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의전관광 전문업체 코스모진여행사 정명진 대표빌게이츠, 제시카 알바 등 셀럽들 '극비 방한' 관리
  • 세계 유명 셀러브리티, 극비리 한국 방문..왜?

    "지금도 할리웃 스타가 한국에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사실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아주 극비리에…. 얼마 전에도 이름만 대면 다들 아실만한 유명한 미국 가수 분이 한국에 아주 오래 머물다 가셨어요. 한 1주일 이상 체류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개인스케줄과 한류와 관련된 비지니스 제휴 문제로 오신 것 같더라구요."

    외국인 VIP 의전관광 전문업체 코스모진(COSMOJIN)을 이끌고 있는 정명진(사진) 대표는 불과 며칠 전 미국 톱스타가 한국을 몰래 다녀 간 사실을 귀띰하며 "요즘 들어 개인적인 이유로 한국을 찾는 외국 유명 인사들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한국이 '꼭 가봐야 하는 나라'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그동안에는 일본과 중국에 가기 전, 며칠 들르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처음부터 한국 관광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죠. 비지니스나 회의 같은 사업차 오시는 손님들도 많이 계시구요."

    정 대표는 "한국의 국력이 신장하면서 자연스레 교역량이 확장됐고 인적 교류가 잦아졌는데, 최근 한류 열풍이 불면서 단순한 비지니스 차원을 떠나 어느새 한국이란 나라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저희가 일거리가 없어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 역시 문을 닫아야 되는 상황일 거예요. 반대로 저희 회사가 잘 나가고 있다면 그건 분명 우리나라의 심장이 여전히 팔팔 뛰고 있다는 방증일 겁니다."

    일반 여행객이 아닌, VIP를 상대로 '의전 관광'이라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스모진은 2001년 한 국제회의용역업체(PCO)에 다니던 젊은 여성에 의해 태어났다.

    국내에서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릴 때마다 외국에서 온 귀빈들 관리하는 업무를 하던 정 대표는 여타 에이전시에 대행을 맡길 경우 서비스 품질이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아 낭패를 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10여년 전 만해도 국내 여행업계 상당수가 중국와 일본 관광객에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라 VIP를 핸들링하는 자체가 생소했던 것. 

    'VIP 의전(儀典)'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업무상 어려움을 겪던 정 대표는 결국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가이드 업무를 할 때 저희도 인력이 모자라 보통 에이전시 같은 여행사에 대행을 맡기게 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면 서비스 품질이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았어요. 대부분 중국 쪽에 치중하다보니 VIP를 핸들링하는 자체가 생소했던 거죠.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분들은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라 차량 어레인지나 가이드 서비스의 품격을 하이클래스로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거죠."

    창업 초기, 자신과 직원 2명, 그리고 책상 하나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던 정 대표는 창업 11년 만에 국내 유수 호텔에 총 6개의 직영점을 둔 중견기업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IMF로 온 나라가 시름을 앓고 있었지만 뚝심 하나로 버틴 정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객수를 점차 늘려갔고 마침내 VIP 의전 관광이란 특화된 분야의 전문 업체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 "열심히 했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다른데 눈을 안팔고 하다보니 길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코스모진을 창업하기 전, 2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98년에 동료들과 동업으로 작은 업체를 시작했어요. 약 3년 동안 멤버들과 손발을 맞춰 일을 했었는데 모두가 최선을 다해 전념한 덕분에 큰 위기는 겪지 않았어요 물론 당시 IMF사태가 터지고 사회·경제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은 있었지만 저희에겐 대한민국이라는 든든한 백이 있었죠. 우리나라가 활발한 교역을 멈추지 않은 덕분에 저희 역시 불황의 파고를 잘 넘었던 것 같아요."

    이른바 하이클래스 서비스로 'VIP 의전'을 유치, 수년만에 여행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코스모진은 한국관광공사와 손을 잡고 전문 가이드를 배출하는 인력 풀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6월부터 한국관광공사에서 '프리미엄 명품 가이드 육성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가이드 교육은 오퍼레이터, 여행 기획 분야에 경호 기술까지 접목시켜 그야말로 한국 관광 업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길러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저희가 시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 체득한 것들을 체계화 해서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철저희 저희 신입사원용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업계에 배출할 수많은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겁니다. 최근 관광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가이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또 미주나 유럽은 기본이고, 예전에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아랍권이나 러시아에서도 굉장히 많은 손님들이 몰려 오고 있어요. 이런 분들을 핸들링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생겨나야 합니다."

