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재자의 말로는 언제나

    지금부터 4년 전인 2008년, 북의 노동당 창립 60주년을 맞아 VBC TV의 셰인 스미스 (Shane Smith)는 그 축전에 초대를 받아 카메라를 메고 평양에 가서 찍을 수 있는 것은 다 찍어 가지고 돌아와 전 세계에 방영을 하였습니다.

    물론 그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라도 가서 마음대로 촬영할 수 있는 자유는 없었습니다. 김정일이 세계를 향해 자랑하고 싶은, 혹은 자랑할 만하다고 믿었을 건물‧시설‧행사만을 찍게 하였을 것은 뻔한 노릇이었습니다마는 시청자는 모두, 너무나 ‘대단한’ 독재국가의 이모저모를 각자의 눈으로 직접 보면서 감탄보다는 탄식이 앞섰습니다.

    독재자 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15,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매스 게임은 정말 장관이었는데 참가자의 대부분은 10살 안팎의 어린이들이었습니다. 45층이나 되는 훌륭한 호텔에 투숙객은 단 둘 뿐이었다고 합니다. ‘선군정치’의 나라인지라 탱크와 미사일을 앞세운 군대의 퍼레이드는 민중의 섹션 게임과 더불어 과연 세계 최고라고 가히 칭찬할 만 하였습니다.

    <동물농장>과 <1984>의 저자 죠지 오웰 (George Orwell)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도 지배할 수 있다.” 독재자는 ‘무소부재(無所不在)’, ‘무소불능(無所不能)’입니다. 그러나 하늘이 그런 자들을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요 몇 해 사이에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그렇게 비참하게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리비아의 카다피도 그렇게 갔습니다. 9‧11테러의 총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최후도 비극적이었습니다.

    그렇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러주는 것이 ‘역사’입니다. 사람은, 특히 독재자는 ‘역사’를 외면하고 살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예외는 없습니다. 김일성‧김정일의 뒤를 이어 ‘김 씨 왕조’의 3대 ‘임금’으로 즉위한 김정은의 앞날을 내가 압니다. 나는 점쟁이요 관상쟁이입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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