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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지원, '선거구 모순'에 허우적!

"농어촌 소도시 선거구 확 줄어든다"며 중·대선거구제 주장하는 박지원의 모순

입력 2014-10-31 17:21 수정 2014-11-03 16:11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의 국회의원 선거구 구역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백화제방(百花齊放)식으로 말이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기 전인 지난달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대선거구제와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같은날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즉각 "현재 기초의원이 중선거구제인데, 소선거구제보다 더 문제가 많다"며 "소선거구제가 가장 최선"이라고 맞받아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은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 아이의 뺨을 때려준 격이다. 헌재가 '선거구 구역표는 헌법불합치'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뺨을 때리자, "중·대선거구제 하자"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하자"며 힘차게 울기 시작한 모양새다.

문제는 울부짖는 것이 너무나 신난 나머지, 이 과정에서 각종 논리적 모순과 정치적 흑심이 여과 없이 분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점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강원도·경상북도·충청북도·전라남북도 등 농촌의 지역대표성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법조인 출신인 우윤근 원내대표의 지적대로 정치권 내에선 헌재 결정을 둘러싸고 지역대표성 축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르면 농어촌·소도시의 선거구 수는 확 줄어들고 수도권·대도시는 확 늘어난다"며 "이러한 것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하고 차제에 중·대선거구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강조하려고 우윤근 원내대표의 말을 끌어들였다가 논리적 모순에 빠진 셈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오른쪽)은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기 위해 헌재 결정의 단점을 지적한 우윤근 원내대표(왼쪽)의 말을 받다가 논리적 모순에 빠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중·대선거구제가 소선거구제에 비해 지역대표성이 약화된다는 것은 헌법학의 상식이다.

허영 전 연세대 교수는 '한국헌법론'에서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보다 대표자의 지역초월성 대의기능을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지역초월성이 촉진된다는 것은 역으로 지역대표성은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대표성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 지역대표성이 더욱 약화되는 중·대선거구제를 제도적 보완책으로 제안한 것이다.

당리당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애초부터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할 생각이었는데, 헌법재판소 결정을 끌이들이다보니 논리적 모순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은 "인구수가 줄어드는 농어촌 지역의 지역대표성이 갈수록 약해지는 반면, 도시지역 특히 수도권에 의석이 집중되는 문제점은 커졌다"며 "차제에 승자독식 소선거구제가 초래하는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완화하고, 약화되는 지역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제안한다"고 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약화될 농어촌 지역의 지역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지역구 의석 수를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 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영남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약화될 지역대표성을 보완하는 것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지원 위원의 논리적 모순이나 문재인 위원의 무리한 주장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자당에 유리한 '중·대선거구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려다보니 초래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당리당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당에 유리한 선거제도를 관철하기 위한 근거로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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