    정 대표는 유명 인사들을 상대하는 일이니만큼 보람도 크지만, 반대로 심적 부담이나 스트레스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TV나 신문에서나 보던 분들을 저희는 직접 상대하니, 일반 시민들이 보기엔 부럽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잘 알려진 셀러브리티일수록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 되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또 돌발 상황이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보안이나 안전 문제도 늘 신경을 써야하는 만큼, 입국부터 출국하는 그 날까지 저희 직원 모두는 초긴장 상태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의외로 소탈한 모습을 보여 업무를 통해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된 스타도 있다"며 얼마 전 방한해 화제를 모았던 헐리우드 톱스타 제시카 알바를 거론했다.

    "스타답지 않게 굉장히 착했어요. 거물급 VIP들은 원래 기념 사진을 잘 안찍는데 제시카 알바는 저희 직원들과 다 자신을 찍었어요. 공항에서도 브이자를 그리고 사진을 찍었고 스텝들과 다른 장소에서도 해맑게 사진 촬영을 하며 스스럼 없는 태도를 보여줬죠. 또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공공장소에서 떠들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자유스러운 반면에 굉장히 예의가 바르다는 느낌을 받았죠. 한국 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에 대해 더 정감이 가더라구요."

    한편 정 대표는 "출국 일정을 잡았다가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몰래 개인 스케줄을 소화한 스타들이 꽤 있었다"며 대표적인 케이스로 영화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메간 폭스와 샤이아 라보프를 들었다.

    "트랜스포머 2탄 개봉 때 왔었던 걸로 기억해요. 비밀 하나만 말씀 드리죠. 당초 이분들이 다 한국을 떠나는 것으로 방송에 보도가 됐지만, 사실 저희 쪽에 남으셔서 하루 반나절 정도 더 머무르다 돌아가셨어요. 물론 두 분만요. 당시 자세한 스케줄은 저희도 파악이 안돼요. 공식 일정이 아니었으니까.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지금도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이 따로 남았다는 건 사실이에요."

  • 다음은 코스모진 정명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

    - 처음 뵙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너무 젊어보이셔서 좀 놀랐습니다.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72년생이에요. 회사를 오픈한 건 2001년이구요. 벌써 만으로 11년이 됐네요.

    - 굉장히 젊을 때 창업을 하셨군요? 원래 직장 생활을 하셨었죠?

    PCO라고 국제회의용역업체(Professional Congress Organizer)에 있었죠. 국내에서 중요한 회의가 열릴 때 세련된 회의진행을 돕고, 외국에서 오신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도와드리는 업무를 한 2년간 했어요.

    - 그런데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나요?

    'VIP 의전(儀典)'이라는 말이 지금도 생소한데 10년 전엔 더 했죠. 당시 우리나라는 엄밀히 말해 관광 국가도 아니었어요. 물론 그때에도 외국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지만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 관광을 가시는 분들이 잠시 들르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국내 여행업계 상당수는 중국와 일본 관광객에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었죠. 가이드 업무를 할 때 저희도 인력이 모자라 보통 에이전시 같은 여행사에 대행을 맡기게 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면 서비스 품질이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았어요.

    대부분 중국 쪽에 치중하다보니 VIP를 핸드링하는 자체가 생소했던 거죠.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분들은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라 차량 어레인지나 가이드 서비스의 품격을 하이클래스로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앞으로 우리나라도 단순한 관광 차원이 아닌 국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거점 국가로 발전할 텐데, 그러면 보다 특화된 서비스가 절실할 것이라는 판단이 선 거죠.

    - 선견지명이 있으셨군요?

    그냥 겁없이 가다보니 그 길이 찾아졌어요.

    - 업무상 VIP가 오면 가이드를 해야되는데 마땅한 대행사도 없고…. 결국 필요에 의해 창업을 하게 됐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동기나 계획만으론 부족하죠. 막상 사업을 하려면 자본금과 인적 인프라가 필수적인데 젊은 나이에 이 모든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남이 주는 월급 받고 일하는 것보다 내 스스로 뭔가를 해보고픈 욕구가 컸어요. 잃을 게 없으니 그냥 부딪혀 보자는 일종의 오기였죠. 서비스업은 제조업처럼 공장을 차리는 일도 아니라, 제대로 된 '마음가짐'만 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요. 게다가 제가 영업파트에서 근무를 해 오던 터라 사업 자체가 어렵진 않았어요. 그동안 고객사(기업에)와 거래를 하면서 무엇이 애로사항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죠. VIP가 국내에 오셨을 때 머무시는 동안 어려움이 없도록 각종 에이전시와 연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뒀죠.

