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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양치기 아들이었던 ‘호텔의 아버지’ 세자르 리츠(1850~1919)가 객실마다 전화기, 붙박이장, 욕실을 집어넣기 전엔 유럽의 호텔들도 여행객들이 이슬을 피해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는 여관(旅館)에 불과했다.
조선시대 ‘주막’이나 트래킹족을 재워주는 네팔의 ‘로지’같은 것이 전세계 숙박지의 옛 모습이다.중국도 현대식 고급호텔을 ‘밥집’이란 뜻의 ‘판디엔(飯店)’이나 ‘술집’이란 뜻의 ‘주디엔(酒店)’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일찍이 전세계 어디서나 여행객들을 위해 밥이나 술을 주고 잠도 재워주는 곳이 ‘여관(旅館)’이었던 것 같다.
● 리츠 호텔보다 수백년 앞선 ‘혼진’이 ‘료칸’의 전신
일본의 료칸(旅館). 우리나라 여관과 한자는 같고 발음은 비슷하지만 발전해 온 역사와 개념은 아주 다르다. 여인숙, 여관, 모텔, 호텔 등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숙박지 개념과 달리, 료칸엔 전통적인 요리와 에도시대 접대 서비스를 강조하는 리조트 개념에 온천욕으로 심신을 치료하는 ‘탕치(湯治)’개념이 결합돼 있다.
일본엔 리츠가 만든 유럽의 호텔들보다 1~2백년 앞서 지방 영주들을 위한 고급 숙박시설인 ‘혼진(本陣)’이 등장했다. ‘료칸’의 원조다.화산지대인 일본은 전국에서 유황온천이 펑펑 쏟아져 온천 지역의 기차역을 중심으로 온천호텔이 발달했다.
눈 많은 홋카이도 지역의 유바리 온천, 도쿄 인근의 하코네 온천, 오사카의 아리마 온천, 나고야의 게로 온천, 규슈 지역의 유후인 온천이나 벳푸 온천 등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본섬인 혼슈(本州)의 남서쪽에 위치한 규슈(九州)는 일본에서 세 번째 큰 섬으로 초기 일본 문명의 중심지이다. 규슈 후쿠오카 부근의 유후인(湯布院) 온천은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고 사계절 아름다운 경치를 담고 있어 일본 각지에서 즐겨 찾는 온천이다.
아침 일찍 아시아나항공으로 후쿠오카 공항까지 1시간 반, 거기서 여행사 차량이나 ‘기차+택시’로 다시 2시간 가면 점심 때면 유후인 역에 도착한다. -
- ▲ 유후인 역사
나라(奈良)시대(710~784년) 여행자들을 위한 무료 숙박지인 ‘후세야(布施屋)’, 헤이안(平安) 시대(794~1191년) 참배여행 귀족의 숙박지로 이용된 장원(지방 호족의 사유지)과 사원, 절 등이 일본 숙박지의 기원이다.
가마쿠라(鎌倉) 시대(1192~1333년)에 들어서면 싸구려 여인숙에 해당하는 ‘기친야도 (木賃宿)’가 등장한다. 식사는 제공하지 않고 장작 값만 받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에도 시대 (1603~1867년)에 비로소 길이 정비되고 화폐 경제가 발달해 상인들의 왕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식사를 제공하는 ‘하타고(旅籠)’가 생겨났다.료칸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온천여관만한 규모에 일본식 세심한 서비스만 덧붙인 곳도 많다. 기차역 부근 공동욕탕이 있는 작은 객실에 아기자기한 음식이 조금씩 나오는 소규모 료칸도 좋겠지만, 작심한 휴가라면 명문 료칸에서 모처럼 정갈한 일본요리를 먹으며 풍요롭게 쉬는 것도 좋을 터.
● 유후인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온천
유후인 역 인근 유노츠보 거리는 관광객을 위해 지은 동화속 마을처럼 예쁘다. 작은 기념품 가게, 과자-케익 등 먹거리 숍들과 카페들이 카메라 앵글 속으로 쏙쏙 들어온다. 모처럼 눈까지 내려 관광객들이 신났다.
