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IT 강국 궁민(窮民)답게 살자
    “자동문으로 얼른 바꾸고... 더러 옛날도 돌아 보고”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1960년대 궁민학교(窮民學校:그 때는 초등학교가 아니다) 시절,
    동네 아저씨들 중에 입심 좋은 분이 종종 동네 꼬마들을 모아 놓고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야! 내가 미국에 갔었는데, 거기서는 거지들이 전부 영어로 쏼라쏼라거리더라.
    그리고 거지들도 죄다 양담배만 물고 다녀”
    우리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역시 미국은 다르구나!”하고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   5년 전 쯤인가 아주 젊은(?) 후배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과천 쪽에 간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데, 어떤 거지가 깡통은 앞에 놨지만 구걸할 생각을 하지 않고 양손으로 무언가를 쥔 채 낑낑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적선(積善)할 마음은 전혀 없이 단지 호기심에서 그 거지가 무얼하나 가까이 가서 살폈다.
    아∽! 그 순간 IT 최강국 대∽한민국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거지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거다.
    거지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는 나라... 이 지구상에 몇 나라나 있을까?
      이제는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즉,
    IT 첨단기술이 장착된 ‘사물인터넷’ 시대를 살게 됐다.
    그것도 대∽한민국이 단연 선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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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지 ‘북악(北岳)산장’ 현관 안쪽 문의 문꼬리들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문꼬리가 낡았네”, “디자인이 촌스럽네” 등등의 소문들이 시중에 돌았다.
    그리고 급기야 산장지기들 중에 몇몇이 문꼬리가 뻑뻑해서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고
    비틀어 보려다 산장 여 주인님의 눈밖에 나서 혼꾸멍을 치루기도 했단다.
    그러면서 괴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자꾸 퍼져나갔다.

      그러자 새해 벽두에 산장 여 주인님이 산장 추립(秋立)기자들을 모아 놓고,
    그 문꼬리들에 대해 설명을 하셨다.
    “그 문꼬리들은 사뭇 고전적이어서 본인의 취향에 맞을 뿐 아니라,
    계속 써 오던 터라 손에 익었다”고 강조하셨다.
    그리고 “아직도 성능이 쓸만 하니 없는 돈 들여서 갈면 뭐하냐”며 자상하게 말씀하셨건만,
    여의도 새(鳥)떼들은 너나 없이 ‘궁민(窮民) 여론’과 그 무슨 ‘골든 타임’ 운운하며
    그래도 빨리 바꿔야 한다고 징징거리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다가 찌라시와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언론들도
    일제히 “이제 그만 교체할 때가 됐다”고 아우성이다.
    문꼬리가 낡고 디자인이 촌스러워서 북악산장의 품격은 물론
    국격(國格)까지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북악산장에 범접하기도 쉽지 않고, 꼭 그 안에 들어가 봐야 할 일도 없는
    우리네 궁민(窮民)들이야 현관 안쪽 문의 문꼬리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새 것인지, 오래됐는지, 디자인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으니 입 꾹 다물고 있는 밖에는... 산장 별채의 춘추관(春秋館)이라는 데서 엉거추춤하고 서 있는 추립(秋立)기자들도
    막상 그 산장 현관 안쪽 문의 문꼬리 상태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 같긴 하다만...

      헌데, 상태를 알고 모르고와 상관 없이 그러는 사이에
    여기저기서 그 문꼬리 땜에 산장 여 주인님 인기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난리다.

  •   문꼬리는 과연 갈아야 하는가?
    21세기 첨단 IT 최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왠 ‘미국 거지 양담배 피던 시절’의 말 싸움들을
    한단 말인가. 잘은 모르지만 우리네 궁민(窮民)들 입장에서는
    문꼬리를 바꾸네 마네 싸울 것이 아니라,
    이 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첨단 IT기술을 활용해서 현관 안쪽 문을
    ‘자동문(自動門)’으로 확 바꾸는 것이 이른바 혁신(革新) 차원에서도 맞을 것 같다.
    기술력 충분하겠다, 몇 푼 안들어 갈 듯하니 후다닥 ‘자동문’으로 교체하자.
    그러면 문꼬리로 인한 소음은 잦아들테고 나라가 조용해 질 것 아닌가.

