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盧'와 '金'은 무슨 말을 주고받았나?
       
     어느 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온 자가 “노무현과 김정일이 발표한 ‘10.4 공동성명’을 남쪽이 준수하지 않아서 연평도 근해의 파도가 사납게 일고, 남북 관계가 매우 껄끄럽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대선을 두 달 남짓 남겨둔 이 시점에서 ‘10.4 공동성명’을 둘러싼 의혹이 날마다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 두 사람 사이에서 오고 간 ‘NLL대화록’의 내용이 무엇이길래, 한 쪽에서는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공개하면 남북 관계가 파탄이 난다”며 벌벌 떨고 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이 매우 흥분한 어조로, ‘노’가 ‘김’에게, “수도권서 주한미군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는데, 아무렴 국회의원까지 된 사람이 그런 중대한 문제에 관하여 새빨간 거짓말을 할리는 없고 만일 그것이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면 그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겠습니다.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딜 향해 가는 겁니까. 일반 유권자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나 거짓은 많아도 사실은 하나입니다. ‘노’가 “수도권서 주한미군 내보낼 것”이라고 했는가 안 했는가, 둘 중의 하나만이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만 밝히면 문제는 끝나는 것입니다. ‘NLL대화록’이 있다는 것은 쌍방이 다 시인한 셈이니, 어느 쪽이 대한민국에 유리한가, 불리한가만 판별되면 될 일!

    그러나 한 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략적인 것인지는 몰라도, NLL은 있어야 하고, 수도권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을 내보내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 세 후보가 공감대를 마련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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