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위대한 시대’ 다시 찾아야 

    최 응 표 (뉴욕에서)
    뉴데일리 고문 /한국사 바로알리기 미주본부 대표

  • ▲ 최응표 본사 고문ⓒ뉴데일리
    ▲ 최응표 본사 고문ⓒ뉴데일리
    2011년 12월 23일자 중앙일보 문창극 대기자의 칼럼 <위대한 시대>를 다시 읽어 보았다.
어느 나라나 한 때의 [위대한 시대]가 그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번영의 동력을 키우며, [위대한 시대]를 열어나갔다. 인류의 역사는 그렇게 진화하며 오늘의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다. 

그럼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우리의 [위대한 시대]는 언제고, 그 주역들은 어떤 인물들이었을까. 

문창극 대기자는 박태준이 일했던 60, 70년대가 바로 그런 시대였다며,
그 시대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인재가 쏟아졌고, 그 정점에 박정희가 있었으며 이병철, 정주영, 김우중 등이 일찍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개척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었다고 했다.

우리의 경우 흔히 말하는 시대가 영웅을 낳은 것이 아니라 영웅이 시대(위대한)를 낳은 것이다. 

문창극 대기자는 박정희 시대의 경제도약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며,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로 박정희의 리더십, 국민전체의 잘살아 보겠다는 의지와 이를 뒷받침한 근면, 성실한 생활태도, 그리고 경제를 주도했던 인물들의 기업가정신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 경제의 아버지들은 단순히 기업가가 아니라 애국자였다며 [임직원들이 항상 애국심을 가지고 일해 주기 바란다]박태준의 유서와 함께 [선조들이 피 흘린 값(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만든 회사인데 누가 무슨 자격으로 그럴 수 있느냐]며 포철주식 단 한 주도 갖지 않은 박태준의 올곧은 정신과 철저한 [제철보국]정신을 소개했다. 

그의 칼럼은 “나의 관심사는 이 나라를 영광스러운 국가, 자랑스러운 민족으로 만드는 것에 어떻게 기여하는가에 있다”정주영의 기업가정신과 [사업보국(事業報國-기업은 인류와 국가에 도움을 주는 사업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이라는 이병철의 기업철학도 소개했다. 

이제 와서 왜 이미 지난 시대의 유물로 남은 [위대한 시대]를 되짚어보게 되는 것일까. 

이유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시대]를 낳은 건국아버지들의 건국정신과 경제아버지들의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 때문이 아닐까.

문창극 대기자는 [위대한 시대]가 가능했던 조건으로 박정희의 리더십과 잘살아 보자는 국민들의 의지, 그리고 그를 뒷받침한 근면과 성실한 생활태도와 경제주역들의 기업가정신을 꼽았다.

문화충돌로 잘 알려진 새무얼 헌팅턴도 2001년도에 발간한 <문화가 중요하다>는 저서에서 1960년대 초 경제사정이 비슷했던 두 나라, 한국과 아프리카의 가나를 예로 들며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0년 뒤 한국은 통상 규모 세계 14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반면 가나는 한국의 15분의 1 수준에 머문 엄청난 격차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을 헌팅턴 역시 문화의 차이에서 찾았다.

다시 말해 헌팅턴은 한국인들이 중요시 해온 전통적 가치인 예절, 검약, 근면, 교육, 극기정신, 기강 등, 한국의 중요한 문화적 가치가 가나와의 격차를 벌인 주요 원인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헌팅턴이 주장한 후진국과 선진국 격차의 결정적 요인인 소중한 전통적 가치와 문창극 대기자가 지적한 [위대한 시대]의 뒷받침이 됐던 기본적 가치 모두가 무너져 내려 국민의 혼이 죽어가고 있다는 절박감을 국민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문창극 대기자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으로 극심하게 분열된 현실을 치유해야만 우리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며 그에 대한 처방은 바로 [나라 사랑]이고, 그것은 경제아버지들의 애국심을 따라가는 것이며
[대한민국]이 어떤 이념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서로 확인하는 것이라는 글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진실을 말하는 것이 거짓말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한국의 현실에서는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는 우리의 전통적 문화가치를 지켜나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종북 내지 친북좌파들의 교육현장 죽이기와 역사 죽이기, 국가기강 허물기와 국가안보 무너뜨리기, 국민정신 죽이기, 인성교육 파괴와 아름다운 예절문화 죽이기 등의 파괴공작과 저질문화(低質文化)가 국가미래를 주도하는 한, 건국아버지들의 건국정신과 경제아버지들의 기업가정신은 말살되고 [위대한 시대]는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친북좌파정권 10년 동안의 최악의 패악(悖惡)은 친북좌파 바이러스를 국민정신에 주입시켜 국민을 뇌사상태에 빠지게 한 결과 국가발전 동력이 힘을 잃게 되었다는 끔찍한 일이다. 

