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 정몽헌-권노갑-박지원-이익치 연루 미스터리 풀 열쇠 가졌다김영완은 왜 돌연 귀국을 택했을까?
  • 김대중 정권 시절  정몽현(鄭夢憲) 3천만 달러 스위스 송금 사건 미스터리

    열쇠 쥔 김영완씨 귀국, 검찰 수사

    조갑제닷컴 


  • ▲ 2002년 9월 국정감사에서 '4억달러 대북지원' 의혹으로 불거진 대북송금 사건은 특검을 통해 박지원.임동원.이기호씨 등 `국민의 정부' 핵심 인사는 물론 이근영.박상배.정몽헌.김윤규씨 등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는 초대형 수사로 관심을 모았다. 사진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2003년 8월18일 `대북송금 의혹사건' 4차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지법에 출두하는 모습.ⓒ
    ▲ 2002년 9월 국정감사에서 '4억달러 대북지원' 의혹으로 불거진 대북송금 사건은 특검을 통해 박지원.임동원.이기호씨 등 `국민의 정부' 핵심 인사는 물론 이근영.박상배.정몽헌.김윤규씨 등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는 초대형 수사로 관심을 모았다. 사진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2003년 8월18일 `대북송금 의혹사건' 4차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지법에 출두하는 모습.ⓒ
      대검(大檢) 중수부(부장 최재경)는 2003년 대북(對北) 송금사건 수사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무기중개상 김영완(58)씨를 지난달 26일 소환 조사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하였다.
     
     김씨는 2003년에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공범으로 기소중지된 상태였으며 이번 조사도 이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고문은 2000년 2월 서울 S호텔에서 김씨와 함께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만나 "총선 때 돈이 많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한 뒤 對北사업에 대한 지원을 대가로 같은 해 3월 김씨를 통해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2003년 구속 기소됐다. 권(權) 전 고문은 이 사건으로 다음해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으나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는 對北 송금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3년 3월 미국으로 출국해 기소중지됐다는 것이다.
     
     2003년 對北 송금 특검팀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으로부터 "2000년 4월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받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던 박지원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았으나, 김씨가 출국한 상태여서 사건을 大檢 중수부로 넘겼다.
     
     그해 8월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자살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듯했으나 검찰은 해외에 있던 김씨로부터 "박 전 장관에게서 150억원의 CD를 받아 관리했다"는 자술서를 제출받아 박 전 장관을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6년 9월 "이익치·김영완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의 무죄를 확정했다. 검찰은 당시 150억원 중 120억원을 압수했으나 사건 관련자들이 "서로 내 돈이 아니다"고 주장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은행 보관금 계좌에 보관 중이라는 게 조선일보 보도의 요지이다.
     
     
     검찰은 또 정몽헌 전 회장이 사망하기 직전인 2003년 7월 검찰에서 "1999년 말 아니면 이듬해 초, 권노갑씨의 부탁을 받고 김영완씨가 알려준 스위스 계좌로 현대상선 자금 3000만 달러를 입금시켰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한 부분도 조사할 방침이다. 당시 이 자금의 명목에 대해선 對北사업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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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大中 정권과 3000만 달러 스위스 은행 송금
     
     
      鄭夢憲 現代그룹 회장 자살 직전 검찰 진술, '권노갑 부탁으로 현대상선 자금 보냈다'
     
    <月刊朝鮮>
     
      -자유라는 것은 2 더하기 2는 4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런 자유가 허용되면 다른 것은 저절로 이뤄진다(조지 오웰: 소설 '1984년'에서).
     
     
      ● 鄭夢憲 現代그룹 회장 자살 직전 검찰 진술서의 비밀 <2003년 12월 월간조선>
     
      『김영완이 알려준 스위스 은행으로 3000만 달러 보냈다』
      『1999년 12월부터 2000년 1월 사이 金榮浣이 알려준 (스위스)해외 계좌로 現代상선 자금 3000만 달러를 입금시켰다』
     
     
      故 鄭夢憲(정몽헌) 現代그룹 회장은 2003년 7월26일 現代그룹 비자금 조성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무기 중개상 金榮浣씨가 알려준 해외계좌로 3,000만 달러(약 360억원)를 송금했다는 진술을 했다. 이 날은 鄭회장이 자살(8월4일)하기 10일 전이었다.
     
