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시간 넘게 사실상 감금, 애끓는 어머니 외침 뒤로하고 증거없이 의혹제기만..정황 수두룩한 아들 취업특혜 의혹에는 '인권', 20대 여성 인권은 어디로?
  • 죽창 대신 저마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었다.
    횃불 대신 저마다 노란 점퍼를 입고 목도리를 둘렀다.

    6.25 당시 지리산 일대에서 야간에 횃불을 밝혀 놓고 죽창으로 죄 없는 양민을 무참히 살해했던 빨치산의 행태와 다른 건 이 것뿐이다.

    20대 여성을 9평 남짓한 오피스텔에 가둬놓고 사흘 밤낮을 감금하고 있다.
    시커먼 남성들이 집앞에 우글우글 모여 고성능 카메라 플래시를 들고서 말이다.

    11일 오후 7시부터 13일 오전까지 40시간 넘게 대한민국 한 여성을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단지 의혹만으로.

    13일 오전 오상훈 민주당 종합상황실장은 오피스텔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금부터 민주당은 인원을 철수하고 자세한 입장은 당사에서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 1시 현재까지도 민주당은 감시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사실상 감금은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고, 감시를 위한 인력 5명 가량이 원거리에서 지켜보고 있다.”
      - 진성준 대변인

     

  • ▲ 국정원 여직원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집 문틈으로 어머니가 건네는 생수 병을 받고 있다. 걸쇠를 걸어서 문틈이 좁아 2L 생수 병이 들어가지 않자 김 씨 어머니는 “수돗물을 마시라”고 말하고 빵 봉지만 건넨 채 돌아섰다. ⓒ 연합뉴스
    ▲ 국정원 여직원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집 문틈으로 어머니가 건네는 생수 병을 받고 있다. 걸쇠를 걸어서 문틈이 좁아 2L 생수 병이 들어가지 않자 김 씨 어머니는 “수돗물을 마시라”고 말하고 빵 봉지만 건넨 채 돌아섰다. ⓒ 연합뉴스



    √ 피눈물 나는 어머니의 심정

     

    “안에 음식도 없다.
    (딸이)탈진 상태다.
    국회의원이 얼마나 높은 사람인지 모르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는가.”


    어머니의 애달픈 목소리가 들끓는다.

    11일 오후부터 자신의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28살 여성.

    국정원 직원이라고 해서 영화에서 봤던 특수요원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20대 여성이다.

    바깥은 욕설과 고성이 오간다.
    도저히 제 정신인 사람들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막장행태를 연출하고 있다.

    그런 곳에서 사흘째 엄청난 압박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링거라도 맞히고 싶다.
    그게 안 된다면 물과 음식이라도 들여보내게 해 달라.”


    여성의 어머니의 피눈물 나는 애원에 입구를 지키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는 버럭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 증거 없애러 가는 거 아니냐.”


    흡사 자신이 수사관이며 재판관이며 집행자인 듯한 말투다.
    인민재판에 등장하는 완장 찬 사람과 다를 게 없다.

  • ▲ 국정원 여직원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집 문틈으로 어머니가 건네는 생수 병을 받고 있다. 걸쇠를 걸어서 문틈이 좁아 2L 생수 병이 들어가지 않자 김 씨 어머니는 “수돗물을 마시라”고 말하고 빵 봉지만 건넨 채 돌아섰다. ⓒ 연합뉴스

    혹시나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올까 겁이 나, 부모를 만나는데도 현관문 걸쇠를 걸고 빼꼼히 얼굴을 내민 딸에게 어머니는 빵과 생수를 건넨다.

    그런데 2L 생수병이 안전걸쇠를 건체 살짝 연 문 틈사이로 들어가지 않는다.

    어머니는 ‘잠깐만 열어봐. 얼른 넣어줄게’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냥 수돗물 마셔.”


    바깥 상황을 더 잘 아는 어머니는 딸이 수돗물을 마시는 것보다 현관문 걸쇠를 푸는게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의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관계자가 출입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의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관계자가 출입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 이건 마녀사냥이다!


    경찰이 밝혔듯,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의 악성 댓글에 대해 경찰에 제출 혹은 밝힌 증거는 지금까지 아무 것도 없다.

    “저 여자는 마녀다.
    물에 던져봐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니고 뜨면 마녀다.
    확인해보자.”


    중세의 마녀사냥과 이게 뭐가 다른가?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억지로 끌고 온 행태를 조목조목 살펴보자.


    1. 증거도 없이…

    민주당은 지난 10월에 신원미상의 제보자로부터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악의적인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는 제보를 들었다고 했다.

    제보자의 신원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제보자가 제보하면서 어떤 증거나 정황을 제시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아무런 증거나 정황이 없다면, 그런 근거 하나 확인 안하고  오로지 음모론에 제1야당이 목을 매었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기가 된다.

    하긴 민주당은 2002년 대선에서도 김대업이라는 희대의 사기꾼을 내세우면서 대국민 사기극을 행한 적이 있는 곳이다.


    2. 국정원을 사찰?

    제보를 받은 민주당은 두달간 국정원 직원들을 추적했다.

    정보기관을 사찰한다?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지난 2개월 동안 감시한 결과, 이 여직원의 출퇴근 시간을 조사하고 동선을 추적한 결과 국정원 직원으로 밝혀졌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12월 7일 금요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했다.
    10일 월요일에는 11시30분에 출근해 2시30분에 퇴근했다.
    11일 화요일에는 오전 10시50분 출근해 오후 1시30분에 퇴근했다.”
        - 문재인 후보 캠프 진성준 대변인


    그러나 민주당은 이 여직원의 출퇴근 시간 및 동선을 어떻게 확보하였는지, 어떠한 내용의 비방 댓글을 달았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없다.

