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일 오후 중간수사 결과 발표 "정윤회 문건 허위".. 비선실세 의혹은 '침묵'
  • ▲ ▲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파견이 해제돼 경찰에 복귀할 때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들고나오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파견이 해제돼 경찰에 복귀할 때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들고나오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검찰이 정국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해 허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비선실세로 지목됐던 정윤회(60) 씨가 박지만(57) EG회장을 미행했다는 의혹도 사실무근으로 매듭지었다.

    하지만 여전히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무엇 때문에 허위내용의 청와대 문건을 외부로 유출시켰는지에 대한 이유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유상범 3차장검사)이 5일 오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할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기소될 예정이다.

    검찰은 이른바 ‘박지만 미행보고서’와 ‘십상시 모임’ 여부에 대해 허위라고 결론 내렸지만 비선실세의 실존 여부와 국정개입 사실의 유무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어,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수사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정윤회 문건’에 대해 보도한 세계일보를 청와대 비서진 8명이 고소하면서 촉발됐다. 세계일보가 공개한 문건에는 정윤회씨가 ‘십상시’로 일컬어지는 청와대 비서진 10여명으로부터 국정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문건에 언급된 인물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이용내역 등 물증을 수집하고 ‘강남 중식당 비밀회동’은 허위라고 결론을 내렸다. 정윤회씨와 ‘문고리3인방’ 간 휴대전화 통화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지만 미행보고서’ 역시 ‘정윤회 문건’ 작성자이자 유출혐의를 받고 있는 박관천 경정이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작성한 ‘가짜보고서’로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이번 수사에서 가장 큰 의문점은 조응천 전 비서관의 범행동기다.

    검찰에서는 조 전 비서관이 문건유출을 주도하고 작성에도 상당부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계로 진출하기 위해 박 회장에게 무리하게 줄을 대려다 저지른 사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이 여전히 범행 자체를 부인하는데다 이미 구속된 박관천 경정도 말을 아끼고 있어 명확한 범행 동기파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에서도 박 회장이 범행을 지시하거나 주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건 의혹’이 조 전 비서관의 ‘자작극’으로 결론이 난다고 해도 어떠한 이유에서 이 같은 일을 기획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치 못하다. 또 정윤회씨가 청와대 비서관들과 만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그의 비선의혹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씨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개입 등 의혹을 밝혀달라며 정씨와 ‘십상시’로 언급된 인물들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이와 관련한 거의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