      이에 앞서, 李益治(이익치) 前 現代증권 회장은 7월25일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3,000만 달러의 해외 송금 사실을 진술했다. 鄭夢憲 회장이 검찰에서 3,000만 달러 송금 부분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게 된 것도 李益治씨가 하루 전날 검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鄭夢憲씨는 자살하기 직전인 2003년 8월1일(2차 소환조사)과 8월2일(3차 소환조사), 두 차례 더 現代그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鄭회장은 검찰의 1차 소환시에는 權魯甲(권노갑) 前 민주당 고문에게 3,000만 달러와 현금 200억원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2차와 3차 검찰의 소환조사 때에는 朴智元(박지원) 前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150억원을 건네 준 부분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月刊朝鮮은 鄭夢憲 회장의 세 차례에 걸친 검찰의 진술조서를 비롯해 李益治, 朴智元씨 등 現代그룹 비자금 사건의 주요 인물들의 검찰 진술조서 全文을 月刊朝鮮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鄭夢憲 회장에 대한 검찰의 조사내용이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鄭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3차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뒤에 자살을 했기 때문이다. 世間(세간)에서는 鄭회장의 사망원인과 관련, 검찰의 강압적 수사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민주당 咸承熙(함승희) 의원은 鄭회장 사망원인과 관련, 『검찰이 강압적으로 鄭회장을 조사한 것이 鄭회장 자살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등 검찰의 「鄭회장 강압수사說」을 제기했었다.
     
      鄭夢憲씨의 최후 진술이 된 8월2일의 검찰 조사는 鄭회장에게 있어 무척 괴로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鄭회장은 이날 진술이 있기 8일 전 실시된 검찰 조사에서 『權魯甲 前 민주당 고문에게 美貨 3,000만 달러와 200억원을 줬다』고 처음으로 진술했기 때문이다.
     
      鄭씨는 검찰조사에서 『2000년 1월경과 같은 해 3월경 두 차례에 걸쳐서 現代상선 회사자금 3,000만 달러와 현금 200억원을 權魯甲에게 준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신문에 대해 『그렇다. 金榮浣을 통해 전달했다』고 진술했었다.
     
     
      現代비자금 사건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김영완(金榮浣)
     
      鄭夢憲씨가 權魯甲씨와 朴智元씨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한결같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무기중개상 金榮浣씨다. 鄭夢憲 前 회장과 李益治 前 현대증권 회장 등 現代그룹 관련자들의 진술만을 종합해 볼 때, 權魯甲씨에게 3,000만 달러와 200억원을 전달한 인물은 金榮浣이다. 朴智元 前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15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鄭회장에게 요청한 인물도 金榮浣씨였다. 現代그룹 비자금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金榮浣씨는 전혀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으나, 이 사건으로 인해 뉴스의 중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해외계좌로 송금했다는 3,000만 달러와 權魯甲씨에게 전달했다는 200억원, 그리고 朴智元씨에게 주었다는 150억원의 전달과정과 그 당시 상황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金榮浣씨는 鄭夢憲·朴智元 및 鄭夢憲·權魯甲씨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일까? 이 같은 의문은 鄭夢憲, 李益治 씨의 검찰 진술조서와 金榮浣씨가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를 통해 그 全貌(전모)를 파악해 본다.
     
      現代그룹 비자금 3000만 달러(약 360억원)와 200억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무기 중개상 金榮浣씨가 적극 개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 고 정몽헌 회장 생전의 모습ⓒ
    ▲ 고 정몽헌 회장 생전의 모습ⓒ
      다음은 月刊朝鮮 특별 취재팀이 단독 입수한 鄭夢憲씨의 2003년 7월26일 검찰 조사 진술내용 중 일부다.
     
      <검사: 2000년 1월경과 같은 해 3월경 두 차례에 걸쳐서 現代상선 자금 3,000만 달러와 현금 200억원을 權魯甲에게 준 사실이 있나요.
      鄭夢憲: 네, 그렇습니다.
     
      검사: 3,000만 달러를 주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요.
      鄭夢憲: 1999년 12월 말인지 2000년 1월 초경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납니다. 그 무렵 金榮浣으로부터 權고문이 나를 보자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신라호텔 라운지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났습니다.
     
      그때 權고문은 『總選이 얼마 안 남았는데 現代그룹에서 좀 도와 달라. 與黨(여당)을 도와주어야 對北사업도 잘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저는 『알았다.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도와주겠다』고 답했구요.
     
      그리고 3, 4일 후에 李益治가 제 집무실로 와서 하는 말이 『權魯甲 쪽에서 美貨로 3,000만 달러를 달라고 한다』고 보고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하였죠.
     
      며칠 뒤에 李益治가 해외의 계좌번호가 적힌 쪽지를 가지고 와서 하는 말이 『이쪽으로 보내 달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바로 金忠植(김충식) 現代상선 사장을 불러서 계좌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면서 「總選과 對北사업에 필요한 자금이니까 어렵겠지만 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金忠植이 『사업은 어렵지만 회장님이 말씀하시는 거니 해보겠다』고 말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金忠植 사장은 送金(송금)이 완료되었다고 저에게 보고를 하였습니다.
     
     
      鄭夢憲 회장 - 『金忠植 現代상선 사장에게 지시해 돈을 해외로 송금토록 했다』
     
      검사:『3,000만 달러를 달라고 한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李益治인가요, 金榮浣인가요.
      鄭夢憲: 李益治였습니다.
     