    - 지금 회사를 둘러보니 십년 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 같은데요?

    말 그대로 제 머리 하나, 마음 하나로 시작했어요. 처음엔 저와 직원 2명, 그리고 책상 하나가 전부였죠. 돈 천만원도 안되는 자본금으로 하야트 호텔에 입점하면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한 4~5년은 마치 하나의 부서처럼 제가 하고 싶은 일들만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회사가 안정화 되면서 본격적으로 키워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죠. 2008년부터 규모를 늘려갔는데 그때부터 저희는 매년 이사를 했어요. 벌써 5번째인데요. 직원들이 자꾸 늘어가니까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옮겨야 되더라구요. 현재 하야트, 리츠칼튼, 매리어트 호텔마다 직영점들이 있구요. 미군 기지 3곳을 포함하면 총 6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에요.

  • - 창업하신 연도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한창 불황이었을 때이군요. 주위에 사업체를 꾸려가다 실패한 케이스도 많았을 텐데 성장가도를 달린 나름의 비결이 있다면?

    열심히 했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다른데 눈을 안팔고 하다보니 길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코스모진을 창업하기 전, 2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98년에 동료들과 동업으로 작은 업체를 시작했어요. 약 3년 동안 멤버들과 손발을 맞춰 일을 했었는데 모두가 최선을 다해 전념한 덕분에 큰 위기는 겪지 않았어요 물론 당시 IMF사태가 터지고 사회·경제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은 있었지만 저희에겐 대한민국이라는 든든한 백이 있었죠. 우리나라가 활발한 교역을 멈추지 않은 덕분에 저희 역시 불황의 파고를 잘 넘었던 것 같아요.

    - 국력이 신장될수록 코스모진 같은 회사들이 덤으로 큰 이익을 본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만약 저희가 일거리가 없어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 역시 문을 닫아야 되는 상황일 거예요. 내수가 좀 안좋아도 대외적으로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지면 파생적인 다른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되죠. 삼성이나 엘지 같은 대기업들이 수출과 수입량을 지속적으로 늘릴수록 나라 전체의 경제파이도 커진다고 봐요.

    - 과거에 비해 한국을 찾는 VIP들이 많아졌죠?

    지금은 한국이 '꼭 가봐야 하는 나라'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그동안에는 일본과 중국에 가기 전, 며칠 들르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처음부터 한국 관광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죠. 비지니스나 회의 같은 사업차 오시는 손님들도 계시지만 순수 관광을 하기 위해 가족들을 데리고 오시는 외국 지사장님들도 많이 뵀어요. 또 사우디 왕족 같은 경우 의류 관광을 많이 오고요. 얼마 전 다녀간 제시카 알바처럼 헐리우드 유명스타들도 자주 한국으로 여행을 오곤 한답니다. 한국이 유행에 민감하고 상당히 트랜디한 패션을 선보이기 때문에 셀러브리티들이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 코스모진 외에도 VIP 의전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또 있나요?

    이것도 여행사가 하는 업무에 포함되기 때문에 VIP를 가이드 하는 일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분야예요.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태죠. 예를 들면 다른 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일을 진행하다가도 서비스에 불편을 느껴 저희쪽으로 오시는 고객사들도 많아요. 일반 여행객과는 분명히 다른 이들을 전문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선 상당히 트레이닝 된 사람들이 필요한데 숫적으로 전문가들이 전무한 형편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노하우와 능력을 보유한 인력을 키우는 일이 시급하죠. 저희 회사 역시 그 부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 자연스레 외국 셀러브리티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함이나 아름다움 등을 알릴 기회가 많겠어요.

  • 솔직히 '국내 유적지 중 어디가 좋다더라', '여기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다더라' 같은 말을 듣게 되면 제일 먼저 저희가 상품화 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게 돼요. 하지만 아쉽게도 VIP 대부분은 한가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죠. 다만 산업 시찰 스케줄이 잡히면 지자체와 연계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해요. 저희는 여행사라, 관광지를 만들거나 개발할 수는 없어요. 다만 경복궁이나 광화문 같은 명소를 소개할 때 VIP에 맞춰서 새롭게 스토리텔링을 짜는 방법은 가능하죠.

