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on for One Korea’ 이끄는 변호사 정연진 씨, 그의 남편은 미주 언론 논설위원
  • ▲ '종북 콘서트'로 논란이 커지자 신은미 씨가 지난 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뉴데일리 DB
    ▲ '종북 콘서트'로 논란이 커지자 신은미 씨가 지난 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뉴데일리 DB

    최근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의 활동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재미 종북세력과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들을 옹호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래의 글을 보자.

    “요즘에는 또 미국 시민인 재미동포 신은미 교수가 한국을 방문하여 주권방송 황 선 씨와 대담 프로그램을 갖고, 이북 방문하여 북의 인민들에 대한 생활 이야기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구꼴통 언론들과 법무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가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외 누리꾼들이 분노에 차 있는 상황이다.

    지금 조선, 동아 종편 방송들이 벌이는 색깔놀음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 달하고 있다. 언론의 기본자세를 팽개치고 막가파식으로 나가고 있다.

    한-미 양국의 어용언론들이 이렇게 언론의 정도를 가지 못하고, 양심언론들이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환경에서 조선을 향해 언론의 자유니, 인권이니, 민주주의이니 하면서 조선을 중상하고 모략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한-미 양국의 언론 실정이다.”


    북한의 선전매체에 나온 글이 아니다. 재미 종북매체로 유명한 ‘민족통신’의 대표 노길남 씨가 신은미 씨를 두둔하기 위해 쓴 글 중 일부다.

    언론들이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를 ‘종북’이라고 부르고, 법무부가 재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자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는 물론 북한 선전매체와 재미 종북단체들도 길길이 날뛰고 있다.

    특히 ‘민족통신’은 이인숙이라는 재미동포의 칼럼을 실은 데 이어 노길남 대표가 직접 신은미 씨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 ▲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는 60여 차례 방북했으며 김일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블루투데이 보도화면 캡쳐-美애국동지회 제공
    ▲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는 60여 차례 방북했으며 김일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블루투데이 보도화면 캡쳐-美애국동지회 제공

    김정은 정권도 신은미 씨 보호를 위해 애쓰고 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1월 25일 신은미 씨와 국내 종북세력들을 편드는 논평을 내놨다. 논평 가운데 일부다.

    “지난 17일 남조선 괴뢰경찰이 《보안법》 위반이라는 미명 하에 《희망정치연구연단》의 황 선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놀음을 벌려놓았다.

    그 리유인 즉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년 동안에 걸쳐 《채널6. 15》라는 인터네트방송을 내오고 230회에 걸쳐 이른바 《종북》발언을 해왔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나 진보세력을 말살하려는 괴뢰패당의 파쑈적 정체와 극악한 동족대결적 본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반인권적, 반민족적 망동이 아닐 수 없다.

    그가 한 행동은 공화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서 결코 죄로 될 수 없다.

    실지로 2005년 만삭의 몸으로 우리 공화국에 왔다가 평양에서 출산한 그는 우리 녀성들이 150일동안이나 출산휴가를 받는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해하였다.

    또한 《평양에 다녀온 그녀들의 이야기》 등에서도 우리 공화국을 다녀온 녀성들의 실지소감과 내용을 보태지도 덜지도 않고 사실그대로 소개하였다. 지난 19일 남조선 서울에서 진행된 재미동포 신은미와 황 선이 주간한 행사의 내용만 보아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뢰경찰은 이것을 《보안법》위반, 《반국가혐의》로 몰아붙이고 있다. 정의와 진실을 알리는 것이 무엇이 잘못 되였으며 탄압의 대상으로 될 리유가 무엇인가.

    돌이켜보면 괴뢰패당의 《종북좌파》소동에는 일개 《대통령》도 정당도 사회단체도 정치인도 례외로 되지 않았다.

