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새로운 정치에 홀씨 되겠다" 朴 제안 거절박선숙과 공동본부장 체제…安 "함께 일하고 싶었다"
  •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운데)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인 '진심캠프'에서 이날 캠프에 합류한 김성식 전 새누리당 의원을 소개하며 손을 마주잡고 있다. 왼쪽은 박선숙 선대본부장.  ⓒ 연합뉴스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운데)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인 '진심캠프'에서 이날 캠프에 합류한 김성식 전 새누리당 의원을 소개하며 손을 마주잡고 있다. 왼쪽은 박선숙 선대본부장. ⓒ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성식 전 의원이 7일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후보 캠프에 공동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새누리당 출신 인사로는 첫 영입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의 안철수 캠프 합류가 새누리당 소장파 출신들의 이탈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짙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공평동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무소속 정치의병'을 자임하며 벌판으로 나왔던 저는 이제 안철수와 함께 새로운 정치의 작은 홀씨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안 후보와 박 본부장이 함께 배석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2월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앞두고 신당 창당 수준의 재창당 등 전면쇄신을 요구하다 관철되지 않자 정태근 전 의원과 동반탈당했다.

    그는 "낡은 정치판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가까운 장래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국정과 정치가 새로워지고 경제·사회적으로 따뜻해지는 날이 와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안 후보와 통했다"며 합류 뜻을 설명했다.

    그는 캠프본부장을 맡아 민주통합당 전 의원 출신인 박선숙 총괄본부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캠프 전면에서 뛰게 된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김 전 의원을 두고 "같은 뜻을 갖고 있어 함께 일하고 싶었다.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한 김 전 의원이 힘을 더해줬다.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모든 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 같은 기재위 소속 朴 주최 세미나 사회봐

    김 전 의원은 정책 측면의 쇄신을 강조해 온 경제전문가로 꼽힌다. 18대 국회에서 쇄신파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초대 간사를 지냈다.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당내에서 쇄신 목소리를 내면서 대기업과 부자보다는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정책 추진 등 정책기조의 변화를 요구해 왔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김성식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 중심의 한국형 고용복지 모형 구축 관련 정책 세미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김성식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 중심의 한국형 고용복지 모형 구축 관련 정책 세미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에는 정책위부의장을 맡아 ▲추가감세 철회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비정규직 대책 등을 주도했다. 정책위부의장 사퇴 후에도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을 골자로 한 부자증세와 3조원 규모의 민생예산 확보 등에 앞장섰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는 '각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년 간 같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박 후보가 주최한 '고용복지 세미나'에 사회를 맡았다. 박 후보는 김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박 후보가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쇄신 논의과정에서 탈당을 감행, 4.11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새누리당은 총선 당시 옛 지역구인 서울 관악갑에 전략적으로 후보를 내지 않는 '배려'를 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최근까지도 김 전 의원에게 캠프 영입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안 후보의 출마 선언 당일부터 이어진 '함께하자'는 러브콜에 안 후보 캠프 합류를 결정했다고 한다.

    박 후보는 이날 김 전 의원의 안철수 캠프행에 대해 "그분의 판단에 따라 하신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 與 인사 추가탈당 신호탄 될까

    여권 내부에서는 김 전 의원의 안 후보 캠프 합류가 새누리당 쇄신파 혹은 비박계 인사들의 추가 이탈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의원의 합류로 지난해 김 전 의원과 동반탈당했던 정태근 전 의원과 '국회 폭력사태'에 환멸을 느끼고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홍정욱 전 의원 등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원희룡·고진화 의원, 민주통합당 일부 낙선 의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정태근·홍정욱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 어떤 기획으로 되는게 아니라 소명이 통하면 발걸음도 함께 하기를 기대할 뿐이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쇄신파 출신'인 여권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데 대한 캠프 내부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해 당장 무더기 영입이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당장 '새누리당을 옮겨왔다'는 지적에다가 캠프의 정체성이 흐려지는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어 야권과 균형을 맞춰가며 시기적으로 조절해 영입하겠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당 쇄신을 외치며 떠난 사람인데 대선을 앞두고 함께 가기 위한 노력을 더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