      검사: 李益治의 진술에 의하면 진술인(鄭회장)이 먼저 『3,000만 달러를 주려고 하는데 金榮浣이 계좌번호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하였다는데요.
      鄭夢憲: 아닙니다. 李益治가 먼저 이야기 한 것이 맞습니다.
     
      검사: 李益治의 진술에 의하면, 金榮浣으로부터 흰 봉투에 든 서류를 받아서 진술인에게 주었다고 하던데요.
      鄭夢憲: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그냥 계좌번호가 적힌 쪽지를 가지고 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사: 金忠植 당시 現代상선 사장에게 부탁한 것은 맞는지요.
      鄭夢憲: 그렇습니다. 당시 現代상선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자금사정이 그래도 가장 나은 회사였습니다.
     
      검사: 외국의 계좌로 그 큰 돈을 무슨 명목으로 송금하였다고 하던가요.
      鄭夢憲: 구체적인 명목은 잘 모르겠고, 다만 金忠植으로부터 며칠 후에 송금 완료됐다는 보고를 받고는 더 자세한 것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검사: 외국의 계좌라는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요.
      鄭夢憲: 제가 당시 쪽지를 보니 해외계좌였던 것 같습니다.
     
      검사: 그후 金榮浣이나 權魯甲으로부터 돈을 잘 받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있습니까.
      鄭夢憲: 돈을 준 다음에 金榮浣으로부터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權魯甲은 (2000년) 3월경에 200억원을 추가로 준 적이 있는데, 그때 權魯甲이 「저번에는 고마웠다」면서 『돈이 더 필요하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검사: 당시 權魯甲이 돈이 좀더 필요하다는 말 이외에 어떠한 말을 하였는지요.
      鄭夢憲: 당시 權魯甲은 3,000만 달러와 관련해,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저는 『금강산 사업이 카지노 및 면세점 허가가 나오지 않아서 적자가 계속 나고 있어 어려운 사정이다. 도와 달라』라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權魯甲이 『최대한 도울 수 있으면, 도와주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검사: 그러면, 그 자리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말 좀 잘 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습니까.
      鄭夢憲: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對北사업이 적자가 나서 어려우니 카지노 및 면세점 허가가 나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고, 權魯甲이 『알았다』면서 『도울 수 있는대로 최대한 돕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던 것입니다>
     
      鄭夢憲씨는 『李益治 前 現代증권 회장으로부터 金榮浣이 알려준 해외계좌를 받았다』고 주장한 반면, 李益治씨는 『鄭회장으로부터 金榮浣의 계좌를 받았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李益治씨는 2003년 7월25일 진행된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月刊朝鮮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李益治씨의 「3,000만 달러 송금」 진술서를 그대로 소개한다.
     
     
      李益治 - 『金榮浣으로부터 해외계좌를 받아 鄭夢憲 회장에게 전달했다』
     
  • ▲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 2003년 10월 28일 오후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권노갑씨 전 민주당 고문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오른쪽)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 2003년 10월 28일 오후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권노갑씨 전 민주당 고문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오른쪽)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검사: 3000만 달러 부분에 대해 알고 있는 사항을 얘기해 주시죠.
      李益治: 鄭夢憲 회장의 지시로 2000년 3월경 200억원을 민주당 측에, 4월 중순경 150억원을 朴智元에게 전달하는 데 개입한 것 외에 2000년 1월경 美貨 3,000만 달러를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전의 검찰 진술과정에서는 이 부분을 빠뜨렸습니다.
     
      검사: 3,000만 달러를 건넨 경위는 어떤가요.
      李益治: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0년 1월경 鄭夢憲 회장이 불러서 서울 종로구 계동 소재 現代그룹 社屋에 있는 鄭夢憲 회장의 사무실로 갔었습니다. 鄭회장은 『민주당에 美貨 3,000만 달러를 주려고 하는데, 필요한 계좌를 金榮浣이 가지고 올 테니 가지고 오면, 받아서 나에게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그 후 1~2일 지나서 金榮浣 회장이 서울 계동 소재 現代 社屋의 제 사무실로 찾아와서 저에게 흰 봉투를 주면서 『鄭夢憲 회장님께 전해드리라』고 해서 저는 흰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것이 계좌번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은 鄭夢憲 회장이 부재중이어서, 그 다음날 鄭夢憲 회장에게 그 봉투를 전해 주었습니다.
     
      검사: 진술인(李益治)은 그 봉투를 鄭夢憲 회장에게 주면서 무엇이라고 얘기했는가요.
      李益治: 『金榮浣 회장이 회장님께 전해드리라면서 가지고 왔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검사: 그러자 鄭夢憲이 무엇이라고 하던가요.
      李益治: 『알았다. 놓고 나가라』고 해서 鄭夢憲이 앉아 있던 탁자 위에 놓고 나왔습니다.
     
