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민생을 해치지 않는 개헌 비법
경쟁력있는 여론 조사기관에 맡기자?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결코 씨가 될 수 없는, 되어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새(鳥)연합 대표이신 안경잽이 대권 재수생께서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처리 여부를 여론조사로 하자”는 창의적(?)인 제안을 직접 발표하신 이후 말들이 많았다.
“헌법 부정”이네,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반민주적 발상”이네 하며 비판을 하는 분들도 꽤 있었는가 보다.
헌데 이 제안에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듯하다.
명색이 제1야당의 대표이시고, 지난 대선에서는 자주(紫朱/自主)색 스카프가 잘 어울리는 여변호인(女便好人)보다도 많은 표를 얻어 당당히 2등 하신 분의 제안을 ‘헛발질’이라고 희화화(戱畵化)해서는 도리가 아니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자. 이번 국무총리 인준이야 여론조사로 하지 못했을망정, 진취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깊은 성찰이 필요한 건 아닌지.
국무총리 인준이야 어찌됐건, 설 명절 연휴가 끝나면 여의도를 중심으로 개헌(改憲) 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를 것 같다. 새(鳥)무리 중에서도 자칭 비박(非朴)이라는 분들이 ‘분권형’ 개헌을 계속 주창해 왔고, 새(鳥)연합의 원내 대표도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2. 4)을 통해 장황하게 개헌을 주장했으니 말이다.
“여·야 간에 이렇게 심하게 싸우는 나라는 OECD 국가 중에는 없다”,
“정치가 선진국 진입에 가장 큰 걸림돌”, “『분권형』이든, 『내각제』든, 또는 그 밖의 것이든, 열어 놓고...”, “여·야가 당리당략을 뛰어 넘어 개헌안을 만듭시다”, “개헌, 지금이 골든타임!”
대단히 예리하고 훌륭한(?) 분석이며, 말씀이시다.
그렇지만, 개헌에 상당한 변수가 되고 있는 ‘북악(北岳)산장’측의 입장은 아직도 부정적이다.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 논리야 뭐 이런 것일 게다.
“막상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의견이 분분해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특히 권력구조 문제와 관련한 협상과 타협이 어려워 정치력이 소진된다. 또한 개헌 절차가 대단히 복잡하고, 국민 전체가 거기에 함몰되면 국력 낭비로 이어진다. 한마디로 블랙홀이 되어버리고, 경제 회복의 동력을 영영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이 또한 틀린 말은 아니다.
“떫기로 고욤 하나 못 먹으랴!” 분명 해법이 있다.
경제와 민생을 해치지 않으면서 민의(民意)를 아주 저대로(?) 반영하여 개헌을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여론 조사’다. 크게 복잡할 것도 없다.
어차피 바꿀 헌법인데, 현행 헌법적 절차를 따를 필요가 뭐 있겠는가?
우선 ‘여론 조사로 하는 개헌’에 대해 가부(可否)를 ‘여론 조사’한다.
새(鳥)연합 원내 대표가 자신있게 얘기했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이미 국민과 여·야 의원 과반수가 동의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다음은 일사천리(一瀉千里)로 할 수 있다.
‘국회 개헌특위’ 뭐 이런 거 비용많이 들고 말만 무성하지 성과를 못낸다.
각 당에서 개헌안을 만들어서 다시 ‘여론 조사’를 하면 끝이다.
아주 쉽다. 그런데 쟁점이 되어 온 부분에 대해서는 민의(民意)를 반영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아주 합리적인 제안을 하려 한다. 주요 쟁점과 관련한 다음 세가지 내용 중에 최소한 한 가지는
각당 개헌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이다.
첫째, “당리당략을 뛰어 넘기 위해”서 현재, 즉 19대 국회의원은 20대 총선에 전부 출마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아주 좋은 개헌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경과 규정?
둘째, 권력구조 문제가 가장 첨예하다. “『분권형』이든, 『내각제』든, 또는 그 밖의 것이든, 열어 놓고...”, 이 참에 국회를 아예 없애는 권력구조도 선택 사항이 될 수 있다.
셋째, 정치가 선진국 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하니, 정치에 궁민(窮民)들이 직접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니 각 연령대 별로 10명 정도, 즉 ‘20대부터 80대 이상’ 7개 연령대로 구분하여 총 70명 이상이 발의하면, 즉시 국회를 해산할 수 있도록 개헌안에 넣는 거로 하자.
정치를 잘 하게 만들 수 있는 제대로 된 장치가 될 듯하다.
허긴 이러한 민의(民意)가 정 껄쩍지근 하면, 포함 여부와 항목도 ‘여론 조사’로 하면 된다.
이렇듯 최대 3번의 ‘여론 조사’면 아주 쉽고 빠르게, 조용히 개헌을 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도 유수한 여론 조사기관이 많지 않은가? 공개 입찰로 하면 비용도 엄청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설 명절 연휴가 끝나는 대로 새(鳥)연합 대표가 궁민(窮民)들에게 이런 제의를 하면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오고, 환호의 소리가 메아리 칠 것이다. 이미 안경잽이 대권 재수생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 아니신가? 그 ‘여론 조사’로...
“차기 대선 후보 조사에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25%로 1위였다. 문 대표는 지난 1월(15%)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했다. 문 대표는 작년 12월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2위였지만 당대표 출마 이후인 지난달부터 1위에 올랐다”(조선닷컴 2015. 2. 14)
그런데 대체로 ‘여론 조사’는 대권병(大權病)에 걸리신 분들이 “하늘을 쓰고 도리질”을 하게 만드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더 끼>
# “하늘을 쓰고 도리질 한다” : 세력을 믿고 기세등등하여 아무것도 거리낌 없이 제 세상인 듯
교만하고 방자하게 거들먹거리다. 속담(俗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