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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가 그린 지도에는 NLL이 없다
“NLL 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김승근(독립신문)
“NLL 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 나는 위원장하고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NLL은 바꿔야 합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러워요.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가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앞에서 한 얘기다. 깔려있는 심리를 보자.
‘NLL에 대해 나는 안 그렇지만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함부로 못 건드리게 돼 있다. 지도 위에 NLL선을 무시하고 평화경제와 관련된 새로운 선을 만들자.’
이렇게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포기란 단어가 들어가고 말고가 무슨 의미가 있나. NLL이 그려져 있는 지도 말고 다른 선이 그어진 지도를 그려보자는데. 굳이 따지자면 NLL 포기가 확실한 것 아니겠나.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김정일은 “서해북방 군사분계선 경계선을 쌍방이 다 포기하는 법률적인 이런 거 하면 해상에서는 군대는 다 철수하자”, “실무적인 협상에 들어가서는 쌍방이 다 법을 포기하자”고 수차례 말했다. 이에 노무현은 “예 좋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회담 전문과, 나아가 회담 이후 노무현의 발언, 태도 등을 보고 맥락을 따져보자.
이는 서해 5도를 사실상 무력화 시키는 개념이다.
순진하게 북한을 믿고 평화라는 말을 썼지만 사실상 NLL이 무력화 시키는 약속과 마찬가지다.
평화수역, 혹은 공동어로구역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의 군함과 잠수함이 마음대로 활동하는 북한 수역으로 바뀌어 우리 수도권이 위협받고 있을 것이다. 인천, 나아가 서울도 한달음이다. 각종 테러나 간첩을 심으려고 한다면 얼마나 쉬워질까.
공동어장은 매일 발생하는 분쟁과 갈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리 어선들이 출어를 기피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어부들은 군인을 겸직하고 있지 않은가. 더더욱 위험하다.
또 공동어로구역 만들면 순진하게 그 안에서만 활동 할 거 같은가. 그 구역을 야금야금 벗어나기 시작할 것이고, 중국어선들과의 갈등처럼 북한어선과 우리측과의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다. 게다가 북한과의 갈등은 전쟁위험으로도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과 인천항 취항 항공기, 선박은 사실상 북한의 무차별적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도 최근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발언에 대해 “결론적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우리의 영해를 국민의 동의 없이 북한에 내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맞다. 노무현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회담에 임했는지 몰라도 북한은 1, 2차 연평해전 등을 치루며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한 면죄부로 활용했다. 북한의 NLL 무효화의 빌미를 준 것이다.
이는 또 결과적으로 남남갈등까지 가져왔다. 오늘날 여야의 대립,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야기한 것 역시 북한에게 이득이다.
그의 의도가 정말 순수했다 치더라도 NLL 대신 평화수역이나 공동어로구역을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의 영해를 심각히 훼손시키는 일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 앞에서 했던 발언과 달랐던 노무현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낀다.
서해5도를 지키기 위해 희생됐던 우리 장병들은 저승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기감을 느낀다.
서울 면적 20배에 달하는 영해를 적에게 넘길 뻔 했던 그 위기를 떠올린다.
우리의 안보는 지금 안녕한가. 돌아보자. 북
한의 공작에 흔들거리는 현실을 짚어보자. 북한의 위협이 정말 귓등으로 흘려버릴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닌지. 대통령의 가벼운 말실수로, 국가 전체가 혼란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노무현이 그리고자 하는 지도에는 NLL이 없었다.
그럼 남한과 북한이 화평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동화적 지도였을까.
남북이 함께하는 그 따뜻한 지도 안에서는 실제로 엄청난 분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적의 칼은 우리의 심장부에 더 가까워졌고, 서해는 그야말로 제2, 제3의 천안함 사태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다. 인천을 오가는 선박과 항공기도 그저 북한이 공격 않기를 바라면서 착한 마음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노무현의 그림이 완성됐다면 아마 함박웃음을 짓게 될 이는 김정은일 것이다.
한번 뚫린 영해는 다시 막을 수 없을 것이고 우리에 대한 불바다 위협은 한층 더 섬뜩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무서운 생각을 하고 있자니 NLL을 왜 수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국민들이 모두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노무현의 발언들이 왜 위험했는지를 모두가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