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르다는 것과 미쳤다는 것
         
     천재와 보통 사람 사이는 종이 한 장의 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은 크게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희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Diogenes)는 집에 들어 살지 않고 통 속에서 살면서, 그를 찾아와 “내가 뭐 좀 도와드릴 일이 없을까요”라고 묻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당신이 햇볕을 가리고 있으니 좀 비켜서세요”라는 한 마디 부탁 밖에 하지 않았답니다.

    대낮에 등불을 들고 아테네의 시내를 두루 다니는 디오게네스에게 누군가가 물었답니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웬 등불은?” 철학자는 대답했습니다. “‘사람’ 찾는다”는 그 ‘사람’을 진정 사람다운 ‘사람’, 진실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디오게네스의 속마음을 우리 범인들도 좀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독일 철학자 니체는 “신(神)은 죽었다”고 외쳤고 프랑스 작가 모파상은 “꽃이 피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였고, 화란의 천재 화가 고흐(Gogh)는 격정을 못 이겨 자기의 귀를 잘랐습니다. 이들은 모두 비범인들이었으나 정신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직을 가진 자들 중에는 근년에 ‘태극기’를 미워하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놈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인공기를 좋아하고 인민공화국의 ‘국가’를 부르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물론 “통일이 되기까지는”이라고 변명을 할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북에 가서 “인공기를 걸지 말고, 인민공화국의 국가를 부르지 말고 통일의 그 날까지 견디자”고 제안해 보세요.

    천재도 미치는데 속물이라고 미쳐선 안 된다는 법이야 있겠습니까마는 제발 그러지 말고 “통일의 그 날까지는 나는 단식하겠다”고 하세요. 그런데 그 ‘단식’을 교육감실이나 시장실에서 하지 말고 집에 가서 하세요. 내 부탁은 그것 뿐입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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