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설 연휴 '테이큰3' 다운..아랍어 자막" 불만글 올려불법 다운로드 의혹에 "돈내고 다운 받은 것" 당당..뒤늦게 사과
  • 쉬는 날이라 '테이큰3' 다운 받았는데 쌩뚱맞게 자막이 아랍어 ㅜ 이게 모야. 슬프고 진지한 장면도 통 집중 안됨.


    지난 18일 가수 김장훈이 무심코 올린 SNS 메시지가 사회 전역에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테이큰3'를 다운 받았다는 건, 해당 영화를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내려 받아 자신의 집에서 감상을 했다는 얘기.

    문제는 다운 받은 영화 파일 자막이 '아랍어'로 쓰여졌다는 데 있었다. 이는 김장훈이 다운 받은 파일이 합법적인 경로로 유통된 영화 파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김장훈이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한 것 아니냐"며 의심 섞인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이에 김장훈은 "돈 내고, 합법적으로 다운로드 한 것"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돈 내고 합법 다운로드 한 겁니다. 요즘도 불법 다운 받는데가 있나요? 아..불신의 사회.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다수의 파일 공유 사이트에는 불법적인 게시물과 합법적인 게시물이 뒤섞여 유통되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편의 국내외 영화들이 각종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 게 현실. 이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해당 게시물의 '합법 여부'를 가늠하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김장훈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어 보였다. 유료 결제를 하고 다운 받은 영화이기에, 이것이 불법으로 유통됐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얘기. 물론 이같은 '동정론'에는 김장훈이 컴퓨터, 혹은 온라인 게시물 유통 분야에 '전혀 문외한'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야 한다.

    그가 P2P공유 사이트에 '무지하다'는 전제 하에, 사건 초기 김장훈이 곧바로 사과를 하고 꼬리를 내렸다면, '테이큰3' 다운 소동은 김장훈의 '한낱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김장훈은 자신을 비난하는 네티즌을 향해 'ㅇㅂ충'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ㅇㅂ충들이 페북에서 박멸당하더니 트위터 계정 만들어서 기어들어오네요? 페북에서 차단한 ㅇㅂ벌레들 명단, 기껏 5~60명 정도이니 여기도 이틀이면 끝! 괘념치들 마세요. 네이버나 다음처럼 아이디 마구 만들 수 없고 차단 당하면 다시 만들어 들어오기 무척 어렵죠잉.

    ㅇㅂ들 대처는 무조선 삭제를 방침으로 삼고 있는 터라..말섞는 자체가 쪽팔려서리~ 혹시 ㅇㅂ는 아니시죠?


    앞뒤 관계는 따져보지도 않고 "자신을 욕하는 네티즌은 전부 'ㅇㅂ충'"이라고 깎아내리는, 지독한 편견이 담겨 있는 글이었다.

    김장훈의 막말은 이어졌다.

    설날 통쾌한 차단질..올해 출발 좋은데요? ㅇㅂ충들아 가서 어묵이나 먹고 징역이나들 살아라.


    김장훈은 '어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을 비난하는 네티즌에게 "징역이나 살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어묵'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폄훼할 때 사용되는 '금기어'다. 얼마 전까지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한답시고 단식 투쟁까지 벌였던 김장훈이 '어묵'이라는 단어의 뜻을 모를 리 없었다.

    "어묵이나 먹고 징역이나 살라"는 말을 남긴 것은 그가 이 단어가 내포한 섬뜩한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런데도 그는 서슴없이 이같은 '금기어'를 사용해 자신을 비난하는 네티즌을 공격하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였다. 어떤 작가가 한국 축구를 '침몰하는 세월호'에 빗대 표현했다 엄청난 악플 세례에 시달렸던 케이스를 연상케 한 '자충수'였다.

    이같은 글이 알려지자 한 네티즌은 "이건 마치 강간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단체 운동을 하는 사람이 '너 여자애 하나 강간하고 징역이나 살아라'라고 외치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태가 커지자 김장훈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매니저가 이용하는 Qdown으로 테이큰3를 다운 받았습니다. 세개가 올라와 있길래 첫번째것을 다운 받았는데 자막이 아랍어였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 SNS에 사진과 짧은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냐고..웃자고 올린것인데 일이 이렇게 진행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만일 불법이라는 생각을 한순간이라도 했다면 제가 먼저 SNS에 올릴리도 없고요. 저의 무지의 소치입니다.


    하지만 김장훈은 '어묵'이란 금기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동조 단식을 벌일 때 일부 네티즌이 김장훈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상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듯 했다.



  • '세치 혀' 때문에 공든 탑 무너지지 않기를

    얼마 전까지 '기부천사'로 각계의 찬사와 지지를 받아왔던 그가 기내 화장실에서 한 차례 담배를 피워 벌금을 내더니, 이번엔 아랍어 자막이 붙은 불법파일을 다운 받아 망신살이 뻗혔다. 특히 "어묵이나 먹으라"는 말을 버젓이 SNS에 올린 행위는 치명적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여론을 보면 그의 진정성에 의심을 품고 등을 돌리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그를 지지했던 팬들 사이에선 "안타깝다" "가슴이 아프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장훈은 그 누구보다도 공익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가수다. 데뷔 이래 천문학적인 기부 활동을 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많은 선행이 일련의 일탈 행동으로 평가 절하돼선 안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김장훈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게 다 그가 스스로 내뱉은 말 때문이다.

    옛말에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이 있다. 말을 잘못하면 화가 자신에게 미친다는 뜻이다. 그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이 '세치 혀' 때문에 무너지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