      검사: 진술인은 그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해 보지는 않았는가요.
      李益治: 확인해 보지는 않았으나, 鄭夢憲으로부터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에 계좌번호가 들어 있으리라는 것을 직감하였습니다.
     
      검사: 鄭夢憲이 직접 金榮浣에게 계좌번호를 확인할 수도 있는데, 굳이 진술인을 개입시킨 이유는 무엇인가요.
      李益治: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 그러면 위 계좌는 국내 계좌인가요.
      李益治: 제가 보지는 않았지만, 달러로 입금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아마 金榮浣 관련 해외계좌로 생각됩니다.
     
      검사: 진술인은 위 3,000만 달러가 실제로 해외계좌에 입금된 여부를 확인해 보았는지요.
      李益治: 봉투를 전달한 이후 상황은 모릅니다.
     
      검사: 진술인은 200억원, 3,000만 달러가 민주당 누구에게 전달된 것인지 잘 알고 있지요.
      李益治: 鄭회장이 말을 하지 않아서 저는 모릅니다.
     
      검사: 진술인은 3,000만 달러가 어떻게 조성된 것인지 알고 있는지요.
      李益治: 鄭회장이 말을 하지 않아서 3000만 달러의 조성 경위는 전혀 모릅니다.
     
      검사: 진술인은 3,000만 달러, 200억원, 150억원 외에도 돈이 정치권에 전달된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지요.
      李益治: 저는 전혀 모릅니다.
     
      검사: 진술인은 어제 진술을 할 때에도 200억원, 150억원 외에는 전혀 모른다고 하였지요.
      李益治: 그렇습니다.
     
      검사: 그런데 오늘 3,000만 달러 건에 대해서 진술하였지요.
      李益治: 그렇습니다.
     
      검사: 그런 점에 비춰볼 때, 진술인은 지금까지 진술한 것 외에 現代그룹에서 정치권에 돈을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추가로 알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어떤가요.
      李益治: 정말로 저는 이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았습니다>
     
     
      검찰 - 『3,000만 달러는 現代상선 美洲본부를 통해 스위스 은행 계좌로 입금됐다』
     
      검찰은 3,000만 달러 해외 송금과 관련, 별도 설명을 통해 『金忠植 前 現代상선 사장은 「鄭夢憲 회장의 지시로 현대상선 미주본부를 통해 스위스 은행 계좌로 3,0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金 前 사장은 『現代상선 임원 朴모씨에게 지시해 달러를 마련한 뒤 鄭회장에게서 넘겨받은 해외계좌로 송금하도록 했다』면서 『송금 영수증은 美國에 있는 내 개인 금고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는 것.
     
      검찰은 金忠植씨가 美國의 개인금고에 보관 중인 해외송금 영수증을 확보하기 위해 鄭夢憲 회장의 보증을 받고 2003년 7월 말 金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일시 해제했다. 그러나 영수증을 가지러 美國으로 출국한 金씨는 출국 직후 鄭회장이 자살하자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美國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故 鄭夢憲 회장의 자살 이틀 전 최후 진술서
     
      鄭夢憲 前 現代아산 이사회 회장이 자살(8월4일)하기 이틀 전인 8월2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109호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문조사를 받은 내용 중 요약 부분이다. 이날 鄭회장의 진술은 鄭회장 生前 마지막 공식 문서가 됐다.
     
      <검사: 피의자(鄭夢憲 회장)가 金榮浣을 알게 된 것은 1990년을 전후하여 피의자가 現代상선 부회장과 現代전자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現代중공업 전무로 근무하던 李益治가 金榮浣을 소개해 주어서 알게 되었고, 당시 金榮浣은 美國 보잉사의 한국총판(에이전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죠. 당시 金榮浣이 피의자의 사업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아서 몇 번 만난 후 1990년 이후에는 일체 연락이 없다가 現代그룹에서 1998년 11월18일 금강산 관광 유람선을 첫 출항시키는 등 금강산 관광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에 계획하였던 유람선에 카지노와 면세점 사업은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하여 허가를 받으려고 고심하고 있던 1999년 5월경 어느 날 현대증권 회장으로 있던 李益治가 또 다시 金榮浣을 데리고 와서 인사를 시켜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했지요.
      鄭夢憲: 예, 그렇습니다.
     
