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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위험지역’ 미얀마 극비 방문…왜?

민주화·경제개발 바람, 우리나라 기업 진출 가능한 ‘기회의 땅’북한 군사 협력 차단 논의할 듯..중국 이어 미얀마까지 우군으로

입력 2012-05-14 15:20 수정 2012-05-14 17:15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를 비밀리에 방문했다.

29년 전 북한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1983년 ‘아웅산 테러’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의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에 잇따라 참석한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최근 양국관계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경제·통상분야 협력 강화, 개발경험 공유, 에너지·자원개발 협력, 문화·인적교류 증진 등 양국 간 실질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 한일중 정상회의차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3국 정상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데일리

◆ 4월 결정, 극비리 방문…왜?

미얀마(당시 버마)는 국가 원수 암살 계획이 있었던 국가인 만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금기의 땅'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수치 여사가 의회에 진출하는 등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이 대통령이 전격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미얀마 내 진출 기업과 동포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 이후 아웅산 수치 여사와의 회동을 검토 중인 것도 미얀마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개혁 분위기는 감지됐지만,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이 미얀마 방문을 요청받고도 청와대 내부에서도 오랫동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장거리 로켓 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감지되는 시기에 ‘위험지역’인 미얀마를 찾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던 셈이다.

이 대통령의 방문이 최종 결정된 것은 지난 4월. 청와대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이 대통령이 서울 공항을 이륙할 때도 미얀마 방문을 극비리에 부쳤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미얀마가 하루, 이틀 전이라도 이 대통령의 순방을 공표하겠다고 했지만 경호 문제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함과 동시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미얀마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에 대한 동향도 실시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위험 무릅쓰고 전격 방문

참혹한 참사 이후 29년만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하는 것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핵심은 아웅산 사건 이후 끊어진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우리나라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 지난 아웅산 수치 여사 ⓒ 연합뉴스

미얀마는 아직 경제 재재를 받고 있어 국제 교류에 어려움이 많지만, 원유, 천연가스, 철광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진출할 적합한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 교류와 그에 따른 경제 효과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에게는 매력적인 ‘기회의 땅’으로 보였다는 얘기다.

특히 미얀마의 민주화와 개혁·개방이 가속화하고 미국·유럽연합(EU)이 지난 4월 각각 경제제재 완화 방침을 발표하는 등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선행 진출은 개발권을 선점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테인 세인 대통령과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얀마에서 많은 정책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게 아니어서 국제 은행들과 거래할 수가 없는 등 지금 상태에서 바로 경제협력을 시작할 수 없지만 미얀마는 우리와 경제협력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이어 미얀마..북 압박 카드로 활용 가능

일본 점령기를 거쳐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미얀마는 군사 쿠데타와 독재 등을 거치며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 한 때 미국으로부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더불어 ‘악의 축’으로까지 불렸던 국가다.

때문에 북한과 밀접한 연관을 맺어왔던 미얀마는 1983년 아웅산 참사 직후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했다가 지난 2007년 4월 관계를 복원하기도 했다. 북한 역시 미얀마와 군사적으로 협력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노린 부분은 이 같은 북한과 미얀마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북한 간 군사협력 차단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밝혔던 통중봉북(通中封北.중국과 통해 북한을 봉쇄한다) 정책에 이어 북한의 우방인 미얀마도 우리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또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의 지리적 특성상 우리나라가 진출할 경우 국제정치적 측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개연성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북한과 관련된 공식적인 일정은 없다”면서도 “최근 민주화와 경제개발을 서두르는 미얀마가 북한과의 관계 재설정을 고민하는 정황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 1983년 10월 9일 발생한 버마 아웅산 테러범 진모 (왼쪽에서 두번째)와 강민철(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버마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 자료사진

√ 아웅산 테러 사건이란?

북한이 1983.10.9 당시 버마(미얀마)를 방문중이던 전두환대통령 및 수행원들을 살해하고자 벌인 테러 사건.

조사결과 김정일의 친필지령을 받은 북한군 정찰국 특공대 소속 진모(某) 소좌, 강민철대위, 신기철대위 등이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무 담당 참사관 전창휘의 집에 은거한 후, 전두환 대통령 일행이 버마에 도착하기 하루 전 새벽에 아웅산 묘소로 잡입하여 지붕에 2개의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테러로 당시 대통령의 공식·비공식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건 발생 후 나머지 일정을 중단하고 이튿날 새벽 급히 귀국했고 정부는 한국정부조사단을 현지에 파견, 버마측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다음은 아웅산 테러로 순직한 희생자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장관, 김동휘 상공부장관, 서상철 동자부장관, 함병춘 대통령비서실장, 이계철 주버마대사, 김재익 경제수석비서관, 하동선 기획단장, 이기욱 재무차관, 강인희 농수산차관, 김용한 과기처차관, 심상우 의원, 민병석 주치의, 이재관 비서관, 이중현 동아일보 기자, 한경희 경호원, 정태진 경호원 - 총 1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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