유노츠보 거리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쁜 거리’로 꼽힌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일본인이라고 한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곳이 관광객들에게도 더 좋은 곳이다. -
- ▲ 유후인 마을 초입의 주택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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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후인 마을의 한 기념품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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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후인 마을의 골목. 전형적인 일본식 선술집 골목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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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후인 마을의 한 레스토랑
인근 온천호수인 긴린코 호수 근처엔 소바집도 있고 멋진 카페도 많다. 후쿠오카의 명산으로 꼽히는 유후다케 산이 마을을 아늑하게 둘러싸고 있다. 가깝게 보이고 갑자기 높아지는 산세가 알프스 산맥의 스키 리조트나 강원도의 험준한 국립공원과 사뭇 그 느낌이 다르다. 료칸에 가기 전에 호수를 둘러보고 소바 가게에서 점심을 먹는다. 료칸은 보통 입실 시간이 오후 3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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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린코호수에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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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린코호수
타마노유, 카메노이벳소, 무라타 등과 함께 유후인 5대 명문 료칸으로 꼽히는 ‘니혼노 아시타바(二本の葦束)’는 유후인 역에서 택시로 7분 거리의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로비에 들어서자 여주인이 특유의 일본식 상냥함과 과장되어 보이는 ‘리액션’으로 손님을 맞는다. 료칸의 여주인을 오카미(Okami)라고 부른다. 웰컴 드링크와 간식을 먹으며 오카미의 설명을 듣는다. 이 료칸은 10개의 객실이 숲속에 독립된 방갈로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옷(和服)을 입은 객실담당자는 ‘나카이상’이라고 부른다. 나카이상의 안내로 객실과 온천을 구경한다. -
- ▲ 니혼노 아시타바의 웰컴 드링크
‘니혼노아시타바’는 다른 손님들과 섞이지 않고 일행끼리 오붓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모든 객실은 별채로, 모든 탕은 전세탕으로 운영한다. 노천탕은 자정에 문을 닫지만 나머지 탕은 24시간 입욕이 가능하다. 오카미의 설명에 따르면 니혼노 아사타바는 도호쿠에서 200년된 료칸을 그대로 뜯어서 유후인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유후인으로 이사온 지 17년, 여주인은 이탈리아, 베트남, 중국 등 각지를 여행하며 기념품을 수집하고 핸드백 등 액세서리를 직접 디자인해 료칸 내에 박물관까지 열었다. 한국인이 일본 지배층의 조상임을 잘 알고 있다며 친한파임을 강조하는 여주인 덕분에 이 료칸은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이동욱․이시영 주연)’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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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노천탕 다이로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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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노천탕
료칸에선 언제든지 온천욕을 할 수 있게 유카타(浴衣)로 갈아입고 돌아다닌다. 유카타는 료칸마다 독특하게 만들어 유카타만 보고도 어느 료칸 것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노천탕이 2개 있고 나머지 6개는 반(半)노천 가족탕이다. 독탕이 딸린 객실도 몇 개 있지만 대부분 노천탕을 먼저 찾는다. 누군가 먼저 들어가면서 ‘입욕중’이라고 팻말을 돌려놓으면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게 규칙이다. 대노천탕은 십여명도 들어갈 수 있지만 다른 탕들은 2~3명이 들어갈 만한 규모다. 탕마다 탈의하고 세면할 수 있는 공간과 비품이 있다. 가족탕은 샤워기도 갖췄다. -
- ▲ 가장 큰 노천탕인 다이로텐부로. 먼저 들어간 사람이 '입욕중'이라고 팻말을 돌려놓으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게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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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우와 노 유도코로의 4개 노천탕 중의 하나로 2인용이다.
막부는 지방 영주들의 충성을 맹세하도록 하기 위해, 그들을 일정 기간 에도에 와서 머물게 하는 ‘산킨코타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교대로 에도와 영주들의 영지를 다니도록 했다. 그 때 시종들을 거느린 영주 일행의 숙박시설이 되었던 것이 길가의 역참이나 ‘혼진(本陣)’ 또는 ‘와키혼진(脇本陣)’이다.
지방의 명문가, 절, 신사, 부호 등이 이를 운영했다. 그러니까 ‘하타고’는 서민용 여관이고 ‘혼진’은 고급 호텔이었던 셈이다.에도 시대엔 목욕여행이나 관광 유람 등 ‘작은 여행’은 비교적 규제가 엄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대중 사이에서 여행 붐이 일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메이지(明治) 유신을 계기로 서양 문명이 밀려들고 철도가 건설되면서 지금처럼 철도역 앞에 료칸이 늘어났다.
길가의 오래된 ‘하타고’는 쇠퇴했지만 식사를 제공하던 관습을 남겼다. 영주들이 이용하지 않게 된 ‘혼진’은 유적이 되어갔지만 깍듯한 접대 문화를 키웠다. 료칸의 기원이다.
