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에는 꿈이 이루어지려나.

    새해가 밝았습니다. 금년은 임진년(壬辰年)으로 용(龍)의 해가 된다고 합니다.
    420년 전의 임진년은 조선의 붕당정치(朋黨政治)가 당파싸움의 원인이 되어 국방력이 약화되고 백성들이 궁핍되어 조선왕조가 붕괴직전에 있을 때 왜군(倭軍,일본군)이 조선을 침략했던 임진왜란이 있던 해입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왜구들과 싸워 승승장구하다가 전사한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가 그 때와 비슷해 이순신 장군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금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검은 용(黑龍)의 해라고 해서 매우 좋은 해라고 합니다.
    이 말대로 금년이 좋은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만, 순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는 금년에 대내적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칠 여러 가지 일들이 계획되어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도 예기치 못할 일들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국내에서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라 새로운 얼굴들이 여의도에 입성하게 되고 청와대 주인도 바뀌게 되어 있으며,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여야가 복지정책에 매달리는 것 같아 국고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고, 세계경제의 전망이 밝지 못해 무역흑자도 줄어들어 일반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겠다는 예상도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북한의 새 지도부가 시작되었으니 이것도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그들은 남한을 적화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핵과 미사일로 준비해 왔으나 주변국들의 견제로 지금까지 그것을 제대로 쓰지 못했으나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새로운 지도자가 나왔으니 이 젊은이는 그것을 이용하여 어리고 경험이 짧다는 주변의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과시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은 그 어느 때보다 빈도가 높아 질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지도자가 바뀐다는 것도 간접적인 변수가 될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금년에 새로운 지도자로 바뀌게 되어 있으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국민의 지지를 물어야 하는 해입니다. 그래서 금년이 좋다는 흑룡의 해라고 하지만, 많은 검은 용들이 나와 세상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TV를 통해 보신 바와 같이 김정일의 영결식과 다음날에 있었던 추도대회는 북한군인들의 사기와 단결심, 그리고 충성심을 다시 고조시켰으며 평양 시민들의 오열(嗚咽)도 그들의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북한 지도부들에게는 또 한 번 큰 힘이 되었으며, 도발의 원동력이 되는 호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에서 새로 만든 달력에 그들의 경축일도 아닌 4월 4일에 설명도 없이 빨갛게 인쇄되어 있다는데 매우 불길한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빌딩에 4층이 없을 정도로 4를 멀리하면서 ‘4’라는 숫자를 ‘죽을 死’로 간주하는데, 이날 4월 4일에는 4가 둘이나 겹쳐진데다가 이를 빨갛게 해 놓고 이날을 북한의 특별한 날로 정해 둔 것이라 ‘너 죽고 나 죽자’는 뜻인지 매우 불길합니다.

    더욱이 북한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정해 놓고 이를 위해 오랫동안 그들은 고난의 행군으로 많은 주민들을 기아(飢餓)와 아사(餓死)로 희생시키면서 버텨 왔는데, 그들은 아직도 그들의 꿈을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바깥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 온 주민들에게 강성대국이 시작되는 금년에는 그들에게 식량이 풍부하다는 것도 알려야 하는데, 북한은 이 많은 식량을 자급자족 할 능력이 아직도 없습니다. 그러니 이를 위해서라도 주민들의 기대를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전쟁이라는 방법을 쓰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이것들이 저의 기우(杞憂)이기를 바랍니다.

    옛말에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북한은 핵(核)이라는 칼을 갈면서 주민들을 희생시켰으며 이 칼로 지금 마지막 날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민을 위한 진정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었다면 나라를 개방시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켰을 수도 있었는데, 라디오와 TV, 그리고 인터넷과 해외전화도 제약하고 있으며 해외여행에도 자유를 주지 않아 그들의 눈과 귀를 막고 오직 총과 칼을 이용해 60여 년 동안 독재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제 세상을 모르고 살아온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생각까지 변형되어 다른 나라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화수준이 달라져 버렸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새 사람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새 지도자를 맞이하는 남한과 북한이 금년에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 북한의 지도자는 모든 도발을 인정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대신해서 사과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고, 남한의 지도자는 이를 용서하면서 전쟁을 피하고 서로 도와 평화의 기틀이 정착되는 한반도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국을 사랑하는 이 사람의 꿈이 금년에는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새해 인사도 아울러 드립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