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번 째 글을 올리면서- (2000)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김대중, 노무현의 친북‧종북 시대를 극복하려는 국민적 의지가 2007년 대선에서 극명하게 드러나 이명박 후보는 유권자의 63%가 투표를 하는 가운데 1천 1백 49만 2천 3백 89표를 얻어 차점자인 정동영 후보를 531만 7천 4백 26표 차이로 물리치고 당당히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었으니 그 표차는 48.7% 대 26.1%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소리 높이 찬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감격으로 벅찬 가슴을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나는 본디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유의 파수꾼’(Freedom Watch)이라는 짧은 칼럼을 매일 아침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나 그 칼럼을 아예 ‘이명박 대통령에게’라고 바꾸고, 번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대통령께서는 매일 올리는 내 글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의사가 그에게 전혀 없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멋쩍은 느낌이 들어 ‘이명박 대통령에게’라는 말을 빼버리고 쓰고 또 쓰다 오늘 2000번 째 글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일전에 무슨 일로 유명한 가수 김세환 씨가 사무실로 나를 찾아와, “나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선생님 칼럼을 매일 아침 읽습니다”라고 털어놓는 그 말을 직접 듣고 마음이 흐뭇하였습니다. 그렇게 날마다 내 칼럼을 읽고 공감해주는 동지들이 1천 명은 될 것입니다. 한국에는 물론, 일본에도 미국에도 남미에도 유럽에도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의 요인들이 전혀 읽어주지 않아도 나는 김세환 씨 같은 알뜰한 동지들을 위하여 새벽마다 일어나 이 글을 쓸 것입니다.
잠 오는 노안을 비비면서 쓰고 또 쓸 것입니다. 죽는 날까지!

나는 내가 태어난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 이 글을 쓰겠다는 말입니다. 내가 떠난 뒤에도 어떤 뜻 있는 젊은이가 내 뒤를 이어,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이 칼럼을 써주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