● ‘숲속 별채와 전세 노천탕’ 니혼노 아시타바의 매력
큰 탕(大露天風呂)도 좋고 작은 탕(竹林風呂)도 좋다. 돌탕(이시부로)도 좋고 목탕(히비키)도 좋다. 큰 탕 30분, 작은 탕 30분. 탕을 옮기다 길가 온천우물에 담긴 삶은 달걀로 배를 채운다. 온센다마고(온천달걀), 유황 때문에 몸에 좋다는 이 계란 꼭 먹어보고 싶었다. 여주인은 단풍 든 가을과 새순 돋는 봄이 최고라 했지만 눈 맞은 겨울산만 하랴. 청명한 하늘과 눈 내린 침엽수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한껏 마시며 두런두런 수다를 떨다보면 어느 새 이마에 땀이 맺히고 온 몸의 피가 살아서 돌아다닌다. 바람소리, 새소리 말고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게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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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혼노 아시타바 여주인의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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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소 사잇길에 온천물로 삶은 계란이 언제나 놓여있다.
작은 민속촌처럼 꾸며진 ‘니혼노 아시타바’엔 레스토랑,커피숍,박물관,바 등의 부대시설이 있어 밤낮으로 옮겨다니며 놀 수 있다. 료칸의 자랑인 가이세키요리(會席料理)는 객실에서 서비스를 받는 곳이 많지만 이 료칸에선 레스토랑의 별실에서 예약한 시간에 시작된다.
가이세키 요리란 에도시대부터 연회 요리로 유행했던 정식으로 일본의 정식요리인 ‘혼젠(本膳)’이 변형된 것이다. 처음부터 음식을 모두 차리는 혼젠요리와 달리 국과 생선회 등을 먼저 차리고, 다음 요리를 하나씩 차례로 내는 코스 요리라는 점이 특징이다. -
- ▲ 가이세키 요리
일본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은 식재료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남북으로 좁고 길게 뻗어 있는 일본열도는 아열대에서 아한대에 걸쳐 위치해 있어, 사계절이 확실하고 산과 강이 많아 동식물의 번식에 적합하다. 사방을 둘러싸고 바다에는 난류와 한류 양쪽 모두의 어패류가 잡힌다.
불교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고기는 먹지 않고 어패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식단이 이루어져 왔다. 기름이나 향신료를 별로 사용하지 않고 식재료 원래의 특색을 이끌어 내기 위한 연구가 발달했다. 제철에 나는 식재료 중시하고 그릇에 담는 데에도 계절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료칸에서 제공하는 최고급 일본 요리는 아름답고 맛이 빼어난데다가,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균형을 갖춘 웰빙 식사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종닭․와규․송어구이... ‘가이세키’요리의 진수
전채 모듬과 양파수프에 이어 토종닭으로 요리한 치리토리나베(전골)가 나왔다. 전골 냄비가 쓰레받기처럼 납작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오이타켄에서 생산되는 ‘와규’인 분고규 스테이크가 메인요리다. 목련잎으로 싼 송어 약선구이와 뿌리채소 위주로 만든 경단이 곁들여진다. 코스 요리의 양이 적지 않아 마지막 탄수화물을 피하려 해보았지만 고들고들한 밥과 개운한 미소 된장국에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일본 요리의 원점은 나라(奈良)시대 궁중 요리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먼저 그 시기에 불교의 영향으로 채소와 콩의 가공 식품을 사용한 세이진(精進)요리가 태어난다. 다도의 영향으로 차를 접대하기 전에 내놓는 간단한 요리가 뒤를 잇고, 무사 사회에서는 정식 일본 요리인 혼젠(本膳)요리와 주연을 수반하는 연회요리인 가이세키 요리가 파생된다.
각 지방에서는 저마다 고유한 교도 요리가 성장한다. 간토에서는 생선 초밥이나 튀김요리, 메밀국수, 뱀장어 요리가 유명하고 간사이에서는 가이세키 요리를 기본으로 한 요정요리가 발달한다.
메이지 이후에는 육식 습관이 늘어 지금은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한 퓨전요리가 일반적이다. 쌀과 고기, 생선, 야채 등 식재료의 브랜드화가 뚜렷한 것도 선진화된 일본 요리의 특징이다.료칸에서는 전통적인 일본 요리를 기조로 하면서 각 고장의 교도 요리나 퓨전화된 일본 요리를 가미해 각자의 개성으로 가이세키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침은 예약한 시간인 9시에 먹었다. 제철 채소와 무즙 나또가 신선하다. 연어구이와 감자 샐러드, 두부 부침, 온센다마고에 이어 밥과 국이 장아찌와 함께 나온다. 일본식 식사엔 장아찌가 제 맛이다.
료칸을 이용하는 일본인에게 요리는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 중의 하나다.
