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 대통령 모두 ‘최고의 외교관’ 역할 수행“박근혜, 최고의 외교 대통령 되어야 한다”한미연합사 해체 연기, 중․일과의 관계 강화 등 과제 많아
  • 외교대통령이 필요한 이유


    이재춘 전 주러시아 한국대사


    박근혜 당선인의 역사적 소명


  • ▲ 이재춘 회고록 표지ⓒ
    ▲ 이재춘 회고록 표지ⓒ

    1.  1945년 8.15 광복이후 해방정국의 극심한 국론 분열과 좌우충돌의 혼란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초위에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국제정세의 흐름과 역학관계를 정확히 꿰뚫고 있던 이승만 박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국제정치와 외교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안목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은 그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고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와 정반대의 길을 택했던 북한 김일성 3대 세습정권의 오늘날 상황을 보면 이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예정된 코스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박정희 대통령도 혁명을 일으킨 군인이었지만 국가경영 차원에서 외교를 십분 활용한 업적들을 되돌아보면 그도 최고의 외교관이었음을 실감케 한다.

    야당과 반정부세력의 극심한 저항을 무릅쓰고 한․일간의 국교정상화와 월남파병을 단행함으로써 경제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하여 한․미동맹을 확고히 하여 ‘유비무환’의 탄탄대로를 마련할 수 있었다. 


    3.  지난 대선은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선거였다.  

    어쩌면 대한민국 건국 당시와 유사한 국내외 정세 속에서 우리가 그동안 가꾸고 지켜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더욱 견실하게 지키고 키워갈 수 있느냐, 아니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인하는 일부 불순세력과의 연대 하에 대한민국의 건국이념과 가치를 훼손하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것인가 하는 선택의 갈림길이었다.  

    이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100만 표 이상의 차이로 당선된 것은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그만큼 박 당선인의 역사적 소명 역시 각별한 것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교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


    1.  박근혜 당선인은 1974년부터 79년까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옆에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면서 주요국 정상들과의 면담 교류 등을 통해 격조 높은 대화능력과 외교역량을 쌓았다.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15년 동안 주요 국가 정상들과 친분을 맺고 신뢰관계를 축적해온 터라 외교에 관한한 ‘준비된 대통령’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이 우아한 이미지와 고결한 인품과 조화를 이룰 때 정상외교의 파급력이 커질 것이다.
    또한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 왔던 ‘원칙과 신뢰’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변정세 하에서 한국의 입지를 넓혀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세계화 시대에 한국이 처해있는 국제 환경, 특히 최근의 동북아정세는 심히 불안하고 유동적인데다, 원만한 국제공조와 협력 없이는 우리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외교대통령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외교목표는 두말할 나위 없이 튼튼한 안보와 북한 핵문제의 해결 그리고 이 기초 위에서 평화통일과 선진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3대 세습 체제에 아직은 근본적인 변화가 없고, 한반도를 에워싼 4강의 역학관계도 우리의 목표달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와 역행하는 듯 한 모습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한국이 직면해야할 외교적 도전은 만만치 않은 상황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3.  향후 5년간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는 동북아 정세는 다음과 같이 변하리라 보인다.

    첫째,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기본적인 권력구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나, 급변사태의 발생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둘째, 미․중 관계는 경쟁과 협조라는 기본구조는 유지 되겠지만 미국의 대중 견제력의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중․일 관계는 센가쿠 열도 영유권문제로 불안과 안정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일본은 자민당 정부의 헌법 개정 등을 통해 우경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미․일 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다섯째, 러시아는 계속 독자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교과제와 정책 제안


    1.  먼저 한․미동맹의 강화발전을 우리외교의 핵심과제로 계속 유지해야한다.

    2015년 12월로 예정되어있는 한․미 연합사 해체는 북한의 핵위협이 소멸되거나, 3대 세습체제가 바뀔 때까지 연기 또는 보완이 요망된다.
    위협이 증대되는데 방어태세를 오히려 약화 시키는 모순은 시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은 계속해 나가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각종 도발에 대하여는 국제연대를 통한 제재에 적극 참여하며, 도발행위에 대하여 ‘보상’하는 듯한 조치는 절대로 취하지 않는 등 원칙을 관철해 나가야 한다.

    3.  한․미․일 안보협력과 공조체제를 유지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계류 중인  ‘한․일 군사정보교류협정’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

    4.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중국과의 전략대화의 내실화 노력이 필요하다.
    급변사태의 경우에도 중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긴요하기 때문이다.

    5.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로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영토문제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대응 하여야 하지만, 기타 과거사와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는 냉정하고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며, 양국관계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6.  러시아와는 경제 에너지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의 변화를 설득할 수 있는 협력파트너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     어


    오늘날의 국제화 시대에 있어 대통령은 명실공히 그 나라 최고의 외교관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에 관하여는 대통령이 직접 교섭에 나서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특정의 외교행사 참석 자체만으로도 주요현안의 해결에 결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러한 활동과 행사에는 수많은 외교 인력이 동원 되어야하고, 이들의 절대적인 참여와 헌신이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정상외교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전쟁에서의 승리가 무명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없이는 불가능한 것처럼.

    대부분의 외교관들은 애국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철야교섭을 하기도 하고, 또 아프리카나 중동 등 험지에서도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통령이 그들의 수고와 헌신을 이해하고 격려해 줄 수 있다면 그들은 얼마나 더 열심히 할까?

    박 당선자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