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대권출마 선언…"탈당 안한다""MB, 정치 너무 가볍게 생각해 타인에 맡겨"
  • ▲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29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에 글귀를 남기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29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에 글귀를 남기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10년 전에 '민주당에서 국민참여경선 하는데 우리는 왜 안하냐'며 탈당하신 분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는 29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완전국민참여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숙고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스스로 국민 참여를 거부하면서 지지를 받으려고 하는 것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대선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정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 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입장은?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제 한다고 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의 참여가 있으면 지지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국민 참여를 거부하면서 지지를 받으려고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생각이 이해가 안 된다. 관련 기록들을 박 위원장도 10년 전에 민주당에서는 국민참여경선 하는데 왜 안하냐며 탈당하신 분이다. 그런 분이 지금 안 한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숙고해줄 것을 기대한다."

    ● 다른 길을 모색할 생각은?
    "무소속 국회의원 생활을 오래했다. 새누리당에 들어온 것을 영광이라 생각한다. 탈당은 하지 않겠다."

    ●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입당해 MB정부 공을 세웠다. MB정부 4년을 평가한다면?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국민은 이명박 후보 대통령을 국정을 잘 이끌어달라고 뽑았다. 국정의 중심은 정치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통령께서 정치는 너무 멀리하거나 가볍게 생각해 본인이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 맡긴 게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170석을 갖고 있으면서 한 일이 없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반성해야 한다. 다만 이명박 정부 말고 다른 정부가 탄생했더라면 세계적인 경제와 안보 위기 속에 대한민국이 어디로 떠다니고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기여한 바가 있다. 7·4·7 약속을 못 지켰다는 지적이 있는데 가슴 아프다. 7% 경제 성장률 공약은 노무현 정부도 했다. 노무현 정부는 4%대, 이명박 정부는 3%대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는 세계 호황이었고 이명박 정부 때는 위기였다. 실적 비교해보면 어느 정부가 열심히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시대의 특징은 국내 국외 문제를 구별할 수 없는 맞물러 돌아가는 상호의존 시대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중요한 문제는 국내에서만 아니라 국제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 학교에서 공부만 했다고 해서, 사람을 몇 사람 만났다고 해서 지식과 지혜가 생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바깥세상의 문제를 이해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 파벌정치 타파 공약을 제시했는데?

    "한나라당이 소멸하고 새누리당이 탄생하면서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하자고 했지만 박 위원장은 비대위를 했다. 왜 전당대회 안 하는가 물으면 첫째 시간이 없다, 둘째 친이-친박 갈등이 격화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통합과정에서 전당대회 했다. 제가 한나라당 대표를 했던 사람으로 용퇴하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친이-친박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 책임 느낀다. 그런데 계파를 움직이는 사람은 더 큰 책임 느껴야 한다. 박 위원장도 당 대표때 파벌정치하지 말자고 했다. 그런데 요즘 왜 안 하시나. 지금은 파벌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대기업 정책은?

    "대기업은 포병이고 중소기업은 보병이다. 둘 다 필요하다. 대기업은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 혜택만큼 모든 일을 해야 한다. 대기업에 창업자들은 다 선각자들이자 벤처기업가들이다. 그런데 벤처정신이 2, 3세로 내려오면서 많이 퇴색됐다. 대기업이 유지되려면 창업정신이 살아있어야 한다. 대기업, 재벌들이 창업자의 창업정신을 생각하면서 기업도 좋아지고 우리 사회도 화합되고 경제도 잘 될 것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법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빨리 변한다. 당사자들이 잘 적응해주면 좋지만 잘 적응을 못하니 계도하는 성격의 법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 다른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과 같이 움직일 생각이 있는가.

    "제가 당의 후보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기본적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협력할 것이다. 당 내는 물론 지역, 계층, 세대를 포함해 당 바깥에 있는 분과도 협력하겠다. 이름을 붙인다면 `국민연대'라고 붙여주면 감사하겠다."

    ● 박근혜 위원장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저는 박 위원장보다는 바깥 세상에 관련된 일을 많이 했고 산업현장에서도 일했다. 저도 말씀드린 것을 제가 잘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은 본인의 말씀과 행동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 국회선진화법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수정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식물국회'로 만드는 법인데 가볍게 생각해서 현재까지 왔다. 18대 국회가 19대 국회 운영규칙을 만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3분의 2, 5분의 3 이상 동의' 같은 조항을 넣으면 헌법을 위반하는 법을 만드는 셈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 2002년 대선때 후보단일화 파기에 대해 당내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2002년과 제가 입당했던 2007년의 당, 그리고 지금의 당은 이름도 다르고 실제로 많이 다른 당이라고 본다."

    ● 어떤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 위원장은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당의 리더십을 확고히 장악했고 '1인 지배체제'를 확실히 했다. 당은 지금 생명력이나 자생력이 전혀 없고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10년전 당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대가 2주일 밖에 안남았는데 등록하는 분들이 없다. 이것이 정당의 모습인가. 상당히 걱정된다.

    ●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발언을 했다. 여야의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이 있다면.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큰 원칙은 맞지만 분별력 있게 복지정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