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은 못 믿고, 미국 장관은 믿는다는 거냐”
  • ▲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 ⓒ연합뉴스
    ▲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 ⓒ연합뉴스

    한나라당이 단단히 뿔났다.

    한나라당은 16일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의 ‘선(先)발효 후(後)협상’ 제안을 거부하고 ‘ISD 폐기 또는 유보를 위해 재협상에 착수한다는 양국간 서면 합의’를 요구한데 대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결례의 도를 넘어 모욕에 가까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재협상을 하겠다고 명확히 약속했고, 미국 정부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포함해 모든 이슈에 대해 재협상 할 수 있다는 취지를 명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민주당은 재협상을 한다는 내용으로 미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 합의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믿지 못하고 미국 장관은 믿는다는 건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제안한 내용을 놓고 6시간에 걸친 마라톤 논의 끝에 “양국간 ISD 재협상에 대한 서면합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은 현재 이 대통령의 재협상 약속을 계기로 비준안 처리에 대한 확실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처리 시기를 둘러싸고는 이견이 분분하다.

    강경파는 이제는 즉각 처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온건파는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상노력을 해보자고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은 이날 대책회의를 갖고 “한-미 FTA를 정상적으로 합의처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고, 한나라당이 비준안 처리를 서두르지 말 것을 부탁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는 “국회 논의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며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