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에는 봄이 되면 유채꽃이 만발하는 신비스러운 섬 동네가 있었다.
바람이 좀 세게 부는 날이 많긴 했지만, 그래서 더욱 사연도 전설도 많은 동네였다.
그 바다 멀리로는 여러 나라의 배들이 많이 다녔다.
그 배들 중에는 모찌 장사를 하거나, 카스테라를 팔러 다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호떡장사 배들이 눈에 띄게 많아 졌다.
그러자 나라에서도 상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먹는장사를 한번 해 볼 양으로
찐빵 만드는 집과 찐빵을 사먹을 수 있는
널찍한 휴게실도 내기로 했다.
찐빵의 판로나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예로부터
강정(羗釘:찹쌀가루·꿀·엿기름·참기름을 재료로 하여 만든 전통 과자)을 만들어 왔던 섬
끄트머리 그 곳이 최적지였다.
그래서 섬 동네 사람들과 상의 끝에 찐빵집을 짓기로 결정을 했다.
섬 끄트머리 주민들에게는 찐빵집의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물론 강정(羗釘)은 계속 만들어 팔기로 하고...
주민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나머지는 외면하였다.
이 와중에 섬 밖의 여러 사람들이 몰려와서는 일부 주민들을 부추기며,
“강정 만들던 마을에 왠 찐빵집이냐” “외지에서 찐빵집이 들어오면 강정은 어떻게 팔아 먹냐”
“찐빵 만들 때 나오는 김과 팥 삶은 물 때문에 마을 공기는 물론 바닷물도 전부 죽는다”며
극구 반대를 했다.
특히 뭍에서 온 무당(巫堂)들은 죽기 살기로 들러붙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나라 북쪽에 사는 돼지들이 그 무당들과 친한데,
돼지 두목은 찐빵 냄새를 무척 싫어한다나 어쩐다나...
하지만 뭍과 섬 동네 순진한 사람들의 “그래도 나라 이익을 위해서는 그 섬 끝자락에 찐빵집 하나 정도는 꼭 있어야 한다”는 아우성에 힘입어, 찐빵집을 그 자리에 짓기로 하긴 했단다.
우여곡절 끝에 빵집 공사가 시작되었다.
헌데 공사는 외지 무당(巫堂)과 동네 일부 주민의 거센 방해로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번에는 “찐빵집은 세워도 좋은데, 팥은 절대 삶지 말라”는 거다.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지만, 그냥 앙꼬는 싫으니 결코 안 된다고 막무가내였다.
그리하여 섬 동네 끄트머리에는 ‘앙꼬 없는 찐빵 만드는 집’이 덩그마니 서게 되었단다.
이제 봄이 오면 바람에 날리는 유채꽃 향기와 함께 또 하나의 전설이 온 세상에 퍼질 것이다.
+ + + + + +
“우리의 생명줄인 해양로를 우리 손으로 지키고, 미래를 향해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최적의 위치를 선정하여 신속한 기동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두 말이 필요 없다.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죽기 살기로 막으려 하는지...
며칠 전 서귀포시의 제주 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현장을 가로 막고 있던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갈등과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외지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세력은
“해군기지 반대”의 명분이 없자, 기지 완공 시점에 맞춰 이곳에서 근무하게 될
장병과 그 가족이 거주할 관사 건립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란다.
“해군 장병이 없는 해군기지는 건설해도 좋다” 뭐 이런 건가?
자, 입을 크게 벌려 보시게나. 속 보인다, 속보여...
우리 궁민(窮民)들은 너무도 잘 안다.
“대한민국 해군이 아무리 용감하고 우수해도, 비록 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됐다 해도,
해군 장병들이 가족과 함께 물 속에서 살 수는 없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