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제품 16개 가운데 4개만 거위털 사용, 충전재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안돼


지난 19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소장 최현숙)>[프리미엄 다운점퍼 수입브랜드] 8개와 [아웃도어 브랜드] 9개 등 총 17개 브랜드,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입 제품 16개 가운데 [거위털]을 사용한 구스다운 점퍼는 단 4개(25%)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명품 구스다운(거위털) 점퍼]가 인기를 끌면서 몇 백만 원을 호가하는 수입제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위털이 아니라 [오리털]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사 결과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제품 가격이 300만 원에 육박하는 <몽클레르>와 219만 원~354만 원대의 <에르노>만 거위털을 충전재로 쓰고 있었다.

이에 비해 <캐나다구스>와 <파라점퍼스>, <CMFR>, <노비스>, <아이그너>, <무스너클> 등 6개 브랜드, 12개 제품은 전부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캐나다구스는 브랜드에 [구스(거위)]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과 달리 오리털(덕다운) 제품을 판매 중이었다.
 



  • 일반적으로 거위털은 솜털 크기가 커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중량에 비해 볼륨감이 높기 때문에 덕다운보다 품질이 좋고 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제품들은 오리털을 쓰면서도 수입 명품으로 불리며 최저 108만 원에서 최고 271만 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비해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 <라푸마>, <K2>, <디스커버리>, <네파>, <밀레>, <코오롱스포츠>, <컬럼비아> 등 9개 아웃도어 브랜드는 거위털을 충전재로 쓰고 있었다.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의 경우 가격이 43만 원~79만 원대로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임에도 보온성 높은 거위털을 사용하는 곳이 더 많았다.
     



  • 뿐만 아니라 솜털과 깃털의 [충전비율] 역시 값비싼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웃도어 브랜드에 비해 크게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CMFR과 노비스만 100% 솜털을 채웠고 나머지 브랜드 제품들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서 쓴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캐나다구스와 아이그너, 무스너클 브랜드는 오리털을 사용하는데다 깃털비율이 20%에 달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는 노스페이스와 밀레만 깃털비율이 20%를 기록했고 대부분의 브랜드가 솜털을 90% 사용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오히려 솜털 비중이 평균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대표적으로 아이그너의 271만 원대 다운점퍼는 충전재가 오리털이면서 깃털이 20%나 들어간 반면 블랙야크의 57만 원대 제품은 거위털을 쓰면서 깃털비율은 10%에 불과했다.

    또한 프리미엄 다운점퍼는 해외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제품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부자재인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수입업체에서조차 충전재 원산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주고 있다.

    프리미엄 다운점퍼 브랜드 중 CMFR과 노비스 2개 브랜드만 별도 태그를 통해 충전재 원산지를 표시 중이었고 일부 브랜드의 경우 수입업체조차 원산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파라점퍼스 관계자는 “본사는 이탈리아지만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오리털도 중국산을 쓴다”고 설명했으며 독일 브랜드인 아이그너 측은 중국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나 충전재 원산지는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 밀레, 컬럼비아는 충전재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반면 라푸마와 K2, 디스커버리, 네파, 코오롱은 별도의 태그를 통해 원산지를 밝혔다.

    충전재 원산지 표시에 있어서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더 양호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충전재와 같은 원부자재 원산지에 대한 기준은 별도로 갖고 있지 않다”며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니만큼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원산지 표기에 대한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소장은 “명품 다운점퍼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패딩의 기능적인 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충전재 원료와 혼합비율, 원산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사진 = 컨슈머리서치, 캐나다구스, 노비스, MBN <생활의 재발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