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적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동북아를 격랑 속으로 몰고 간 중국이 1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독일제국의 전철을 밟는 듯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우려했다.

    마틴 울프 FT 수석 경제 논설위원은 '중국은 독일 황제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위험한 도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 게임은 너무나 위험하다"며 "중국 국민의 장기적 이익의 관점에서도 시 주석은 재고하고 (도발적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프 위원은 중국의 '도발적'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중국군과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서로 공격하거나 중국 전투기가 민간 여객기를 나포하는 상황 같은 우발적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역사를 돌이켜보면 얼핏 볼 때 아주 작은 사건이 급속히 걷잡을 수 없는 재난적 상황으로 비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공격적 민족주의자'인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이끄는 중국과 일본이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이 군사동맹을 통해 일본을 지지하는 현 상황은 파멸적인 갈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울프 위원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인 1900년대 초반 부상하는 독재 국가인 독일과 기존의 민주주의 강국이던 영국이 경쟁적인 해군 건설 경쟁을 했던 상황도 최근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봤다.

    울프 위원은 중국의 민족주의 정서는 이해하지만 도발적 행동으로 충돌이 발생하면 더욱 큰 손해를 보는 쪽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의 자제를 요구했다.

    그는 "군사 전문가들은 전면 대결이 발생하면 중국이 진다고 예측한다"며 "비록 중국이 극적인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미국에 뒤지고 있고 무엇보다 미국은 바다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