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벌써 한해의 끄트머리에 서있습니다. 올 한해도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보다 인재로 인해 너무나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의 김정일의 사망으로 우리 한반도에 많은 변화가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나는 여러 독자님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매주 즐거운 마음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로버트 김의 편지'를 2004년 10월, 미국의 한 연방형무소에서 출감하여 집으로 돌아 온 후 부터 지금까지 한 주도 쉬지 않고 쓸 수 있었던 것도 여러분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벌써 314회가 됩니다. 그 동안 특히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께서 격려의 응원편지를 보내주시고 동감해 주셔서 이에 진심으로 감사드리오며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 '로버트 김의 편지'를 통해서 여러분들을 찾아뵙기를 바랍니다.금년 한해를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처럼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경험한 나라가 없었습니다. 이 작은 나라가 무역량 1조 달러를 넘었으며 한국의 수출품들이 세계 각국에서 호응을 받아 한국제품의 신뢰도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으며, 일반 국민들도 한국 땅을 벗어나지 않고도 돈만 있으면 세계 최고 상품들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는 발전한 경제에 비해 너무나 뒷걸음질만 했습니다. 민주주의를 국가의 효시(嚆矢)로 정한 나라가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의 '표'를 너무나 의식하여 무상급식, 무상학비 혹은 반값등록금이라는 정책을 펴서 이 나라가 사회주의국가로 전향되는 느낌마저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애기를 낳아 기를 때도 국가가 보조한다니 이처럼 좋은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있다면 지금 망해가는 그리스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정책입니다.
이러한 무상주의가 국민들의 의식에 박히게 되면 놀고 먹는 인구가 늘어 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려고 국민들에게 부여되는 세금의 압박감은 올라가기만 할 것인데, 이를 내다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정치권에서 찾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처럼 많은 자유를 행사한 국민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일부 국민들은 법 위에 군림하여 그들만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는 그들에게 자유를 보장해 주어 결국은 법을 남용하기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을 기초로 심판하는 법관들조차도 법에서 벗어나는 심판을 할 수 있었으며 법정에서 '김정일 만세'를 부를 수 있는 자유도 있었습니다. 또 일부 시민들은 법을 집행하는 경찰들을 구타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는 최루탄을 반입할 수 있었고 그것을 국회의장석에 뿌리고 고함을 지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자유가 허용되다 못해 남용되어 선생을 구타할 수 있게 되었는데, 학교는 이제 이러한 자유 때문에 학생지도가 자포자기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나라의 역사도 변질시켜 교과서를 편찬하는 자유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의 자유로 인해 대학이 많이 생겨 대학진학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만들어 고급인력 실업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언어의 자유도 허락되어 대통령을 가카(각하의 속된 말) 또는 쥐박이라고 부르고 그를 “뼛속까지 친미주의자”라고 불러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국민들은 이렇게 많은 자유를 행사하면서도 그 일부는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분(憤)을 거리에 나와 행사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나라를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쯤 세계 일류 선진국으로 진입했을 것입니다. 미국의 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케네디 대통령이 그의 취임 연설에서 행한 명언이 생각납니다. 그는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까를 물어보라(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고 한 말입니다.
이처럼 선진국이고 경제적으로 잘 사는 미국에서도 정부를 원망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바라던 것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전에 더 큰 욕심을 품게 되고 그것을 향하여 계속 욕심을 부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주어진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자유를 남용하면 국가는 발전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탄(Butahn)이라는 나라는 국민소득이 가장 낮은데도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북한 주민처럼 세상을 볼 기회가 적지만, 정부를 믿고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더 좋은 나라로 만들려면 국민들이 자기주장을 좀 양보하고 상대방의 주장도 들어줄 줄 아는 아량 있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정책에도 국민들이 좀 양보하면서 힘을 실어 주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법을 준수하는 테두리 안에서 자유를 행사하는 국민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