● 프라이버시 살리는 맞춤형 료칸 ‘샬레 트래블’로 설계니혼노 아시타바의 객실엔 저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2인용에서 5~6인용까지 다양한 규모를 갖춘 10개의 객실이 있다. 현대식 호텔 설비를 갖춘 객실엔 온천수로 데워놓은 고다쯔 (こたつ)가 있어 귤이나 군고구마 생각이 간절해진다.
고다쯔는 낮은 책상같이 생긴 곳에서 적외선 등을 달고 이불을 덮은 뒤 이불위에 또 윗판을 덮고 그 아래에 발을 넣어 몸을 덥히는 도구이다. 우리 나라의 화롯불 같은 전통 난방 시스템이다. -
- ▲ 우리의 화롯불에 해당하는 고다쯔. 온천수로 방바닥을 데워놓아 차를 마시며 오손도손 수다떨기에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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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혼노 아시타바의 숙소 약도
료칸은 객실당 요금을 받지 않고 손님 1인당 요금을 받는다. 숙박, 온천, 저녁과 아침 식사가 포함된다. 니혼노 아시타바의 객실료는 성수기 비성수기 구별없이 1인당 3~4만엔선. 성수기와 주말엔 이런 명문 료칸의 방은 구하기도 어렵지만 예약도 일본어로 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일반 여행사 료칸 패키지로는 오붓이 명문 료칸을 가기가 쉽지 않다.
‘도쿄 맑음’이란 도쿄 가이드 북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도쿄라는 도시 여행을 집중 소개했던 ‘샬레 트래블 앤 라이프(http://ryokan.tokyohare.com 02-323-1387)’는 럭셔리 료칸 패키지를 맞춤형으로 설계해주는 유일한 여행사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객들을 위해 따라다니는 가이드 없이 ‘항공-료칸 예약, 왕복 전용차량, 전화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속버스나 열차, 시내 관광 등을 여행객별로 안내해주고 예약해준다. 니혼노아시타바 1박+후쿠오카 호텔 2박3일에 1인당 1백만원 남짓. 니혼노아시타바 에서 2박을 하고 왕복 전용차량을 원한다면 1인당 70만원가량 더 내야 한다(2012년 12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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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료칸의 새벽 공기가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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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돌방의 모습
유후인 시내 관광명소로는 유후인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사기리다이(狭霧台)가 유명하다. 아침에는 분지인 유후인 마을을 덮고 있는 안개가 장관을 이룬다.
오피스 빌딩과 후쿠오카 전통의 백화점 이와타야를 비롯, 다양한 패션 빌딩이 들어선 텐진에선 규슈 지역의 최첨단 유행을 만나볼 수 있다.
도쿄역 설계로 유명한 다츠노 긴고가 설계한 후쿠오카시 문학관의 빨간 벽돌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바다를 따라 걷는 항구 산책로 ‘베이사이드 플레이스 하카타’엔 각종 컨벤션 시설과 멋진 레스토랑들이 볼거리고, 쇼핑객이라면 운하가 관통하는 ‘캐널씨티 하카타’를 놓쳐선 안된다.
넓은 연못을 중심으로 일본 정원과 후쿠오카 미술관 등이 있는 오호리 공원도 오후의 산책로로 좋다.
유후인에서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길엔 관광열차 ‘유후인 노모리’를 타도 좋다. 열차 도시락인 ‘에키벤’이 매진될 수 있으니 타자마자 3호차량 식당칸에서 벤또(도시락)를 사는 게 좋다. -
- ▲ 유후인 도시락열차의 '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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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후인 역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향수의 여왕’ 가브리엘 샤넬은 1937년부터 37년간 파리 리츠 호텔 객실에서 살았다. 그 당시 그녀가 애용했던 리츠 호텔의 식당 ‘에스코피에(Escoffier)’는 ‘코르동 블루’와 차원을 달리하는 최고급 요리 아카데미의 대명사다.
최고의 개인화된 서비스와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내세우는 것이 현대화된 최고 호텔들의 목표라면 료칸이야말로 호텔리어들의 로망이 아닐 수 없다. 료칸에서 누리는 사치는 일본판 리츠 호텔의 호사로움이라 할 만하다.
한국인들이라면 료칸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온천과 생선회를 즐기는 우리에겐 온갖 스트레스와 잔병들을 땀으로 내보내고 웰빙 음식으로 보양하는 것보다 더 편한 휴양이 어디 있겠는가?
2박3일쯤 완벽히 개인화된 숲속 공간에서 탕치(湯治)에 호사스러운 접대를 즐길 수 있다면 당장 사랑하는 사람과 짐을 꾸리지 못할 이유가 없겠다.<후코오카 유후인=이성복 칸 라이언즈 대표 palmdor@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