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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살 길은 무력이 아니라 개혁개방이다
지난 4월15일은 북한에서 태양절이라고 해서 김일성의 100주년 생일을 기해 그들만의 지상최대의 쇼를 했습니다. 과거에는 이와 같은 쇼는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국에서만 보도하던 것들인데, 금년에는 CNN을 비롯해서 각국의 언론기관들을 초청해서 이들로 하여금 직접 방영할 수 있게 허락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전날 이 쇼를 더 과시하고자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실패로 끝나버렸습니다. 이 발사를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그 전날에 발사대에 놓여있는 로케트만 볼 수 있었으며 안전이라는 미명하에 발사현장에서 발사광경은 보여주지 않고 그 발사광경을 볼 수 있는 대형 TV가 설치된 한 호텔로 집합시켰다고 하는데, 이들은 그곳에서도 실패한 로케트 발사 실황도 볼 수 없어 매우 실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정은을 비롯해서 북한 관리들은 이러한 실패에도 불고하고 아무런 실망의 기색도 없었고 그 많은 돈을 90초 만에 날려 버렸는데, 이 돈이면 온 국민이 2년 동안 먹을 양식을 살 수 있는 돈인데도 아무런 아쉬움의 기색도 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 이 로케트가 빈 깡통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더욱이 이날 평양시민들과 군인들은 김일성 광장의 높은 사열대에 천천히 걸어 나오는 김정은을 보자마자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에 이런 나라도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날 20대 후반의 젊은 김정은이 국가의 온 정권을 장악하는 권좌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공식 추대되는 날이라 그 많은 군인들과 시민들의 질서정연한 행동과 총을 들고 발을 높이 올리고 열병하는 군인들, 특히 여군들의 늠름한 행군, 그리고 그들이 끌고 나온 무기들을 보면서 보통 사람이라면 모두 섬뜩해졌을 것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단결과 국방력이 오직 남침을 위해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남한 젊은이들이 느끼기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래도 그들의 핵과 미사일이 남북통일이 되면 모두 우리 것이 되니까 염려 없다고 할 것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북한이 바라는 통일은 적화통일입니다. 이러한 무기가 우리 것이 되기 전에 그들은 남한을 침공하고 우리가 그들의 손아귀에 접수된 후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도 일부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이렇게 무장하는 이유가 모두 남한정권의 대북정책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젊은이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남한 국민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최근 남한 정부는 지금이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민생해결과 경제복구의 길로 나설 용기와 의지를 갖는다면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클린턴 국무장관도 새로 등장한 김정은에게 북한을 개혁의 길로 이끌어 1000년 동안 기억될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고 북한인민을 교육하고 인민을 굶기게 하는 실패한 경제체제에서 벗어나는 그런 기회가 그에게 주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젊은이들은 이러한 서방국가들의 대북정책을 잊고 북한이 주장하는 말만 먼저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5만 명 이상의 생명과 수많은 부상자를 내면서 우리나라를 북한침략으로부터 지켜준 미국을 잊고 반미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러한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세계경제 대국 대열에 진입하지도 못했을 것이며 자유로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세계와 접할 수 있는 시민은커녕 지금쯤 김일성광장에서 플라스틱 꽃을 들고 김정은을 환호하는 시민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도로공사에 불려가 기구라고는 삽과 곡굉이 뿐인 강제노동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번 태양절 행사에 비쳐진 평양시민들과 군인들은 배고픈 기색이 없어보였는데 최근 독일 기자가 북한 지방에 가서 몰래 찍어 온 사진에서 보면 북한의 시골주민과 그들의 실상은 평양상황과 너무나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나라 같아 보였습니다. 이곳 시골에서는 아직도 숯을 피워서 움직이는 목탄 트럭이 다니고 있었으며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도로를 자전거들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병원에는 영양실조로 인한 병으로 입원한 어린이들이 초점 잃은 눈으로 쇠 침대에 누어있는데 처참해서 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는 북한과 지금 통일이 된다면 남한은 엄청난 통일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북한이 개혁개방하고 자본주의를 모방실천해서 어느 정도 그곳 국민경제를 향상시키는 방법뿐입니다.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막강했던 무기가 무용지물인 된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과거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이 시작한 개혁과 개방을 북한도 받아드려 주민들의 생활이 향상된 후 통일이라는 말도 꺼내야 합니다. 이번에 국가최고 권력자로 권좌에 오른 김정은이 현명한 판단을 한다면 북한 주민을 기아로부터 해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한과의 무역도 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고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들이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남한이 이들의 개혁개방에 협조하면서 받아먹을 줄만 아는 이들에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또 서울 모든 것을 날려 보낼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외칩니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