  • ▲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의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관계자가 출입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3. 정작 여론 선동은 누가 하나?

    민주당은 국정원이 여론 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선동은 다른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을 둘러싼 각종 말도 안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Q 여직원은 왜 문을 열지 않았나?

    A 처음에는 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저녁 7시께 민주당의 신고로 경찰관 1명, 선관위 직원 1명이 여직원 오피스텔로 찾아가 방 내부를 둘러봤다.

    1시간 후 민주당 관계자들과 언론사 기자들, 문재인TV 방송단 등 수십명이 오피스텔로 찾아와 문을 열라고 요구했다.
    남자 수십명과 카메라 수십대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직원은 문을 열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는 ‘여직원이 캥기는게 있으니까 문을 안열어주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의혹이 판을 치고 있다.

    20대 여성이 수십명이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상황에서 문을 여는 것이 더 이상하다.
    게다가 국정원 직원이 방송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국정원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Q. 왜 처음에는 국정원 직원인 것을 부인했나?

    A. 간단하다.
    국정원 직원은 국정원법상 자신의 신분을 절대 외부에 노출시켜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문재인 후보 측은 인터넷 생중계를 하면서 여직원의 사적 주거공간의 주소, 여직원의 실명, 나이를 공개했다.
    여직원 오빠의 얼굴까지 문재인TV에서 그대로 방영됐다.

    하지만 문재인TV는 여직원이 오빠가 오면 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아무리 오빠가 와도 수십명의 남자가 오빠를 ‘제압’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을 열지 않은 여직원에게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 ▲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의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관계자가 출입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국정원 직원 불법선거 운동 혐의 의혹과 관련해 브리핑했다.
    경찰은 문 후보 비방 댓글 작성 등 불법선거 운동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다각도로 조사했지만 범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4. 일방적인 언론플레이

    민주당은 여직원의 부모가 온 뒤 사태가 대치상태로 이어지자, 희한하게도 오피스텔 진입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습격이 아니라 진짜 언론사 기자들이 함께 취재하게 되면, 상황이 불리해질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단을 형성한 현장 취재기자들이 함께 여직원의 컴퓨터 사용 내역을 확인해보자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다.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김 씨를 만날 게 아니라 국정원장, 국회 정보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할 일”이라면서 여전히 오피스텔을 지키고 섰다.

    이슈를 만들고 여론을 선동할 시간을 잡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TV방송이 역삼동 오피스텔 현장을 실황 중계하자 민주당의 이런 의도는 맞아떨어졌다.

     

  • ▲ 12일 오후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역삼동 오피스텔을 지키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들. ⓒ 정상윤 기자
    ▲ 12일 오후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역삼동 오피스텔을 지키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들. ⓒ 정상윤 기자


    √ 댓글 선동은 참여정부 전유물 아니었던가?


    사실 인터넷 댓글로 여론을 선동한 사례는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됐다.
    공무원을 동원한 댓글 달기 운동이 밝혀지면서 경악을 불러 일으켰었다.

    당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언론 기사에 댓글을 달았고 정부는 이를 독려했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비판적인 언론 기사를 반박하고 홍보 기사를 칭찬하는 내용을 댓글로 대응했다는 내용이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언론보도에 대해 한 달 평균 284건의 댓글을 달았다는 것.
    하루 평균 9.4개씩이다.

    게다가 참여정부는 국정홍보처가 중심이 돼 공무원들의 댓글 달기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통제하기 위해 각 부처 공무원의 인터넷 접속 IP 제출을 강요하는 공문을 보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공무원 사회에서는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나왔고, 이 사실로 여론이 들끓게 되자 이 지시는 무마됐다.

  • ▲ 문화일보 보도 ⓒ 캡쳐화면
    ▲ 문화일보 보도 ⓒ 캡쳐화면


    √ 문재인 아들 집 앞에 진 쳐봐야 정신 차리나?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문재인 후보는 아들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이렇다 할 해명도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야 뭐 정치인이니까 검증 대상이 된다 치고, 아들은 인권 문제도 있는 거 아닌가.”


    30대 초반인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와 20대 후반 국정원 여직원은 비슷한 나이 또래다.

    학력증명서도 나중에 제출했는데 합격했고, 문 후보 아들 한명만 지원해 합격했고, 공고에도 찾아볼 수 없는 ‘동영상 전문가’라는 점을 정확히 알았고, 지원기간도 대폭 축소됐다.

    문 후보 아들 취업 특혜에 대한 의혹

    1. 학력증명서 모집 기간 내 미제출
        (응시원서 하나로 통과)
    2. 허위 채용공고를 통한 1인 단독지원
    3. 단독지원에도 불구하고 재공고 없이 합격
    4. 내부규정을 무시한 맞춤형 채용공고
       (통상보다 훨씬 짧은 기간만 공고)
    5. 홈페이지 공고 없이 ‘워크넷’에만 공고

  • ▲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 ⓒ 문진요(문재인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제공
    ▲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 ⓒ 문진요(문재인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제공


    문 후보 아들은 이런 정황과 증거가 있음에도 문 후보는 ‘인권’ 하나만으로 모든 해명을 대신했다.

    문 후보 아들 집에 새누리당 당직자들이 영장도 없이, 아니 설령 영장이 있다고 해도 진을 치고 ‘취업 특혜 의혹 자백’을 받겠다고 해도 이렇게 지켜보고 있다면, 문 후보의 반응은 무엇일까?

    "사람이 먼저다!"

    이렇게 일갈할 터인데, 국민 들 귀에는 아마 "우리 아들이 먼저다!"로 들릴 지도 모른다.

    문재인 후보 눈엔 국정원 20대 처녀는 사람도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