    평양에 와서 북남공동선언을 채택한 전직 《대통령》이 《좌파 대통령》으로 매도당하고 반대파 세력이라고 하여 야당의원을 《북의 간첩》으로 몰아 철창 속에 집어넣으며 《종북당》을 해산하겠다고 날뛰는가 하면 저들에게 불리한 언론활동을 한다고 하여 《종북매체, 반국가매체》로 몰아 《자주민보》를 페간 시키려고 책동하고 있다.…(하략)” 


    이처럼 신은미 씨를 감싸는 사람 또는 세력들의 ‘성향’은 대한민국 보다는 김정은 정권을 더 우호적으로 바라본다는 게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 가운데 주의 깊게 볼 사람이 한 명 있었다.

    LA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AOK(Action for One Korea, 통일을 위한 행동) 대표 정연진 씨였다.

  • ▲ 정연진 대표가 이끄는 AOK는 탈이념 통일운동을 한다면서 종북 단체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다. ⓒ민족통신 보도화면 캡쳐
    ▲ 정연진 대표가 이끄는 AOK는 탈이념 통일운동을 한다면서 종북 단체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다. ⓒ민족통신 보도화면 캡쳐

    다음은 정연진 씨가 ‘STN(Strait Talk News)’라는 사이트에 올린 ‘한반도는 아직도 분할통치의 희생물, 종북몰이에서 깨어나야’라는 글 가운데 일부다.

    “남과 북의 화해와 화합을 위해서는 우리가 매우 제한된 정보 또는 일방적으로 왜곡된 내용만을 알고 있었던 北에 대해서 온전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해서 같은 겨레로서 온정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北에 대해 보고 느끼고 온 것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함부로 ‘종북’ 이라는 잣대를 휘두르는 현재 국내의 폭력적인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통일의 상대방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닌지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어떻게 남과 북 국민들과 인민들이 함께 살아갈 미래를 꿈꿀 수 있겠습니까. ‘친북, 종북’이라는 편가름의 잣대를 들이밀기 전에, 그러한 잣대로 끊임없는 증오의 악순환에 불붙이기 전에,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누구를 정말 이롭게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우리 겨레를 이롭게 하는 길입니까. 한반도가 갈라진 것은 우리 겨레 스스로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었지 않습니까. 아직도 서로 갈라놓고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는 가운데 분단이라는 분열 체제를 대물림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이롭게 하는 길입니까.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 선조들이 되찾고자 한 것은 반쪽의 나라가 아닌 온전히 회복된 하나의 나라, 아니었던가요. 분단 조국에서, 섬 아닌 섬나라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어쩌면 사고방식도 온전한 하나가 되지 못하고 반쪽자리-내 생각과 다르면 모두가 적이고 원수-라는 옹졸함과 편협함에 갇혀 버렸는지도 모릅니다.…(하략)”


    이 글만 보면, 한국 내부와 한반도 상황을 모르고, 평소에 관심도 없던 한 재미교포가 “우리 모두 화해해요”라며 쓴 글로 보인다. 하지만 정연진 대표의 평소 활동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

    2014년 3월 22일, 재미 종북단체로 유명한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홈페이지에는 “AOK 결성 1주년 기념식이 LA에서 열린다”는 광고가 올라와 있다.

    2013년 7월 17일에는 ‘LA-서울 화상연결 <727 지구촌 통일 한마당> 축제 광고가 교포 매체들에 실린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보면 정연진 대표와 함께 신은미 씨가 출연한다고 돼 있다.

    2013년 11월 13일에는 LA 소재 한인노동연대(KIWA) 사무실에서는 ‘전태일 열사 서거 43주기 기념식’이 열렸다. 여기에는 재미 종북단체로 지목된 ‘진보의 벗’, 최재영 민족통신 편집위원, 김기대 ‘미주 평화의 교회’ 목사, 정연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연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는 21일 오후 7시 LA시내 미주평안교회(170 Bimini Pl. Los Angeles, CA90004)에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저자 신은미 교수의 ‘북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에 대해 발표가 있다”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

    2013년 12월 1일, ‘민족통신’에는  LA 시내에서 열린 ‘오인동 박사 도서출판 기념회’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내용을 보면 정연진 대표는 ‘진보의 벗’ 사무총장 등 ‘좌파 인사’들과 함께 기념회에 참석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오인동 박사는 ‘남북연방제’를 주창하며 대북의료지원을 해 왔다는 좌파 원로다.