    또 일부 VIP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이다보니 은근히 불안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되레 대한민국이 얼마나 안전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DMZ관광을 스케줄에 넣기도 해요. 실제로 DMZ에 다녀오신 분들은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고 안전한 나라인지를 깨닫게 됐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어떤 분들은 외국 손님들이 불안해 하는 걸 억지로 보여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시기도 하지만, 사실 이분들이 한국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DMZ 비무장지대예요. 솔직하게 이런 부분을 오픈하면 대한민국의 발전상에 대해 더 깨닫게 되고 한국이 이렇게 빨리 성장한 것에 대해 감탄, 비지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 우문일지 모르지만, '의전 관광'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죠?

    말 그대로, VIP가 보고 듣고 느끼고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바로 의전 관광이죠. 이 명칭은 제가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어요. 상대적으로 통역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가 있는데 여행업계 만큼은 저평가를 받아왔던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명실공히 관광국가-선진산업국가로 도약한 만큼, VIP의전과 관광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죠. 그 일을 저희가 먼저 시작한 거예요.

    - 사람 대 사람이 하는 사업이다보니,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저희는 트레이닝을 굉장히 많이 시키는 편이에요. 아무리 경영진이 프로그램과 기획을 잘 짜도 정작 실무자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거든요. 저희 회사에 들어오려면 기본적으로 가이드 자격증이 있어야 돼요. 외국어 구사 능력은 기본이구요. 처음 3개월간 가이드와 오퍼레이터 교육을 병행합니다.

    - 신입사원들에게 특별이 요구하거나 강조하는 부분이 있나요?

    우선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저희 업무에 뛰어들 수가 있어요. VIP는 물론, 과장급 엔지니어나 메이저 기업의 사장들까지…. 천차만별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주눅이 들거나 사교적이지 못하면 정말 힘들어지죠. 그래서 저희는 개방적인 분들을 환영하구요. 지성보다 인성을 더욱 중요시 합니다.

    또 영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한국어 구사 능력도 굉장히 강조하는 부분이에요. 대부분 영어로 대충 얼버무려도 발음이 좋으면 자신이 굉장히 말을 잘 하는 줄 착각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그 사람이 조리있게 언어를 구사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보려면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 실력을 보면 돼요.

    긴 문장도 한국어로 또박또박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어야 이를 영어로 설명할 때에도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저희는 한국어 교육을 먼저 시키고요. 완벽하게 한국어 스피치나 브리핑이 가능해지면 그때서야 VIP를 만날 수 있도록 합니다.

    - 제대로 된 메뉴얼이 필요하겠군요.

  • 그렇죠. 저희가 힘든 점이 바로 서비스업에 대한 매뉴얼이 전혀 없다는 거예요. 외국은 이런 서비스가 아주 발달됐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건설이나 제조 등에 비해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이걸 준비시키는 과정과 기간이 매우 힘이 듭니다.

    - 스피치 능력 외에 또 어떤 소양들을 교육하나요?

    사진 기술이나 간단한 응급처치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시키구요. 블로그나 트위터 등 SNS 활용 기술도 가르칩니다. 고객들과의 커뮤니티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 이런 노하우들이 공유된다면 국내 관광-여행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듯 한데요.

    저희가 시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 체득한 것들을 체계화 해서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가이드, 오퍼레이터, 여행 기획 등을 총체적을 교육 시켜 '의전 관광 가이드'를 배출하는 학원을 구상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철저희 저희 신입사원용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업계에 배출할 수많은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혼자서는 힘에 부쳐 한국관광공사와 손을 잡기로 했어요. 실제로 6월부터 '프리미엄 명품 가이드 육성 프로그램'이 가동됩니다. 교육 장소는 관광공사 건물이 되겠구요. 이번 프로그램에는 가이드 교육 외에도 경호 기술 등 다양한 과목들이 많이 접목됐어요.

