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중 첫 방문..포격 위험 무릅쓰고 메시지 전달“통일까지 NLL 목숨 걸고 지켜야”, 野 “정치 의도 의심돼”
  • 북방한계선(NLL)과 불과 3.4km. 쌍안경만 있으면 북한 병사들의 초소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그 곳.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께 북한의 무차별 포격에 대한민국 민간인 2명과 해병대 2명이 목숨을 잃은 그 곳.

    18일 대한민국 영토 최전선에 이명박 대통령이 섰다.

    “연평도에 벌써부터 오고 싶었다. (하지만)장관도 안 된다고 했다. 나보고 함부로 가는 곳이 아니라고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이번에는 아주 미리 말을 안 하고 하루 전날 급하게 결정했다.”

    연평도 방문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다.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곳이라 그동안 단 한명의 대통령도 방문한 적이 없는 곳이다. 안전 문제 때문이다. 그나마 조금 남쪽에 있는 백령도조차 천안함 사건 당시 이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 유일했다.

  • ▲ 18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 연평부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 OP(관측소)에서 망원경으로 북측지역을 관측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 연합뉴스
    ▲ 18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 연평부대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 OP(관측소)에서 망원경으로 북측지역을 관측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최근 벌어진 22사단 노크 귀순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 군의 기강 해이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직접 22사단을 방문할 경우 자칫 문책의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북한의 공격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연평도를 위험을 무릅쓰고 택했다. 직접적인 질책보다는 위험을 무릅쓴 국가원수의 솔선수범인 셈이다.

    지난번 이 대통령이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독도를 방문한 것이 일본에 전한 외교 메시지라면 이번 연평도 방문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 당시 북한의 포탄이 떨어진 자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이런 도발이 오면 우리는 반격을 여지없이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무기를) 강화하는 것은 반격을 보강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준비를 하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북이)도발하면 반격을 강하게 해야 한다. 연평도도 최선을 다한 것이다. 해병대 병사들의 모범사례다. 휴가 간 사병도 도망간 것이 아니라 돌아왔다. 정말 철모에 불이 붙은 것도 모르고 싸웠다. 이때 모습을 (북한이) 보고 함부로 도발을 못할 것이다.”

    무력 도발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평도 방문으로 대한민국에도 하나의 메시지를 보냈다.

    “통일이 될 때까지는 우리 NLL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 평화를 유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여기 와서 보니 NLL이 얼마나 중요한지(알게 됐다). 그래서 바로 평화를 지키고 도발을 억제하기 때문에 이 선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남북에 다 도움이 된다.”

    정치권 공방이 일고 있는 ‘NLL이 영토선인가?’라는 논란에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는 말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어떻게든 NLL을 무마시키려는 북한의 계략에 몇 차례의 교전까지 벌이며 지킨 우리 영토인 만큼 이를 둔 논란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 담겨 있다.

  • ▲ 18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파괴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 건물은 파괴흔적을 그대로 보존해 안보교육관으로 활용된다. ⓒ 연합뉴스
    ▲ 18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파괴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 건물은 파괴흔적을 그대로 보존해 안보교육관으로 활용된다. ⓒ 연합뉴스


    하지만 NLL은 영토선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민주통합당은 이 대통령의 이런 방문이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의 말이다.

    “새누리당에 의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소모적 정쟁이 거듭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이번 방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연평도 포격사건 2년을 앞두고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도 (연평도 포격)사건 발생일이 11월23일이 한 달도 넘게 남은 시점이어서 뭔가 작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진심으로 이 대통령이 안보문제에 대한 책임을 갖고 방문했다면 연평도가 아니라 '노크귀순'으로 철책선이 뚫린 동부전선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