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23일 [서울시립대 난입] 소동"학교 밖에서 하겠다"던 약속 깨고 1백여명 우르르 들어와"집회장소 옮겨달라"는 학생회장 겨냥, 협박성 발언 퍼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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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총, 시험기간 대학 진입 '농성'

    만류하는 학생회장에게 "어린 것이…죽여버리겠다" 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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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것이 조용히 해라
    짓밟아 버리겠다.
    죽여버리겠다.
     

    대학교에서 농성 중이던 민주노총 산하 노조원들이
    장소 문제로 이의를 제기한 총학생회장에게
    "죽여버리겠다"는 [극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고우석(25·도시공학과)씨는 23일 오전 온라인 게시판에 "민주노총 소속 <공공운수노조원>들이 약속된 장소와 다른 곳에서 집회를 열려는 모습을 보고, [장소 변경]을 요구하던 중, 일부 노조 임원진으로부터 [인신공격성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집회 장소]도 처음 약속한 곳과 다른 곳에서 시작하려고 하는데,
    과연 이들이 "최대한 볼륨을 줄이겠다"는 약속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지속적으로 <공공노조임원진>들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임원진들은 제게 "어린 것이 조용히 해라. 짓밟아 버리겠다.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습니다.
    당시 대학문화 및 시대정신 학우들도 목격했습니다.


    ◆ 총학생회장, 노조 측에 "학생들 배려해 달라" 요청

    고씨는 지난주 19일,
    평소 친분이 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누조 서울경인지부)서울시립대분회 관계자로부터
    23일 <버섯 도토리양 앞 공터>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집회를 열 되, 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감안해 볼륨을 최대한 줄여달라"는 당부를 했었다고.

    당시 분회 관계자는
    "이번 집회의 주최는 우리가 아니기 때문에 권한이 없지만,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고씨의 제안을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한이 없다"는 관계자의 말에 불길한 마음이 들은 고씨는,
    실제 집회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주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교내에서 집회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건넸다.

    사실상 민주노총 노조의 [교내 집회]를 반대하고 나선 것.

    이에 담당자도 "시험기간인 줄은 미처 몰랐다"며
    "최대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안가도록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 "교문 밖에서 한다더니…" 교내 집회 강행

    그러나 집회 당일, 학교에 도착한 고씨는 <공공운수노조>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떨어진 곳에서 집회를 갖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교내 전농관 앞 광장에 앰프를 설치하는 분회원들과 임원진의 모습을 보게 된 것.

    분명히 <버섯도토리양> 앞에서 진행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알겠다"는 답변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농관 앞에 한 두 명씩 자리를 잡고
    집회를 하려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화가 났다고 한다.

    고씨는 즉각 노조 임원진에게 달려가
    "<전농관>과 <음악관>에서 11시부터 학생들 시험이 시작된다고 이미 여러차례 말씀을 드렸다"며 "학교 바깥에서 집회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입장은 완강했다.
    "소리를 최대한 줄이고 교내에서 집해를 진행하겠다"는 것.

    이에 고씨는 "시험을 보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총학생회장으로서 노조의 교내 집회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외부 환경 때문에 피해를 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공공운수노조가 교내에서 집회를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교내에서 열리는 집회를 막는 건 총학생회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 항의하는 학생회장에게 "죽여버리겠다" 폭언

    이후 잠시 회의를 갖던 <공공운수노조> 임원진은 <전농관>에서,
    건너편인 음악관 앞 <중앙로>로 집회 장소를 이동했다.

    집회 준비로 일대가 소란스러워지자
    당시 시험 감독을 맡은 음악과 조교와 시험을 보려던 학생들까지 나와
    노조원들에게 "장소를 옮겨달라"며 항의를 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항의가 잇따랐지만,
    노조원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일부 노조 임직원들의 [막말]은 이때 불거졌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노조 측에 항의를 하던 고씨에게,
    "짓밟아 버리겠다. 죽여버리겠다"는 폭언을 퍼부은 것.

    당시 고씨에게 언어폭력을 가한 노조원 측은 "(누구도)노조집회의 권리는 막을 수 없다"며,
    "교내에서 집회하는 것을 학생들이 나서서 막으면 안된다"는 억지성 논리를 폈다고.

    결국 <공공운수노조>의 집회 소동으로,
    11시로 예정됐던 시험이 15~30분 정도 뒤로 늦춰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 ▲ 고씨가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관련 글 캡처.
    ▲ 고씨가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관련 글 캡처.