    일단 지금은 시작 단계이지만 나중에는 이를 더 개발·발전시켜 학원쪽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지난해 800~900만명이었던 국내 외국인 관광 인구가 올해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일년에 100만명씩 증가하는 상황인데요. 이를 제대로 커버하기 위해선 가이드가 정말 많이 필요하겠죠. 아직까지는 이런 수요와 공급 인력이 잘 안맞고 있습니다. 관광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가이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또 미주나 유럽은 기본이고, 예전에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아랍권이나 러시아에서도 굉장히 많은 손님들이 몰려 오고 있어요. 이런 분들을 핸들링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생겨나야 합니다.

    - 이야기를 잠시 바꿔볼까요? 지금껏 사업을 진행해 오시면서 정말로 잊고 싶은 실수담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몇 년 전, 구미 삼성전자 공장에서 여러 내빈들을 모시고 갖는 테이프 커팅 행사가 있었어요. 그때 저희는 내빈 몇 분을 KTX에 태워 서울에서 구미로 보내드리는 일을 맡았었죠. 당시 저희 직원 몇 명이 함께 이동했는데, VIP가 내리기도 전에 KTX가 출발해버려 구미를 지나치는 초대형 사태가 벌어진 거예요. 구미역 정차 시간이 45초 밖에 안된다는 걸 사전에 체크하지 못했던 게 실수였죠. 부랴부랴 현지에 있는 택시를 수소문해 그분들을 급히 구미로 모셨는데, 다행히도 담당자 분들도 현장에 조금 늦게 나오셔서 행사는 예정대로 잘 진행됐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 업무상 유명한 분들이 많이 오실텐데, 지금은 노하우가 있겠지만 초기엔 좌충우돌한 경험도 많으셨겠어요.

    말씀드린 것처럼 그분들은 아주 세심하게 모셔야 돼요. 초기엔 저희도 많이 서툴렀죠. VIP를 모실 경우엔 아주 많은 부분을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국가 간에 틀린 문화도 고려해야죠. 요즘은 이슬람권에서 많이들 오시는데 미주 유럽과 중동 국가는 정말 많이 다릅니다. 중동에서 오신 분들은 하루에 5번 기도를 하는데, 우리같은 기도가 아니라 위치계를 갖고 다니며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해 간절히 기도를 드리세요.

    심한 경우엔 밖에 계시다가 시간만 되면 호텔로 들어가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기도를 드리시는 일도 있어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못 드시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고기도 이슬람 메카를 향해 눈을 돌리고 도축 당한 고기만 먹는 분들도 있어요. 그만큼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는 얘기죠. 먼 타국 땅에서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이런 미묘한 부분들을 저희가 채워 드렸을 때 고객 분들의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것 같아요.

    - 매우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고 돌아간 VIP가 다시 코스모진을 찾는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요.

    아직까지 저희나 한국을 잊지 못해 연락을 주고 받는 분들도 계시구요. 특히 이슬람 쪽에서 오신 분들은 우리나라와 정서가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굉장히 까다로운 편인데, 이분들 역시 가리는 음식도 많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죠. 너무나 다른 문화, 그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 와서 대부분 얼어 계신데 저희가 살잡게 잘 대접해 드리면 그후부턴 저희를 100% 신뢰하는 편이에요. 본인의 문화만 이해해 주면 만사 오케이죠. 그래서 우리나라와 중동간 비지니스가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 기억나는 VIP나 셀러브리티가 있다면?

    얼마 전 화제를 모았던 제시카 알바죠. 그 분 덕분에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지만 식은땀도 좀 흘렸답니다.

    - 무슨 사고라도 있었나요?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들어오는 첫 날 '당장 내일 오전 네일아트를 받아야 된다'며 예약을 부탁해 저희가 모 업체에 통사정을 해서 일요일 아침 10시로 잡아놨어요. 그런데 이분이 토요일 밤 나이트클럽에 가셔서 다음날 아침에 못 일어났어요. 결국 네일아트 일정은 취소를 했죠. 그밖에도 무슨 음식점을 간다고 했다가 곧바로 취소를 하는 등 몇 차례 해프닝이 있었죠.

  • - 일정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기도 하나요?

    당연히 그에 대한 계약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문 책임을 져야죠. 그런 면에서 제시카 알바는 아주 쿨했어요. 뒤끝이 없어서 감정상의 다툼은 전혀 없었어요.

    - 실제로 헐리우드 스타를 만나 본 느낌은 어떤가요?

