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공사비 대려 권력기관들에 입주권 남발 결과.."주민들도 두려움 없어져"
  • [단독] 평양, 심상치 않다.

    북한 주민들 이젠 두려움이 없다.


    장진성

  • 국내 최초 탈북자 신문 <뉴포커스> 통신원이 김정은 정권의 권력내부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흥미있는 사실을 알려왔다.
    김정일 정권이 발표한 평양시 10만세대 건설 일환으로 만수대지구에 건설된 아파트 공급과 관련하여 현재 북한 권력 기관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이 전례없이 심각하다는 내용이다.

    당, 군,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 등 권력기관들이 서로 눈독을 들이는 만수대지구는 평양시에서도 가장 중심지역이다. 중앙당 청사가 있고, 중앙당 간부 아파트들과 근처 고급 음식점, 상점 등 봉사망도 밀집되어 정전도 잘 안되는 특혜지역이다. 굳이 서울에 비유한다면 강남과 같은 곳이다. 

    지금 북한의 권력기관들이 이 지역 아파트들에 대한 소유권을 서로 주장한데는 김정일 정권 때 만들었던 '제의서' 때문이라고 한다. 2008년 북한이 처음 평양시 10만세대 건설 계획을 발표할 때 김정일은 다른 지역 아파트 건설은 기관별로 분담하면서도 만수대지구만은 자기가 직접 공급한다는 전제하에 릉라88총국, 대외건설총국, 중앙당 재정경리부 8국 등이 맡아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권력기관들은 온갖 명목으로 평양시 중구역 내 아파트들에 대한 소유청탁 제의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 문건들에 김정일이 비준할 수밖에 없게 된 이유에 대해 통신원은 내각보다 각 권력기관들이 보유한 회사나 외화가 더 많아 10만 세대 건설을 기일 내에 끝내려면 특혜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만수대지구 건설을 담당한 당 산하 건설총국들이 자재부족으로 공사진행이 부진해지자, 김정일은 10만세대의 상징인 만수대지구 완공을 앞당길 목적으로 무리하게 비준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아파트도 법적으로 국가재산이기 때문에 개인소유가 아니라 기관소유로 돼 있다. 그래서 기관별로 아파트들을 갖고 있고, 소속 직장인들로 채우는 것이 관례인데 김정일 비준을 받은 한 아파트에 여러 기관들이 섞여 있어 서로 비준문건을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흥미있는 점은 과거 같으면 당조직부가 강경하게 나섰겠는데 지금은 김정일의 유훈까지 들먹이며 권력기관들이 막무가내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4월 말에는 평양시 중구역 동안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를 놓고 인민무력부와 인민보안성이 서로 무장경비 인원까지 파견하며 대립했던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대낮에 무장한 군인들 짬에서 무력부와 보안성 장성들이 마주서 목청을 높이며 싸우다 못해 보안성 장성이 무력부 장성의 계급장을 뜯는 바람에 심한 몸싸움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다음 날 무장충돌까지 일어날뻔 했다는 식으로 소문이 확대되었는데, 그 소문이 평양 시민들 속에 화제가 됐던 것은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대낮에 시민들 앞에서 군복입은 장성들이 몸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건의 주인공인 인민보안성 장성과 관련하여 평양시민들 사이에서는 "과거에는 보안성이 무력부에 감히 삿대질도 못했을 텐데 이제는 장성택을 믿고 보안성이 무력부 장령의 견장(계급장)도 마구 뗀다."고 수군대는 정도라는 것이다.

    <뉴포커스 통신원>은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한 쪽에선 아파트 건설 투자권리로, 다른 한 쪽에선 김정일 유훈권리로 아예 이사짐까지 싸들고 와 진을 치고 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만약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문제의 장령들과 관련자들은 물론, 각 기관들 책임자들도 덩달아 화를 당했겠지만 현재 김정은 정권에서는 전전긍긍하는 형편이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일반 시민들 속에서도 아파트 입주문제와 관련하여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 평양시 중구역당은 거주자들에게 강제이사를 시키며 완공 이후 재입주를 약속했는데 정작 아파트가 완공되니 외진 지역으로의 입사증을 발급해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외부공사만 마쳤을 뿐, 내부공사는 자체로 해야 하는 '자력갱생 아파트' 입사증을 다세대에게만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동거세대를 임시적으로 받아주는 세대에 새 아파트 입사증을 발급해주겠다던 약속도 모두 무효화시켜 평양시당과 중앙당2접수 창구로 몰려와 야단치는 시민들도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김정은은 국가정치는 고사하고 아파트 분배도 할 줄 모르는 철부지이다. 그런 철부지여서 간부들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김정일이 죽고나서 평양의 가장 큰 변화는 간부들도 시민들에게도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다"고 <뉴포커스> 통신원은 강조했다.  

    장진성 /탈북자 신문 <뉴포커스> 대표/<뉴데일리>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