      검사: 피의자가 金榮浣을 통해 朴智元을 소개받을 당시의 금강산 관광사업 실태는 어떠하였는지요.
      鄭夢憲: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할 때 도박을 즐기는 중국인 등 외국인들을 상대로 카지노와 면세점 사업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통일부 등 유관기관에 질의한 결과 유람선에 카지노와 면세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우선 카지노 시설이 되어 있는 유람선을 구입하여 출항시켰습니다. 그런데, 하루 3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1999년 5월 어느 날, 現代증권 회장이던 李益治를 통해 金榮浣이 저의 사무실을 방문,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金榮浣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애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金榮浣이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있던 朴智元과 잘 안다며 소개해 주겠다고 해 朴장관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검사: 金榮浣이 피의자 사무실을 다시 방문한 경위와 朴智元을 소개해 준 경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나요.
      鄭夢憲: 金榮浣이 『朴智元 장관을 잘 알고 있는데, 만나보겠느냐』고 해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마침 現代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과 문화관광부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朴智元 장관은 「국민의 정부」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측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에 朴장관을 알아두면 現代그룹이 추진하는 관광사업에 앞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때 金榮浣은 朴장관과 상의해 연락하겠다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며칠 뒤에 金榮浣이 저에게 전화를 해 『朴장관과 같이 서울 프라자호텔 객실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연락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朴장관을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검사: 朴智元이 金榮浣을 통해 피의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시기 및 경위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나요.
      鄭夢憲: 예. 2000년 4월3일 오전 10시경 서울 종로구 계동 現代그룹 社屋 12층에 있는 저의 사무실로 金榮浣이 찾아왔습니다.
     
      金榮浣은 『(나에게)사업은 어떠냐』고 의례적인 인사치레로 물었는데, 저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전과 마찬가지로 어렵다고 하고, 특히 카지노와 면세점 허가를 계속 받지 못하여 애로가 많다고 했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現代그룹의 지분정리 관계로 內紛(내분)이 정리되지 않았고 現代건설의 유동성도 악화돼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現代건설도 어렵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金榮浣이 저에게 『사실은 朴장관의 심부름으로 왔다』고 하면서 『朴장관이 남북 頂上회담 준비에 필요한데 150억원을 도와 달라고 한다』면서 돈을 요구하였던 것입니다.
     
      검사: 金榮浣이 피의자를 찾아와서 朴智元 장관이 150억원을 CD(양도성 예금증서)로 도와달라고 요구하였다는 것이지요.
      鄭夢憲: 예, 그렇습니다.
     
      검사: 피의자가 金榮浣이 朴智元의 심부름이라면서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로 달라고 요구한 것만 보고 朴智元이 金榮浣을 시켜 피의자에게 돈을 요구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던가요.
      鄭夢憲: 저는 당시 「국민의 정부」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실세로 알려진 朴智元 장관을 金榮浣이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저에게 두 번이나 朴장관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저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朴장관과 金榮浣은 아주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朴장관이 金榮浣을 시켜 저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믿었던 것입니다.
     
      특히 金榮浣이 朴장관의 심부름이라면서 돈을 요구하였지만, 150억원을 무기명 CD로 만들어서 제가 직접 朴장관에게 전해 주라고 해 저는 돈을 받는 사람이 朴장관이라는 점을 믿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金榮浣씨는 現代그룹 鄭회장이 權魯甲씨와 朴智元씨에게 주었다는 자금을 관리하는 역할도 했다. 金榮浣씨가 관리해 온 자금의 규모는 1,000억원대에 달한다.
     
     
      金榮浣이 관리해 온 자금 규모는 1,000억원대 이상
     
      검찰 조사에 따르면 現代그룹 鄭夢憲 회장이 權魯甲씨와 朴智元씨에게 전달한 돈의 규모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도 모두 710억원이다. 金榮浣씨를 통해 權魯甲씨에게 전달했다는 200억원과 해외계좌로 송금한 3,000만 달러(약 360억원), 그리고 李益治씨를 통해 朴智元씨에게 전달된 150억원이 그것이다.
     
      現代그룹 측이 전달한 돈을 시기별로 보면, ▲1999년 12월∼2000년 1월 사이 金榮浣씨가 알려준 해외계좌로 3,000만 달러를 송금했고 ▲3개월 뒤인 제16代 總選(총선) 직전(2000년 3월)에 金榮浣씨를 통해 權魯甲씨에게 200억원을 전달했다. 現代그룹 측은 ▲權고문에게 200억원을 전달한 지 1개월 뒤인 2000년 4월 朴智元씨에게 150억원을 건넸다.
     
      그리고 金榮浣씨는 2002년 3월 180억원 상당의 현금과 채권 등을 도난당했다. 金씨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도난당한 180억원은 자신이 당시 관리하고 있던 權魯甲·朴智元 씨의 돈과는 전혀 다른 별도의 자금」이라고 밝혔다.
     
      金榮浣씨는 180억원을 도난당한 2개월여 뒤인 2002년 5월 金씨 소유로 추정되는 부동산 투자업체를 통해 2,500만 달러(약 307억원)를 주고 서울 강남의 빌딩 두 채를 매입했다. 매입한 빌딩은 서울 역삼동 S빌딩(지상 15층)과 청담동 C빌딩(지상 5층)이다.
     
      부동산 투자업체의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金씨의 부인 張모(49)씨와 장인이 각각 감사와 이사로 등재돼 있다.
     
      결국 金榮浣씨는 1999년 12월 이후부터 2002년 5월 사이에 총 1,197억원의 자금을 관리한 셈이다.
     
