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현실 사회와 정치의 반영
  • ▲ '간신' 연산군 김강우, '화정' 광해군 차승원ⓒ영화 '간신' 스틸컷, MBC 방송화면 캡쳐
    ▲ '간신' 연산군 김강우, '화정' 광해군 차승원ⓒ영화 '간신' 스틸컷, MBC 방송화면 캡쳐

    연산군과 광해군이 시청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연산군은 영화 '간신(감독 민규동)' 광해군은 MBC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에서 각각 등장하고 있다. 조선왕조 역사상 유일하게 조, 종 칭호를 받지 못한 군주인 연산군과 광해군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신'은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치며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갑자사화를 일으킨 후 쾌락에 취한 연산군의 모습부터 시작된다. 

    극중 연산군은 기존의 살기 가득한 폭군 이미지에서 벗어나 예술에 미치고, 쾌락에 빠진 왕으로 묘사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내면의 광기, 분노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예술가 연산군의 모습을 그린 것. 

    '화정'은 선조와 광해군 시기,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50부작 사극이다. 정통성을 위협받는 광해군을 중심으로 광해군을 지지하는 세력과 도전하는 세력들간 권력 다툼이 그려진다. 

    극중 광해군은 뛰어난 능력에도 적장자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버지 선조와 대신들의 견제를 받는 인물이다. 또한 선조의 계비인 인목대비의 소생 정명공주와 영창대군에게 위협을 느껴 패륜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연산군은 폭정을 휘두르다가 반정 세력에게 폐위됐다. 역사에 기록된 연산군의 폭정은 사실임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때문에 그의 뛰어난 예술가 기질도 폭군 이미지에 가려지고 있다.

    광해군은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고, 폐모살제의 패륜으로 반정 세력에게 쫓겨났다. 후대에서는 광해군이 현실적인 외교 정책을 펼쳤다고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당대 유학자들에게 광해군은 유교적인 도덕을 망친 패륜 군주였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공통점이 있다. 임금 앞에서 아첨하는 간신들이 넘쳐났다는 점. 물론 광해군의 최측근 이이첨은 연산군 시기의 임사홍보다는 덜 하지만 왕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잡지 못했다. 

    사극은 현실 사회와 정치의 반영이라고 한다. 연산군과 광해군 사극이 주목 받는 이유는 나라 안팎의 고민거리가 넘치는 상황에서 이익만을 탐하는 간신들이 많다는 반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