    스타답지 않게 굉장히 착했어요. 거물급 VIP들은 원래 기념 사진을 잘 안찍는데 제시카 알바는 저희 직원들과 다 자신을 찍었어요. 공항에서도 브이자를 그리고 사진을 찍었고 스텝들과 다른 장소에서도 해맑게 사진 촬영을 하며 스스럼 없는 태도를 보여줬죠. 또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공공장소에서 떠들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자유스러운 반면에 굉장히 예의가 바르다는 느낌을 받았죠. 한국 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에 대해 더 정감이 가더라구요.

    - 제시카 알바의 방한 사실은 굉장한 극비 사항일텐데, 나중에 다 알려졌죠?

    처음엔 그랬죠. 철저히 비밀에 부치기로. 그런데 자기가 다 오픈해버렸어요. 나중에 본인은 전혀 상관없다고 하더군요. 의로로 배우나 스타들이 쿨한 편이에요. 그냥 선글라스 하나 끼고 시내를 막 돌아다녀요. 제시카 알바는 원래 궁에 가기로 했는데 그날 혼자 쇼핑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강북으로 못 넘어 오셨죠. 처음엔 비밀로 해달라고 신신 당부를 했는데, 막상 한국에 와서 보니 너무 좋은거죠. 그래서 여기만 오면 프리해 지는 것 같아요.

    - 메간폭스와 샤이아 라보프도 한국에 왔었죠?

    트랜스포머 2탄 개봉 때 왔었던 걸로 기억해요. 비밀 하나만 말씀 드리죠. 당초 이분들이 다 한국을 떠나는 것으로 방송에 보도가 됐지만, 사실 저희 쪽에 남으셔서 하루 반나절 정도 더 머무르다 돌아가셨어요. 물론 두 분만요.

    - 두 분요? 그럼 메간폭스와 샤이아 라보프 단 둘이?

    공식석상에선 '나 돌아갈래'라고 말해 놓고선 한국에 있는 게 너무 편하니까 좀더 머물기로 방향을 선회한 거죠. 스텝들과 다같이 한국에 왔다가 감독도 돌아가고 둘만 한국에 남았어요. 당시 자세한 스케줄은 저희도 파악이 안되요. 공식 일정이 아니었으니까.

    - 그 당시 두 사람이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게 진짜였군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지금도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이 따로 남았다는 건 사실이에요.

    - 재미있네요. 그밖에 다른 유명스타들도 만나셨나요?

    효도르는 지금도 한국에 자주 오는 편이에요. 친구들도 많이 있고…. 지난해 강남구청 홍보대사 차 방한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그때 와이프랑 같이 행사장에 나타났는데요. 귀빈들이 다 모인 공식석상에서 와이프랑 심하게 다투더라구요. 성격이 좀 화끈하신 편인 것 같아요. 덕분에 저희가 상당히 난처했었죠. 오히려 저희 얼굴이 다 빨개질 정도로….

    지금도 할리웃 스타가 한국에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사실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아주 극비리에…. 얼마 전에도 이름만 대면 다들 아실만한 유명한 미국 가수 분이 한국에 아주 오래 머물다 가셨어요. 한 1주일 이상 체류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개인스케줄과 한류와 관련된 비지니스 제휴 문제로 오신 것 같더라구요.

    오래 전이지만 빌게이츠도 오셨었고 휴렉팩커드 회장이나 샤넬, 돌체 앤 가바나 사장 등 세계 유수의 기업 회장들도 자주 한국을 방문하십니다. 언론에 노출만 안됐을 뿐이죠.

    이제서야 말씀드리지만 한 5년 전에 백악관에서도 오신 적이 있어요. 그때 삼성전자와 미팅이 잡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정확히 누가 참석했는지, 미팅 주최 측이 어디였는지는 저도 몰라요. 아무튼 백악관 경호원들이 먼저 나서 VIP의 동선을 꼼꼼히 체크하는데…. 정말 많이 배웠죠. 공항에 내려서부터 어떤 길로 오고 화장실은 어디에 있는지까지, 아주 세밀하게 파악을 하더라구요.

    - 마지막으로 업계 후배들이나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의전 관광 분야가 많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어요. 그냥 관심 분야에 머무는 수준이 아닌, VIP가 오셨을 때 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해요. 현재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쪽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찾기 드문 것 같아요. 자신감과 실력을 겸비한 청년들이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해요. 생각과 기술이 앞선 후배들이 많이 오셔서 관광·가이드 분야의 질적 향상이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더 스마트한 업계가 될 수 있겠죠.

    취재 =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