      또한 그래야 세계 여러나라들이 그 기술력에 감탄하여 너도 나도 ‘자동문’ 기술 팔라고
    아우성을 할테니, 경기 침체로 성장률도 낮추는 이 때에 이야 말로 경제를 살리는
    ‘창조 경제’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회전문(回轉門)’은 절대 안 된다.
    사용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왠지 갑갑하고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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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인터넷’의 IT 첨단기술 시대는 모든 것이 참 편리하기는 한데,
    자칫 몸 쓰기를 아끼게 만들기도 한다.
    기술이 앞만 보고 달리니 과거를,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쉽지 않다.
    요즘 그렇게 몸 쓰기를 아끼고, 앞만 보고 달리시는 분들이 꽤 있나 보다.
    그런 분들 중의 한 분이 ‘안경잽이 대권 재수생’이시다.

      이 분은 대권 경쟁이 한창이던 시절인 지난 2012년 9월 국립현충원에 가셔서
    유독 돌아가신 ‘행동하시는 욕심’님에게만 참배를 하신 적이 있었다.
      올해 1월 초하룻날에도 애국심 과시는 하고 싶었던지 국립현충원을 가셨단다.
    그런데 올해도 3년 전과 마찬가지로 ‘행동하시는 욕심’님의 묘역만 들르셨다고.
    특히 걷는 불편 때문에 몸을 아끼시느라 그랬는지, 불과 수십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나라 건국의 아버지, 그들에게는 한낱 ‘늙은 독재자’(?)였던 분의 묘역은
    자동차로 휑하니 지나치신 듯하다.
    그리고는 며칠 후 기자들에게 “우리가 안보·애국에 대한 담론 주도권을 보수에 넘긴 것은
    전략적 실수였다”고 설파하셨다나. 이 분이 말씀하시는 안보·애국은 과연 무엇일까?
    젠장 재수(再修), 삼수(三修)에 백수(百修)를 더 해 봐라, 어떤 결과가 나오나...

  •   물론 마음 속에 담고 있지도 않았겠지만, 그래도 새(鳥)연합에서
    (밥)통이 제일 크신 분(肥大胃 위원장)께서는 새(鳥)연합 사람들이
    ‘행동하시는 욕심’님의 묘역만 참배한 것이 맘에 걸렸던지
    “한번도 거기에 가본 적이 없다. 우리는 관행적으로 김 전 대통령 묘역만 돌고 4·19 묘역을 들르곤 했다”면서 “당직 다 내려놓고 나면 그(늙은 독재자/유신 본당) 묘역도 한번 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했단다.

      솔직히 말해 보자.
    척박한 환경에서 ‘자유민주주의’ 나라를 세우는데 앞장섰고,
    한반도 전체를 전체주의 세습 위성국가로 만들려는 적(敵)들에 맞서 이 나라를 지키는
    기적(奇蹟)을 이룬 이 ‘늙은 독재자’(?)의 공(功)은 본인의 대권 쟁취로 이 나라 민주화가
    완성(?)됐다고 우기는 ‘행동하시는 욕심’님에 비할 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애비를 모르는 후레자식들은 한 집안, 더구나 이제는 그 덩치와 위세가 남 부끄럽지 않는
    가문의 가장(家長)이 절대로 될 수 없다. 물론 돼서도 안 되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냥 그저 행랑채에 머무는 신세가 쭉∽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가능성이야 별로지만, 어찌어찌해서 남의 집 문패에 분(糞)칠을 해대며 좃불놀이나 좋아하는
    동네 양아치들과 들러붙어 집안 가장(家長)의 자리를 차지한다 한들
    그 집안 꼴은 운수대똥의 길이 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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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새해를 맞아 우리도 IT 최강국의 궁민(窮民)답게 첨단기술력도 잘 활용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어제 일과 주위도 둘러보며 스마트하게 생활해 보자.

      우리의 새싹들은 진즉 인터넷을 통해 활기찬 야동을 보느라 밤잠도 줄이고 있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문제는 건강이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62%가 성인사이트에서 성인물을 보느라 잠이 부족하다”
    (2014년 2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발표)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