월까지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개정 협상에 착수키로 합의하고,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한 단계 높여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모디 총리의 방한을 환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디 총리님의 국빈 방한을 다시 한 번 환영한다. 얼마 전에 총리께서 트위터에 한국어와 영문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올리셨는데 이번 방한에 대한 총리님의 어떤 기대와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한국이 인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특별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을 하면서 오늘 회담이 양국 관계의 격상, 협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

    최근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인도의 발전 잠재력, 또 개혁정책을 소개를 하면서 인도의 변화와 총리님의 리더십에 주목을 하고 있다. 저는 총리께서 취임하신 이후에 '액트 이스트(Act East)' 정책을 통해서 아시아 국가들하고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제조업 육성, 경제성장을 위한 '모디노믹스'라고 불리는 이 정책을 통해서 과감하게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계신 데 대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총리님의 방한을 계기에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면서 새롭게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그간 양국이 중점적으로 협력해 온 경제관계는 물론이고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 증진에도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환대에 모디 총리는 사의를 표했다.

    이후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1월 박 대통령의 인도 공식방문 시 협의된 성과를 확인하고 추가 협력분야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내년 6월까지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협상을 개시키로 하고, 인도 인프라 프로젝트에 100억달러(10조원) 규모의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한-인도 CEPA는 지난 2010년 발효됐으나 일본 등과 인도가 나중에 체결한 CEPA로 인해 전력 프로젝트용 기계, 금속제품 등 총 15억달러 규모의 20여개 품목이 일본에 비해 불리해 양허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또한 스마트시티 건설(150억달러)을 비롯해 델리-뭄바이 산업회랑(900억달러), 철도·고속철도 인프라 구축(1,400억달러), 갠지즈강 정화(3억3,000만달러) 등 인도의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양국 정상은 조선-해운 산업에 대한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는 국장급 조선협력 민관공동작업반을 설치하고, 인도 가스공사 발주 9척(18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인도 라자스탄주(州) 내 한국기업 전용공단 조성을 마무리하고 다른 지역에 추가로 공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인도 모디노믹스의 핵심인 'Make in India'와 우리의 '제조업 3.0'을 연계, 공동투자와 기술개발 등을 통해 양국 간 제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윈윈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한-인도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 체결을 통해 약 83억달러에 달하는 인도 영상물 시장 진출 및 세계시장 동반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양국 정상은 최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등 도발과 북핵(北核) 문제와 관련, 국제적 의무와 공약을 위반하는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상회담 뒤 이어진 국빈만찬에서 모디 총리는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등을 거론하며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모디 총리는 만찬 답사에서 "한국은 이미 인도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인도에서의 한류(韓流) 열풍 분위기를 전했다.

    "저희는 한국 전화로 전화하고 한국 자동차를 타고 또 한국 컴퓨터로 일하고 한국 TV로 좋아하는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물론 공학에서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가무에도 정말 능한 것 잘 알고 있다. 특히 인도의 젊은 세대는 휴대전화 스크린을 보면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많다. 그렇기 때문에 8억 인도 청년들 사이에 한국의 팬들이 정말 많다. 인도에서 크리켓팀이 승리하면 강남스타일을 추면서 자축한다. 이제는 인도인들의 마음과 팔다리에까지 한국의 모습이 보인다.

    사실 인도인들이 한국에 매료된 것은 오래전부터의 일이었다. 약 2000년 전 인도의 아요디아 공주가 한국에 와서 허 왕후가 되었던 일 잘 아실 것이다. 지금도 한국 국민 중 약 10%는 그 조상의 뿌리를 보면 인도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저는 한국과 인연이 있다. 한국의 혜초스님이 예전에 인도를 다녀가셨던 곳이 바로 베나라스, 제 선거구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도 한국에 매혹됐던 것 같다.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한국의 천혜의 자연환경, 아름다운 문화, 따뜻하고 친절한 한국 국민을 겪은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타고르의 표현에 공감할 것이다.

    모디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역경을 개인적인 힘으로 승화시키셨고 또 비전과 담대함으로 한국을 이끌고 계신다"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