      金榮浣씨는 現代그룹의 對北송금 사건에 대한 宋斗煥(송두환) 특검의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3년 3월20일 해외로 출국한 뒤 지금까지 귀국을 하지 않고 있으며, 수차례에 걸친 검찰의 귀국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金씨는 다만, 2003년 8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現代그룹 비자금 사건에 관한 진술서만 검찰에 제출했다. 金씨는 변호사를 통해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할 때, 이와는 별도로 140억원어치 상당의 채권을 검찰 측에 제시했다. 金씨는 이 돈과 관련, 50억원은 鄭夢憲씨로부터 權魯甲씨에게 전달하라며 건네 받은 200억원 중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돈이며, 90억원은 朴智元씨부터 받은 150억원 중 보관하고 있던 자금이라고 밝혔다.
     
      金榮浣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1,000억원대 이상의 자금 중 150억원 가량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現代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안대희)는 金씨의 계좌 입출금 내역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중 150억원 가량이 2000년 이후부터 2003년 4월 對北송금 特檢 수사 시작 이전까지 몇 차례에 걸쳐 해외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金씨가 2002년 大選을 전후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유출한 정황으로 볼 때 金씨가 유출한 돈 중에는 정권 교체와 特檢 수사에 대비, 자금관리를 위탁한 정치인들의 재산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계좌로 입금된 3,000만 달러의 행방은?
     
      지금까지 드러난 金榮浣씨 관련 자금 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은 現代상선의 美洲본부를 통해 해외(스위스) 계좌로 송금된 3000만 달러의 행방이다. 검찰은 『현재 이 돈의 행방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3,000만 달러는 어디로 간 것일까?
     
      현재로써 상정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北韓 金正日에게 전달됐거나, 아니면 ▲당시 「국민의 정부」의 최고 실권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검찰의 발표대로 ▲權魯甲씨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고, ▲金榮浣씨가 중간에서 가로챘을 가능성도 있다.
     
      3,000만 달러가 北韓 金正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자금을 송금한 시점이 2000년 1월 전후로, 南北 정상회담과 관련한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이라는 점이다. 頂上회담 성사를 위한 사전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이를 위해 3,000만 달러를 北韓 측에 송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위스 은행에는 金正日이 40억 달러 이상의 비자금을 예치하고 있다고 한다.
     
      現代그룹 측은 이 당시 매달 3억원에 달하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강산 카지노 및 면세점 사업을 적극 추진했으나,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現代그룹 측이 금강산 카지노 및 면세점 사업 허가를 위해 정부의 고위 인사에게 청탁명목으로 3,000만 달러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정부의 실세들과 폭 넓게 친분관계를 유지하던 金榮浣씨가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중간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실제 金榮浣씨는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를 통해 「鄭夢憲 회장으로부터 금강산 카지노 사업에 대한 얘기를 듣고 정부에서 이 사업을 허가할 경우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말을 鄭회장에게 했던 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金榮浣씨가 3,000만 달러를 중간에서 가로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權魯甲씨의 변호인 측은 이와 관련, 『權고문은 3,000만 달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만약 現代그룹 측 관계자의 진술과 같이 金榮浣씨의 부탁을 받고 3,000만 달러를 해외로 송금했다면, 그 돈은 金榮浣씨 개인이 착복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權씨 변호인 측은 또 『검찰이 언론에 흘리고 있는 것과 같이 權고문이 金榮浣씨를 통해 3,000만 달러를 받았다면, 검찰은 왜 이 부분에 대해 정식으로 추가 기소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뭐냐』면서 『검찰이 3,000만 달러 부분에 대해 추가 기소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돈이 權고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2000년 4·13 總選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金玉斗(김옥두) 의원은 2003년 11월4일 權魯甲씨의 200억원 수수사건과 관련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總選을 앞두고 權魯甲 당시 고문의 도움으로 110억원을 전달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金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權씨가 現代그룹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은 사실은 없고 知人을 통해 돈을 마련, 민주당에 전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자금사정이 극히 좋지 못했던 現代그룹이 이처럼 비자금을 조성해, 당시 권력실세들에게 전달한 代價로 現代 측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李益治씨는 2003년 6월20일 宋斗煥 특검의 조사 과정에서 『現代그룹이 자금을 전달한 代價로 20조원 상당의 이득을 얻었다』고 밝혔다.
     
     
      李益治 - 『鄭夢憲 회장 계열 회사에 대한 특혜를 금액으로 따지면, 20조원 이상이 될 것』
     
  • ▲ 2003년 10월6일 오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현대비자금 사건 관련증인으로 출석한 박지원 전문화부장관과 이익치 전현대증권회장이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 2003년 10월6일 오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현대비자금 사건 관련증인으로 출석한 박지원 전문화부장관과 이익치 전현대증권회장이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다음은 李益治씨의 주요 진술 내용이다.
     
