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환의 송환에 성공한 것이 사대외교인가?
     
     
     '작지만 강한국가'를 구현하여 국익을 확보해야 
     
    중국을 상대로 영사협약도 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방화된 경제구도 하에서도 정치사상적으로는 굳건히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에서 그것도 국가안전위해 혐의를 받고 있는 자국민을 석방시켜 송환토록 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할 일이다. 
     
    유동열   
     
     중국 공안당국에 의해 국가안전위해죄 위반 협의로 114일간 장기억류 상태에 있던, 김영환씨 일행이 정부의 노력으로 최근 송환되었다. 늦었지만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김영환씨 수감중 영사면담이 지연되고 중국 공안당국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정부당국의 늦장 대응 등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또한 오늘(8월9일) 조간신문을 보니 외교부가 파악한 외국에 수감된 우리 국민 숫자 즉 해외수감자의 통계가 실제와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당국은 김영환 억류사건을 계기로, 당연히 재외국민 보호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영사협약도 체결되지 않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중국정부를 상대로 각고의 노력 끝에 김영환씨 일행의 송환에 성공한 공을 외면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사대외교, 저자세 외교 운운하며 정부당국을 비난하는 것은 심히 잘못된 처사이다.
     
     예를 들면, 자기 실수로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사람을 어려운 주변 여건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구해줬더니, 고마워하기는 켜녕 왜 이렇게 늦게 구해줬냐고 도리어 화를 내는 격이다.
     
     중국은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간에 G2(그룹2) 반열에 오른 초강국이다. 이런 중국을 상대로 영사협약도 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방화된 경제구도 하에서도 정치사상적으로는 굳건히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에서 그것도 국가안전위해 혐의를 받고 있는 자국민을 석방시켜 송환토록 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건전시민 운동권 및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정부당국의 외교적 노력을 폄하하고 사대외교로 매도하며 비난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며,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중국이 국가안전 문제라며 영사면담을 거부해도 현 상태에서 우리정부가 중국에 취할 카드는 거의 없는 실정이며, 쉽게 말하면 중국당국의 배려(?)에 기대해야 하는 형국이다. 북한과의 관계나 탈북자 문제 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여 아직까지 중국과의 영사협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 조속히 실현시켜 재중 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자국의 이익 관철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무한경쟁하고 있는 국제정치 무대에서 대한민국이 가질 수 있는 힘은 도덕교과서에서 언급하는 ‘정의와 이성’이 아니라 ‘국력’인 것이다. 우리가 G2 반열에 있는 중국을 상대로 수평외교, 자주외교를 외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 한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능가하는 국력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심국가였다면, 우리 국민을 명확하지도 않는 죄목으로 장기간 억류하며 가혹행위 등을 일삼는 행동은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하고 정부당국에 사대외교, 저자세 외교 운운하며 맹공을 퍼붓는 것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세간의 말처럼 우리 국민이 헌신의 노력을 기하여 어떤 국가도 우리를 무시할 수 없도록 우리 국력을 신장시키는 것만이 ‘제2의 김영환 억류, 고문사건’을 막는 길임을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이스라엘처럼 ‘작지만 강한 나라’를 구현해야 한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이미 확인한바 있다. 해방직후 1948년 건국당시 세계 최빈국중 하나였던 신생 대한민국이 우리 선배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오늘날 세계12위권의 경제강국 반열에 오른 것이 그 예이다. 현재 열리고 있는 런던올림픽에서도 제4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도 대한민국의 힘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강대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도약과 더불어 정치문화의 후진성 극복, 종북세력 등 반국가이적세력들의 척결, 건전한 국가관과 안보관 및 준법선진의식 정착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과 같은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에서 재외국민들의 선교활동, 탈북지원활동, 북한민주화활동 등에는 많은 위험성이 뒤따르고 있어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이들 단체나 인사들의 활동을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와 같은 관대한 법문화의식이 중국에서 통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일부 단체나 인사들의 대의에 집착한 사려깊지 못한 행동 결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엄청난 외교적 노력 외에도, 보이지 않겠지만 정치외교적으로 많은 양보 등을 해야 하며 이는 결국 국력소모로 이어진 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2007년 정부당국의 여행자제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쟁이 불안정한 중동 모 국가에 선교활동하러 갔던 교회인사들이 집단 납치되어 결국 엄청난 몸값(다 국민 혈세임)과 외교적 양보와 굴욕을 치루고 풀려난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관련자들의 냉철한 자숙이 요망된다.
     
     당신들이 말하는 사대외교 등 외교적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이제 냉정한 시각으로 넓은 세계를 보며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