     

    ◆ 교내 소식지 "총학생회장이 노조에 삿대질" 오보

    총학생회실로 돌아와 분한 마음을 삭히던 고씨는,
    교내 소식지인 <대학문화>의 글을 보고 또 한 번 충격을 받게 됐다.

    총학생회장, 삿대질에 [망발] 파문...

    삿대질은 처음에 제가 학교에 도착했을때 우산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말을 하면서 손짓 표현을 하다 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엔 우산을 내려놓고 언성을 높이며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문화>에선 저의 어떠한 모습을 보면서 망발이라는 표현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고씨는 오전에 있었던 노조 집회 소동과 관련,
    자신이 노조 측에 [망발]을 했다는 소식지 보도에 대해
    "저한테 욕설을 퍼붓는 노조 임원들의 모습을 보았음에도 불구, 전후사정도 모른 체 글을 올렸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같은 학교 학우들이 교내에서 시험 본다는 걸 알았을 것이고,
    민원을 제기한 일반 학우들의 모습도 보았고,
    저한테 욕설을 퍼붓는 노조 임원분들의 모습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속보]라는 식의 전후사정도 모른 체 명예훼손 관련 글을 올린 <대학문화>가,
    과연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한 학교의 학생 자치기구로서 과연 오늘 있었던 노조 집회가
    [시험 기간 교내에서 집회하는 것이 아무 상관이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의문이 듭니다.


    ◆ <대학문화>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 게재

    고씨가 주장한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보인다.

    서울시립대 <대학문화> 교지편집위원회 관계자는 2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노조가 <전농관>에서 집회를 벌이기 직전, 학생 측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후 학생 측의 요구로 스피커 볼륨을 줄이는 등 소음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집회가 잘 마무리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립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고씨에 대해서도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오전에 집회를 하려는 측과 총학생회 사이에 작은 마찰이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페이스북에 고씨에 대한 사과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총학생회장이 오늘(23일) 그 일로 굉장히 바쁘다"며
    "교내 집회 문제와 관련,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밝혔다.

     

    ◆ 교직원 만류에도 [1백여명] 우르르 교내 진입

    본지 확인 결과,
    민노총 서울본부는 당초 "서울시립대 정문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집회를 연다"고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행사 당일 오전 10시경, 민노총 조합원 1백여 명은 [교내 진입]을 시도했고,
    학교 측 관계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전농관> 앞에 스피커를 늘어 놓기 시작했다.

    마침 학교에 나온 총학생회장이 당초 약속과 다르다며 강력하게 항의를 하자,
    노조 측 조합원들은 전농관에서 건너편 음악관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오전 11시부터 [가곡 실시시험]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총학생회장과 담당 교수들의 항의에도 불구,
    노조원들은 <음악관> 앞에서 오전 11시 40분까지 집회를 강행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서울시립대와 총학생회는 24일 중으로 민주노총 측에 정식으로 항의를 할 예정이다.

     

  • ▲ 2011년 1월 고용승계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홍익대 본관(문헌관)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청소원ㆍ미화원 노동조합원들.
    ▲ 2011년 1월 고용승계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홍익대 본관(문헌관)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청소원ㆍ미화원 노동조합원들.

     

    ◆ 2년 전 [홍대 외부세력 농성 사태] 연상

    2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홍익대학교에서 벌어진 적이 있다.

    2011년 정초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홍익대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은,
    1월 3일부터 교내 <문헌관> 일부를 점거하고 장기간 농성에 들어갔다.

    학교 총학생회 측이 "지금은 계절학기 시험 기간이다. 농성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노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시, [교내 시설 무단 점거] 외에도 문제가 됐던 것은 [외부세력] 개입 문제였다.

    특히 배우 김여진은 트위터 모임인 [날라리 외부세력]과 함께 농성장을 수시로 방문,
    청소노조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학교 측과 총학생회는 청소노조의 농성을
    [외부세력(민주노총·시민단체)]에 의한 [불법 농성]으로 규정하고
    조합원 측과 대립각을 벌여갔다.

    어머니들의 요구사항과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에 차이가 있다.

    학교와 청소노조 중간에 노총이 들어와 전달을 왜곡시키고 있다.


    총학생회는 민주노총이 아닌 어머니들과 개별적인 대화를 나누길 원했지만,
    민주노총은 "힘없는 노동자들만 학교에 남겨둘 순 없다"며
    청소노조와의 연대 투쟁을 강행했다.

    홍익대 경비·미화원들은 이후 50일 가까이 농성을 벌인 끝에 전원 복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