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수, 목 드라마 <미스 코리아>(연출 권석장, 극본 서숙향)  10년 전 헤어졌던 아픔으로 멈칫멈칫거리다가  이연희와 이선균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기쁨도 잠시 29일 방송에서 계속되는 절박한 위기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마애리(이미숙)는 오지영(이연희)보고 왜 미스코리아에 나가느냐고 묻는다. 오지영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하니까 김형준은 "널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하여 오지영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오지영이 미스코리아에 나가서 당선되려는 이유는 김형준을 붙잡고 싶어서이다.
    아무것도 내 세울것이 없는 오지영은 온 힘을 다해 염치 불구하고 김형준에게 매달리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를 떳떳하게 붙들수 있는 방법이 미스코리아에 붙는 것 밖에 없어 맨 땅에 헤딩하고 있다.  
     
    텅 빈 강당에서 혼자서 땀 뻘뻘 흘리며 연습하다가 불안하고 두려운 지영은 아버지한테 전화한다. 




    "사전심사 15명에 못 들어가면 어떡하지?
    본선 때 1부만 하고 짐싸서 그냥 집에 돌아오면 어떡 해!
    2부 꼭 가야 해!
    그래야 오빠가 나 안 버리지! 떨어지면 오빠한테 미안하고 면목없어서 못 버팅긴단 말야!
    그럼 우리 끝이란 말이야!"

    아무도 없는 컴컴한 강당에서 밤 늦게까지 점 한 점이 되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눈물겹다. 
    형준은 형준대로 절박하다.

    "2부까지 못 가면 나 지영이 옆에 더 이상 못 서! 윤이 아니더라도 면목없어서 더 이상 못 서!"



    모든것이 불확실하여 불안한데 정선생이 일러주는 말이 지영에게 한가닥 안도감을 준다.

    "형준이 너 목숨 걸고 좋아한다!"

    사채업자한테 목숨을 유통기한까지 정해놓고 담보받고 있는 형준을 지영은 눈물로 맞이한다.

    "난 널 맨말 울게 만드냐?"
    "내가 너 웃게 해 주게!"

    지영이가 형준이가 하는 어떤 행동도 다 이해한다고 하니

    "너까지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화만 내! 이해할 필요없어!"
    "아팠지!"

    지영은 말없이 따뜻하게 형준을 꼬옥 안아준다.

    가난할 때는 밥 한 끼도 아낌없이 사 주는데 돈을 벌기 시작하고 돈이 생기기 시작하면 밥 한 끼 사는 것도 아까워하며 인색해진다. 일상에서 누구나 다반사로 겪는 일이다.

    참으로 아이로니하다.어떤 현자는 권력과 돈이 있으면 사람은 절대로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모든것이 풍족할 때는 눈에 뵈는 것이 없다. 가장 밑바닥일 때 다이아몬드보다 더 소중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가장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니  떠오르는 태양처럼 서로가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또렷이 알게 된다. 

    과연 두 사람은 끊임없이 흔들어대는 사나운 폭풍속에서도 소중한 것을 지켜 나가며 끝까지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사진출처= MBC 드라마 <미스 코리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