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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6일 비박(非朴·비박근혜)주자들의 파상공세에도 흔들림없는 행보로 일관했다.
4.11총선 공천헌금 의혹을 놓고 김문수·김태호·임태희 후보들은 이날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 후보를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당 윤리위가 파문에 연루된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지만 총선을 이끈 박 후보의 책임을 물으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 낮은 자세로 쇄신·화합 메시지그러나 박 후보의 맞대응은 없었다. 오히려 낮은 자세로 '쇄신과 화합'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비박주자들과 함께 가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비온 뒤 땅 굳는다고 하지 않느냐. 앞으로 어떤 문제라도 함께 해결하고 단결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우리 네 분 후보님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대선 승리, 반드시 이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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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6일 오후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선거인단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호 임태희 박근혜 김문수 안상수 후보. ⓒ 연합뉴스
공천헌금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하면서,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공천의혹은 사실여부를 떠나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만약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이다."
"그런 구태 정치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고, 얼마나 많은 아품을 겪어왔느냐. 이 일은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빠른 시일 내 밝혀 관련된 사람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저 박근혜 다시는 우리 정치에서 공천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더욱 철저하게 시스템화 해 개혁해 나가겠다."
특히 일각에서 그가 지난 총선을 진두지휘 한 데다가 연루된 현기환 전 의원이 그의 측근인 점을 들어 '책임론'이 자신에게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중대범죄' '엄중처벌' 등 강력한 톤으로 비판했다.
전일 7인 연석회의에서 공천헌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당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황우여 대표가 책임을 진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당 대표 사퇴'로 갈등이 봉합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점이기 때문이다.
◈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 멘붕 올 지경"박 후보는 최근 사태와 비롯해 자신과 관련한 '네거티브' 공세가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지난 4년 간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하며 줄곧 여야 정치권의 공격대상이 돼 왔지만,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질 수록 사생활 의혹 등 갖가지 루머까지 혼합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박 후보는 "저는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서 멘붕이 올 지경이다"라고 말하며 잠시 헛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그런 것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국민을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 지난 총선 때 국민과 약속했던 것도 꼭 지켜나갈 것이다. 그것이 신뢰를 보내 주신 국민께 보답하는 길이다. 여러분과 함께, 우리 정치 확실히 바꾸어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정부 반드시 만들어내겠다."
그는 이번 위기도 디도스파문·전당대회 돈봉투 등 일련의 사건들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4.11 총선 때처럼 강도높은 쇄신과 개혁으로 헤쳐나가겠다는 확고한 입장도 밝혔다.
"불과 몇개월 전 어떠했는가. 민심은 싸늘하게 등을 돌렸고, 당은 존폐위기에 있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신뢰 되찾기 위해 개혁하고 쇄신하고 변화시켰다. 이제 우리 다시 시작하자. 그때 절박한 심정, 간절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
◈ 상처 입은 朴, 신뢰회복 가능할까박 후보는 총선 때보다 더 강도 높은 쇄신·변화로 무너진 '신뢰 회복'을 약속했으나 이번에도 '박근혜표' 신뢰가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개혁 공천·시스템 공천을 약속하며 무더기로 현역 의원들을 교체하는 등 강도 높은 쇄신을 이뤘다고 자평한 가운데 정치권의 고질병인 돈 문제 의혹만으로도 입은 상처가 크기 때문이다.
만일 검찰수사 결과에 '돈 거래' 사실이 일부라도 드러날 경우, 대선정국의 태풍이 될 전망이다.
이 경우에는 기성 정치권의 실망감이 극대화 돼 이른바 '무당파' 등 제 3의 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지지와 기대가 쏠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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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오전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후보도 이러한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다. 대선정국의 열쇠가 검찰수사에 달린 만큼 일단은 낮은 자세로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자유주제 발표에서는 '박근혜 흔들림없이 앞으로-'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요인 <앞으로>를 일부 개사해 만들어진 노래가 배경으로 흐르는 동안 다음과 같은 해설이 흘러 나왔다.
"아무리 그를 흔들어도 박근혜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 어떤 네거티브에도 박근혜는 굴복하지 않는다. 새누리당 승리를 위해 대한민국 승리를 위해 박근혜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는 이어 합동연설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강력한 대권 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 선거가 135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러분이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온 힘으로, 대선 승리의 선봉에 서달라. 반드시 승리해서 12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함께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