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 가정동 도로변에 [조기] 대신 [한반도기] 펄럭알고보니 [6.15 공동선언] 기념, [통일마라톤 대회] 홍보 차원

  •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에
    [조기(弔旗)] 대신 [한반도 기]가 펄럭인다면?

    상상만해도 눈살이 찌푸려질 일이 대전시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6일 오전
    "현충일에 태극기 대신 [한반도 기]가 걸려있길래 너무 어이없어 올려본다"며
    관련 인증샷을 온라인 게시판 <일베>에 게재했다.


  • 뭐 하는 수작이냐?
    여기 대전 유성구 도룡동임.
    현충일 태극기 대신 한반도 기가 걸려있길래
    너무 어이없어 올려봄.

    [사진 출처 = http://www.ilbe.com/1356060931]


    실제로 해당 사진에는 도로 변 요충지마다,
    하얀 [한반도 기]가 높이 게양돼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길거리에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쫙 깔렸다. 경악>...
    이런 제목으로 올려진 이 게시물은
    삽시간에 조회수가 1천여건을 넘어설 정도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다 숨진 선열들을 지워보려는 수작],
    [일제 시대 전부터 태극기가 우리나라 국기인데 미친거 아니냐?],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통곡하겠네] 등등...
    이런 댓글을 달며,
    현충일에 [한반도기]를 매달은 대전시 측을 맹비난했다.

    이에 취재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대전광역시 유성구청>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유성구청이죠?
    여기 신문사인데요.
    오늘 인터넷에 유성구 도룡동 도로변에
    [한반도 기]가 걸려있다는 게시물이 올라와서요.
    사실 확인차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 그거요?
    도룡동이 아니고
    가정동 부근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한반도 기]가 도로변 가로등에 걸린 게 맞나요?

    네, 맞아요.
    정확한 위치는 가정동 부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카이스트 연구단지로 가는 방향일 거예요.


    이 깃발이 왜 걸려있죠?

    저희가 건 것은 아니구요.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지부>에서
    6월 8일 마라톤 행사를 추진하면서
    [한반도 기]를 일부 이쪽 구간에 걸어놓은 것 같아요.


    네, 잘 알겠습니다.


  •  
  • ▲ <뉴데일리>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긴 도로변 [한반도기] 모습.


    실제로 오는 8일,
    이곳 유성구에선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는 <통일마라톤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통일마라톤 대회>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200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 행사에는
    지난 6회 대회 때부터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에서
    [축하전문]을 보내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는 문화·스포츠 행사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지만
    하필 6.25 사변 당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전몰 호국용사를 추모하는 날에
    [한반도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썩 유쾌하진 않다"며
    "오늘 만큼은 [조기(弔旗)]를 게양하든지 하는 방법으로 시정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 <뉴데일리>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긴, 도로변 [한반도기] 모습.


    한편, 도로 변 곳곳에 [한반도기]가 걸리는 것을 방치한,
    <대전시>와는 달리,
    <강원도 원주시>는,
    호국영령에 대한 추모와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나라사랑 태극기달기 운동>을 전개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1일
    "제58회 현충일을 맞아
    공공기관은 현충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가정이나 기업, 단체 등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기(弔旗)]를 게양할 것"을
    각 구청에 하달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원주시는 시청에 안내 데스크를 설치,
    [조기 게양]을 독려하고,
    각 읍·면·동 주민센터-인터넷우체국 등을 통해
    태극기 구입 및 수거가 용이하도록 했다.

    실제로 이날 원주시는,
    태장1동 일부 구간과 주요 관공서에
    [가로기(街路旗)]와 [조기(弔旗)]를 게양했고,
    시내에 위치한 기업이나 가정에선 오후 6시까지 저마다 [조기(弔旗)]를 달아,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원래 [가로기(街路旗) : 길가에 거는 국기]는 [경축일]에만 달고,
    <현충일> 같은 [조기 게양일]에는 게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국립현충원> 등 추모행사장 주변 도로나,
    추모행사용 차량에는 [조기(弔旗)]를 게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국기를 [조기(弔旗)]로 다는 방법은,
    [깃봉]에서 [깃면]의 세로길이 만큼 [깃발]을 내려서 달면 된다.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김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