      <특별검사: 朴智元 장관은 그 당시 자신이 鄭夢憲 회장으로부터 15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받을 만큼 現代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청탁의 代價를 받을 수 있겠느냐면서 진술인(李益治)이 자신에게 건네 주었다는 150억원은 있을 수 없는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어떤가요.
     
      李益治: 2000년 6월 초 現代에 대한 4000억원의 불법대출과 같은 달 말경 現代건설에 대한 사모사체 1500억원 인수조건의 여신지원에 따른 자금지원, 한국관광공사에서 現代아산에 자금지원이 이루어진 것이 朴智元 장관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2000년 말경 現代상선 자금사정 악화로 돌아오던 회사채가 시장에서는 신용을 잃어 더 이상의 借換發行(편집자 注: 차환발행이란 채권은 기한이 도래하면 상환해야 하지만 자금수요가 지속될 경우에는 이미 발행한 채권의 만기 때 상환을 하지 않고, 대신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借換發行되는 채권을 借換債라고 한다)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산업은행이 나서서 現代상선의 돌아오는 회사채를 바로 인수해 주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지원한 것만도 수조원이 됩니다.
     
      2002년 現代상선 4000억원 대출문제가 터지자 現代상선 측은 보유하고 있던 자동차 운반선을 매각하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現代자동차(鄭夢九 회장 계열)의 자동차 운송보증이 있어야만 했는데, 정부가 나서서 現代자동차로 하여금 매각 이후에도 매각된 자동차 운반선을 이용할 것이라는 약정을 하도록 했습니다.
     
      결국 鄭夢憲 회장 계열 회사에 대한 이러한 특혜를 금액으로 따지면, 20조원 이상이 될 것입니다>
     
      權魯甲, 朴智元씨가 금품 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어쨌든 金榮浣씨가 現代그룹이나 朴智元씨로부터 700억원대의 돈을 건네 받아 최근까지 이 돈을 관리해 왔던 것만은 사실이다. 金榮浣씨 자신도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金榮浣씨는 자술서를 통해 「2000년 4월경, 朴智元 장관으로부터 서울 프라자 호텔 객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朴장관이 입구를 밀봉하지 않은 흰색 사각봉투를 내놓으면서, 『現代에서 보내온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金씨는 「그 돈은 며칠 전에 鄭회장에게 『朴장관을 도와주라』고 해서 鄭회장이 준 돈이고, 봉투 안에는 수표가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또한 朴장관이 그 수표를 다른 돈으로 바꿔달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金씨는 「그런 뜻에서 『알았어요. 내가 바꿔 줄게요』라고 하면서 그 봉투를 받았는데, 승용차를 타고 돌아오는 도중에 봉투를 열어 보니 그 안에는 1억원권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金榮浣씨는 現代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을 수 차례에 걸친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주로 무기명 채권에 이 돈을 투자해 관리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기록에 의해 확인됐다. 金씨는 자금관리 업무를 극도의 보안 속에 자신의 고교 및 대학 후배 몇 명에게 맡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金榮浣씨, 자금세탁에 노숙자 명의 계좌까지 동원
     
      金씨는 朴智元씨로부터 건네 받은 150억원어치의 CD를 세탁하는 과정에 40여개의 은행 계좌를 동원했다. 이들 계좌 명의는 대부분 자신의 회사직원들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金씨는 노숙자 명의의 계좌까지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金씨는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를 수표로 전환한 뒤, 다시 장기채권이나 어음 형태로 자금을 가지고 있다가, 다시 이를 주식과 채권·현금 등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 세탁 방법이 계좌추적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수준이었다고 한다.
     
      現代건설이 15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방법도 관심을 끈다. 鄭夢憲 회장으로부터 비자금 150억원을 조성할 것을 지시 받은 金在洙(김재수) 당시 現代건설 부사장은 「건설공사 대금 가불금 명목」으로 150억원의 자금지출 결의서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150억원어치의 회사 당좌수표(어음)를 발행해, 이 당좌수표를 9개 금융기관을 통해 현금으로 바꾸었다.
     
      대상 금융기관 및 금액은 조흥은행 계동지점 및 수협 종로지점 각 30억원, 제일은행 본점 영업부 및 평화은행 광화문지점(現 우리은행 무교동지점) 각 20억원, 주택은행(現 국민은행) 15억원, 농협 종로지점 11억원, 외환은행 계동지점 및 신한은행 본점 영업부 각 10억원, 하나은행 본점 영업부 4억원 등이다. 現代건설 측은 이렇게 조성한 현금 150억원을 농협 종로지점을 통해 1억원권 무기명 채권(CD) 150장을 구입했다.
     