[위대한 시대]를 잃어버린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라.
이게 어디 정상국가라 할 수 있나.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들의 단결, 도덕성, 용기, 결단, 강인한 의지 등을 강화시켜 비정상을 정상화시켜주는 것이 역사의 힘인데, 지금처럼 친북성향의 뒤틀린 역사교육이 교육현장을 지배하는 한 잃어버린 [위대한 시대]를 되찾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5백여 년 전 율곡(栗谷)이 선조(宣祖)에게 올린 상소문, “조선은 하루가 다르게 붕괴되어가는 한 채의 집입니다. 지금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의 현대판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문창극 대기자가 칼럼에서 지적한 것처럼, 대한민국세력(보수)과 反대한민국세력(진보)으로 극심하게 분열된 현실을 치유하지 않고는 [위대한 시대]는 결코 되찾을 수 없다. 

문창극 대기자의 말처럼 국가 병을 치유하는 모든 처방은 나라 사랑에 있고, 나라 시랑은 바른 역사 속에 있으며, 바른 역사는 공교육 살리기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역사교육의 정상화정책이 국정(國政) 제1순위가 돼야 한다.
국가안보와 국가미래가 바른 역사 속에 있다는 메시지가 역사교육현장에 뿌리내릴 때, 국가의 모든 병이 치유되고 잃어버린 [위대한 시대]도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래서 현대사 공부는 국가 안보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위대한 시대]는 이미 역사적 유물이 된 골동품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의 현실이 돼야 한다.
거기에 따른 필수 조건이 바로 국민도덕과 양심의 복원이다.
앙드레 모로아의 말처럼 국민도덕이 붕괴한 뒤에는 민주주의가 성립될 수 없다.

<강대국의 흥망>으로 잘 알려진 폴 케네디 교수는 2010년 1월 동경대학의 특강에서 21세기는 팍스 아시아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의 중심 국가는 한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케네디 교수는 종교의 바탕 위에 도덕심이 있는 나라, 민족의 혼이 있는 나라, 여.야 대립 속에서도 민주주의가 성숙 발전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확하게 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모든 질서와 국가운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위대한 시대] 때의 조건들이다.
케네디 교수는 그런 국가발전의 절대 조건들이 전교조와 종북, 친북세력에 의해 이미 파괴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데이비드 앱터 예일대 교수도 민주주의가 발전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화가 아니라 공권력 확보라고 했지만, 공권력 확보도 모든 국가질서가 제대로 작동할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때 [역사가 만든 대통령에서 새 역사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주문한 일이 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오늘, 우리의 주문이 한낱 희망사항에 그치는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건국아버지들이 일구었던 [위대한 시대]를 발판으로 국가 발전의 동력을 키워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룬 60, 70년대의 [위대한 시대]를 다시 만들어내는 일은 전적으로 대통령 몫이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에 박근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잃어버린 [위대한 시대] 복원의 기틀만이라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러려면 우선 고사상태에 빠져있는 공교육을 살려내는 혁명적 결단이 필요하다.
죽은 고목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는 법이다.

공교육이 살아야 역사교육이 살고, 역사교육이 살아야 국민도덕이 깨어나, 앙드레 모로아의 말처럼 진정한 민주주의가 성립된다.
이런 염원들의 현실화는 전적으로 잃어버린 [위대한 시대]의 복원에 있고, 박근혜 정부가 고민해야할 제 1 과제라고 생각한다. 

잃어버린 [위대한 시대]가 다시 열리는 날, 대한민국의 번영의 꽃은 다시 피어나고, 고사상태에 빠진 역사교육이 되살아나 썩어빠진 국민정신을 치유해 제 2의 [위대한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