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과연 우리 편인가?
적을 과소평가하면 우리가 먼저 죽는다.
金泌材
-
- ▲ 북한이 보유한 사정거리 4000km의 핵미사일. ⓒ
“제(諸)정부 외교 정책의 중대한 결정요인이 되는 것은 경제적 요소가 아니고, 군사적-정치적-민족적 요소인 경우가 많다.” (케네스 왈츠, 美국제정치학자)중공(中共)은 중소(中蘇)분쟁 과정에서 소련과 결별 후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에 이어 일본이 동경올림픽에 한 창 열을 올리던 1964년 10월16일 최초로 핵실험을 했다.
1967년 6월17일 中共은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으며, 1970년 4월24일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기술을 획득했다.
1971년 닉슨과 헨리 키신저는 中共을 방문해 美中 ‘핑퐁외교’가 시작됐다. 같은 해 10월 中共은 UN에 가입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이후 UN에서 대만(자유중국)이 축출됐다. 일본은 미국과 中共 사이의 관계정상화가 논의되자 미국에 앞서 1972년 中共과 수교를 맺었다.
그리고 미국은 中共과 1979년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이 모든 것이 핵무기와 ICBM 개발에 성공한 이후 이뤄진 변화였다.
북핵 6자회담과 美北직접협상을 통해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으려는 북한이 가고 있는 길은 과거 中共이 핵무기와 ICBM을 개발한 뒤 국제사회에 등장했던 바로 그 길이다.
북한의 핵은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을 결정적으로 붕괴시키고 남한을 졸지에 전략적 피그미로 만든다. 북핵은 또 자유통일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한반도 전체를 赤化의 길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릇 통일은 어떤 형태의 통일이건 간에 궁극적으로 '군사통합'으로 매듭지어진다. 그러나 북한의 핵 보유로 한반도의 군사력 균형은 이미 오래 전에 깨졌다.
핵을 가진 집단은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어도 정치-군사적으로는 붕괴되지 않는다. 경제이슈로 북한을 보는 소위 전문가들의 예측이 항상 틀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 북한과 남한 좌익에 의한 ‘남한급변사태’ 가능성에 예의 주시해야 한다.[관련기사] 어느 北보위부 출신 탈북자의 경고
'언젠가는 우리가 정신 못 차린 죄 값 톡톡히 치를 것'
2011년 6월9일자 보도며칠 전 탈북자 관련행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행사에서 북한 보위부 출신 귀순용사로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A씨를 6년 만에 만났다. 말수가 매우 적은 격술(격투기) 유단자인 그는 기자가 지금까지 만난 탈북자들 중 가장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말이 잘 통한다는 의미는 안보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그와 함께 술도 먹지 않고 3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다. 북한 권력 내부의 소위 ‘진골 빨갱이들’의 이념적 속성을 잘 아는 그가 했던 이야기 가운데 기억에 남는 부분을 몇 자 적는다.
<한반도 문제를 볼 때는 남북한만 볼 것이 아니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중국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핵전략은 중국 공산당 핵전략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궁지에 몰리면 언제든지 남한과 일본을 상대로 핵테러를 일으킬 것이다. 핵테러는 북한이 특수부대를 동원해서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군이 양성한 중동테러조직을 동원해서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은 가만히 있으면 상황 끝이다.
소형 폭탄을 바람이 태평양 쪽으로 부는 시기에 맞춰 남한과 일본의 주요 핵시설에 설치해 폭발시키는 방법도 있다. 수단과 방법은 다양하다. 북한은 잃을 게 없다. 남한과 일본은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잃을 것이 많은 집단은 죽자 사자 덤비는 놈들을 못 이긴다.
적을 과소평가하면 우리가 먼저 죽는다. 남한은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확인했듯이 북한에게 대칭-비대칭전력 모든 군사력 부문에서 뒤지고 있다. 북한이 비대칭전력인 핵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대칭전력 부문에서 손을 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놈들은 우리가 안심하고 있는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남한사람들은 북한을 거지로만 여겼다. 그러면서 북한이 가진 군사력에 대해서는 아예 스스로 눈을 가려 버렸다. 언젠가는 우리가 정신 못 차린 죄를 톡톡히 치를 것이다.
김정일 죽는다고 해서 북한 급변사태가 오고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후원을 받아 북한 노동당이 해체되지 않고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급변사태는 우리가 마음을 굳게 먹고 만들어 내는 것이지 자연 발생하는 게 아니다.
김정일 사후 장성택이 실권을 잡으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얘기들 하는데 어림도 없는 주장이다. 김정남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봐서 좀 괜찮겠지 이런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장성택은 야심이 대단한 인간이고 친중파이면서 골수 빨갱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산주의 이념은 무서운 것이다. 이념에 한 번 사로잡히면 헤어나기가 힘들다. 저놈은 좀 괜찮겠지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만 북한의 실체가 보일 것이다.
북한과의 싸움은 결국 중국 공산당과의 싸움이다. 남한의 한(韓)민족과 중국의 한(漢)민족이 일전을 벌이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빨갱이들과 대적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을 꼭두각시로 부려먹으면서 남한과 미국, 일본을 요리하고 있다.
남북한 모두 중국에게 속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교역을 해야 한다. 이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안보를 책임진 사람들은 중국 공산당을 적으로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
지금 내가 했던 얘기를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려면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앞으로 바닥까지 가봐야 사람들이 정신차릴 것이다. 나는 지금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그 때가 조만간 올 것 같다.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게 사람의 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한다.>김필재/spooner1@hanmail.net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