    2014년 1월 16일 ‘미주 평화의 교회’에서 열린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강연회에도 정연진 대표의 이름이 나온다.

    이 자리에는 신은미 씨와 남편 정 모 씨, 정연진 대표와 AOK에서 실행위원을 맡고 있는 최재영 목사, ‘진보의 벗’ 대표이자 ‘LA시국회의’를 이끌고 있는 이용식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처럼 평소 미주 종북세력들과 자주 만남을 갖는 정연진 대표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이끄는 단체 성격과 남편의 영향력 때문이다. 

  • ▲ AOK 창립식을 보도한 미주 중앙일보. ⓒ미주 중앙일보 보도화면 캡쳐
    ▲ AOK 창립식을 보도한 미주 중앙일보. ⓒ미주 중앙일보 보도화면 캡쳐

    변호사이기도 한 정연진 대표가 AOK를 창설한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13년 4월 5일 LA에서였다.당시 미주 중앙일보에 소개된 AOK는 “새로운 통일운동을 이끌어 갈, 탈이념 단체”라고 돼 있다. 

    그런데 정연진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두고 벌인 활동은 바로 신은미 씨의 '방북 기행문'을 열심히 선전하는 일이었다. 신은미 씨를 초청한 간담회 광고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AOK의 활동을 보면, 북한의 선전을 그대로 따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북한을 새로이, 객관적으로 보자”는 식이다. 때문에 한국 상황을 잘 모르는 재미교포 1.5세나 2세들, 노인들에게는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는 게 현지 우파 단체들의 지적이다.

    지난 11월 3일 자유민주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로렌스 펙 자유민주연구원 미국 대표는 AOK를 “겉으로 보기에는 ‘통일운동’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북한 정권을 옹호하고 반한 활동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교포들을 만났을 때는 북한 편을 노골적으로 들지는 않지만, 그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에는 북한을 옹호하게 된다는 설명도 있었다. 미국 내 공산주의 단체인 ‘WWP’ 등과도 공동 행동을 벌인다고 한다. 

    로렌스 펙 대표는 또한 “정연진 AOK 대표의 남편이 미주 중앙일보에 기고한다”고 설명했다. 찾아보니 정연진 대표의 남편 이 모 씨는 한의학 박사로 미주 중앙일보에서는 편집위원 겸 기획특집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 씨가 쓴 논설이나 칼럼에서는 ‘특별한 성향’을 전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미주 중앙일보에서 정연진 대표의 활동이 비교적 상세히 소개되고 있는 점은 눈에 띠었다(이것이 이 논설위원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 ▲ 정연진 AOK 대표는 신은미 씨의 방북 여행을 소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미주 중앙일보 보도화면 캡쳐
    ▲ 정연진 AOK 대표는 신은미 씨의 방북 여행을 소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미주 중앙일보 보도화면 캡쳐

    정연진 대표의 남편 이 씨와 신은미 씨의 남편 정 씨가 서로 아는 사이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연진 대표와 신은미 씨 간의 유대관계는 다양한 뉴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정연진 대표 부부와 신은미 씨 부부는 현재 LA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은미 씨 남편은 LA지역에서 SAT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정연진 대표 남편은 LA중앙일보 논설위원이다. 물론 정연진 대표 남편의 성향은 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가 부인의 일을 적극 돕고 있다면 문제는 클 것으로 보인다. 

    LA는 재미 교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유명한 이들을 남편으로 둔 이들 ‘종북 여성들’의 영향력이 교포사회에서 적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