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백수다""나는 당신들에게 하얀 침을 뱉는다"
  • 니가, 니들이 꼼수냐?  그래 나는 백수다

    1980년대에 괜찮은 여자 광대가 하나 있었다.
    인기 코미디 프로에서 일자 눈썹을 그리고 악처 역할을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갑자기 목에 힘을 주고 근엄하게 국민을 가르치겠다고 나섰다. 아마 남편의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 증세 때문인가 하고, 참 안됐다 싶었다.
    그런데 갈수록 가관이다. 방송이야 써 준대로 읽는다 치고, 요즘들어 불법시위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행사(물대포 해산)에 뭐 ‘인권’ 운운하며 날씨가 추운데 물대포를 쏘면 어쩌냐고... 좋은 나라에선 범법자도 기후 가려서 잡나? 진짜 남편한테 얻어터진 이유를 알겠다. 주둥이를 잘 못 놀리면 맞는 것은 인류 보편의 진리이다.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이름도 한심스러운 정당에 계신 ‘개혁적 보수를 지향’(改保指)한다는 소장파(나이가 어려서가 아니고 배짱이 짧아서 소장) 의원님들도 폭도가 추울테니 찬 물대포는 쏘지 말란다. 지가 하고 있는 삽질과 헛발질을 한방에 용서받을 수 있는 호재라고 생각했나보다.

    미모나 연기력이나 머리로는 톱스타가 되기 힘들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여자 광대가 있다. 그런데 어느날 어쨌든 톱스타가 되어야겠다고 작심을 했다. 공개적으로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했다. 용감성으로 톱스타가 되기로 맘먹었나 보다. 그런데 청산가리보다 더한 양놈나라산 쇠고기 성분이 들어간 라면도 먹을텐데... 더욱 피부도 고와지고 힘이 넘쳐서 밤중에 마이크를 들고 설친다. 미국의 식민지를 벗어나자고... 야 대단한 구국지사가 나셨다. 그러하니 국회의사당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테러분자도 열사가 된다. 무조건 반(反)대한민국하면 의인인게 지금이다.

    요새 자기가 꼼수라면서 대단한 요술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간혹 이상한 수염을 달고 다니는 공통점도 보인다. 자기가 말하면 무조건 진리내지는 진실이란다. 거짓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도 풍자라면서 얼버무린다. 풍자라는 한마디면 만사형통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정치가 X같다. 99%는 못 사는데 1%만 잘 산다”고 게거품을 물거나 느글느글한 미소를 지으면 무조건 환호를 받는다. 야 멋있다, 폼 난다.

    요즘 내공이 아주 강한 중님 한 분이 혼란한 세상을 구하시겠다고 속세에 나서셨다. 여기저기서 못나고 볼품 없는 중생 놈들을 모아놓고 한 수 가르치신다. 속세의 정치는 이미 종말을 고했으니 나와 나를 따르는 사람들이 ‘만들지 말지 모르는 정당’을 쳐다보고 박수를 보내란다.
    이 중님께서 운영하시는 재단은 이름도 여유롭게 ‘평화재단’이다. 거기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하시는 일이 “한반도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연구”가 제일 앞에 있었다. 법력이 대단하신 중님이면 분명히 알텐데... 한반도에서 그나마 전면적인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평화를 써 붙인 많은 재단, 연대, 연합과 자칭 평화주의자들이 수시로 절하고 기도하고 때로는 화염병도 던지면서 존경하는 국방위원장님께 선물을 보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쯤은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진짜 이유는 유감스럽게도 “식견있는 지도자”(국립묘지에 계신 전직 대통령님의 평가다)이신 국방위원장님께서 전쟁을 일으키면 제국주의 양놈 군대와 사대 역적패당 군대에게 허벌라게 터지고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은가. 통영이 고향인 위선적인 붉은 음악가의 이름을 딴 재단도 ‘평화’더라.

    이들과 비슷한 무리들 중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담대하고 기괴한 남녀 이야기 꾼-수십만의 추종자가 있으니 책만 내면 베스트 셀러다-도 있고, 개X(이건 여자꺼다)에 보리알 끼듯 여기저기 껴대는 광대-자기를 뒤에서 조종하는 늙은이가 국방위원장님의 확실한 광팬인 것 같은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광대가 야구를 좋아하고 국민타자와 친하다고 해서 이제는 둘 다가 싫어지려고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들 모두가 돈을 잘 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제 이들 모두에게 부탁 좀 하려고 한다. 힘이 없는 척, 못 가진 척하며 진짜 힘 없고 살기 어려운 이 땅의 사람, 고민 많은 젊은이들을 속이고 열 받게 하지마라. 1%만 잘살고 99%가 못사는 사회라면서 위대한 대한민국, 그리고 그래도 살만한 이 사회를 욕하고 더럽히지 말라. 어차피 당신들은 가질만큼 가졌고, 배울만큼 배웠고 정말로 호의호식하고 있지 않는가. 인기를 더 누리고, 더 멋있게 행세하고, 돈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이 나라가 이 사회가 이 상황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잖는가. 정말로 사회가 나라가 상황이 좋게 바뀌어서 젊은이들이 취업도 잘되고 사회가 맑아지면 어찌하려고 그러는가.

    그래서 당신들은 진보(眞保:진짜 보수)라고 불린다. 1%가 억세게도 잘 살고, 99%는 진정 자기가 못사는지도 모르는 데가 세상에 한군데 있다. 당신들이 닮고 싶고, 이상향으로 받들고 있을 수도 있는 나라-물론 나라도 아니다. 비적떼가 선량한 사람을 잡아놓고 부리는 곳-가 바로 그곳이다. 너무 쳐먹어서 병이난 위원장님이 그렇게 뒈진 애비의 시체를 모시기 위해 수백억씩 쓰는 곳 말이다. 아마도 그 이상향이 이 땅에서 이루어져도 당신들은 틀림없이 1%안에 들거라고 믿고 있지나 않은지... 그래서 당신들은 영원한 진보(眞保), 참 보수 아닌가.

    다시 한번 정중히 청하자. 광대는 광대질을 잘하고, 중님은 중질만을 잘해 주시길... 미안한 얘긴데 님이라는 단어에 점을 하나 찍으면 넘이 되는게 세상사다.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은 좋은 이야기 꾼으로 남자고...

    당신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꼼수라고 하면서 더욱 꼼수질을 하고 있다.

    당신이-당신들은 꼼수다. 그래서 나는 백수(白水)다.

    당신들이 진보(眞保)이기에 나는 수구(水口)다. 아가리에 물만 차있는, 특히 하얀 물만...

    그래서 나는 당신들에게 하얀 침을 뱉는다. 나같이 침 뱉는 사람이 많아지면 물대포가 된다. 추운 날씨에 얼어버리지(凍士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제는 자유기고가가 된   이 덕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