      金榮浣씨는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를 통해 朴智元 前 청와대 비서실장과 만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1997년 12월이나 2000년 1월경 金大中(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서울 시청 부근에 있는 호텔 커피숍에서 대학 선배인 吳正昭(오정소) 前 안기부(現 국가정보원) 차장의 소개로 알게 됐다. 朴智元은 당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오정소 선배에게 『朴智元을 알면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해 만나게 됐다>
     
      金榮浣씨는 이후 朴智元씨와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했고, 반말 비슷한 말투를 사용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金씨는 자술서에서 「私席(사석)에서 朴智元 씨를 『형님』으로 호칭을 하고 어떤 때는 반말 비슷하게 대화를 하는 등 아주 친하게 지냈다」고 했다. 金씨는 또 「朴장관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도 수시로 밖에서 만났고, 어떤 때는 점심 때 만나고, 그날 저녁에도 만나는 등 자주 허물없이 만나 茶(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했다」고 했다. 金씨는 「문화부 장관이던 朴씨를 찾아가 『형, 現代에서 카지노 사업을 한다는데, 그것을 내가 할 거야. 좀 도와 줘』라고 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金榮浣씨는 鄭夢憲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릴 때 이웃동네에 살았기 때문에 서로 안면은 있었지만 친분은 없었으나, 1989년 말께 S 청와대 국방비서관의 소개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金榮浣은 철저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 ▲ 의문의 인물 김영완. 사진조차 알려진게 별로 없다.ⓒ
    ▲ 의문의 인물 김영완. 사진조차 알려진게 별로 없다.ⓒ

      金榮浣씨는 철저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金씨는 현재 美國과 멕시코 등지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金씨의 외국 행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美 로스앤젤레스, 덴버, 뉴욕 등을 활발히 오갔다지만 현지 교포들의 눈에 띄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金씨는 남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대단한 노력을 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과 外食(외식)을 할 때도 반드시 고급식당의 개인 룸을 이용했다고 한다.
     
      金榮浣씨가 실절적 소유주인 (주) J&C 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特檢 조사에서 『金榮浣은 매우 비밀스럽고 괴팍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도 극히 꺼리는 사람』이라면서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하여 누군가 말하거나 알려고 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金榮浣은 휴대전화를 항상 두 대 이상 가지고 있었으나 전화번호가 자주 바뀌는 바람에 회사에서 연락해도 전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밀스럽게 다녀 그가 누구와 만나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金榮浣씨의 운전기사들도 金씨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金榮浣씨의 운전기사였던 金모씨의 검찰 진술내용이다.
     
      『金榮浣은 두 얼굴의 사람이다. 직원들에게는 욕설을 퍼붓고 조금만 잘못이 있어도 갈아 버린다. 운전도 시간과 장소에 맞춰야 되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 다른 사람들은 金榮浣이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술과 담배도 안 하고 인심도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직원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나도 그의 운전기사를 그만 두었다. 운전 중에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전화통화를 하고 차 안에서는 운전석의 거울을 못 보게 한다. 비위 맞추기가 힘들다. 내가 알기로는 기사가 30∼40명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金榮浣의 운전기사였던 또 다른 金모씨는 『金榮浣의 운전기사를 그만 둔 이유는, 평소 인격을 무시하는 말을 자주 들어오던 차에 하루는 인천공항에 갔다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심한 욕을 하기에 그만 두게 된 것』이라고 했다. 金씨는 또 『金榮浣 회장의 비위 맞추기가 정말 어려웠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도 자신이 짜증난 일이 있으면 괜히 운전기사들에게 욕을 하며 화를 내는 사람이다. 金榮浣 회장의 차를 운전했던 일은 생각도 하기 싫다』고 밝혔다.
     
      金榮浣씨와 사업을 함께 했던 朴모씨도 『金榮浣은 매우 비밀스럽고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다른 사람과 대화도 극히 꺼리는 사람이다.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하여 누군가 말하거나 알려고 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진술했다.
     
     
      權魯甲ㆍ朴智元 對 李益治ㆍ金榮浣의 「진실게임」
     
      한때 귀국을 고려했었다는 金씨에 대해 그의 주변에서는 『현재로선 金榮浣씨가 귀국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말했다.
     
      權魯甲 前 민주당 고문과 朴智元 前 청와대 비서실장은 현재 現代그룹 비자금 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權씨와 朴씨는 『現代그룹으로부터 어떠한 명목의 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며 결백함을 굽히지 않고 있다. 金榮浣씨와 李益治 前 現代증권 회장은 『權씨와 朴씨가 現代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金榮浣씨는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를 통해 자신이 權씨와 朴씨가 現代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을 최근까지도 관리해 왔다며, 보관 중이던 수십억원어치의 채권을 검찰에 넘겨주기까지 했다.
     
      이 사건의 핵심인물 두 명 중 金榮浣씨는 귀국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鄭夢憲 회장은 검찰에서 돈을 건넨 사실을 진술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權魯甲-朴智元씨와 李益治-金榮浣씨는 亡者(망자)를 사이에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진실게임」은 중간에서 돈을 전달해 주고,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난 金榮浣씨가 귀국해 진실을 밝히는 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