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군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지난 4ㆍ27 재보선까지 줄곧 야권 후보 1위였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대신 손 대표와 문 이사장의 지지세가 확산되면서 10%를 넘보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의 지지율이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손 대표 지지율은 4ㆍ27 분당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10% 중반까지 치솟은 이후 다시 한 자릿수로 내려온 뒤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문 이사장은 빠른 속도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 측은 유권자들이 특정 야권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는 상황이어서 내년 총선 이전까지는 정체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손 대표의 행보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손 대표가 한진중공업 문제에서 보듯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결과적으로 진보계층은 물론 중도 진영에서도 확실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 측은 앞으로 각종 현안에 대해 좀더 분명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야권 대표주자의 이미지를 굳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손 대표는 10일 근무제를 둘러싸고 극심한 노사갈등을 앓고 있는 유성기업을 방문해 대기업의 하청문제와 경제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 근로조건 보장을 역설할 계획이다.

    광복절인 15일에는 독도를 방문해 "독도는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땅"이라며 정부의 단호하고 의연한 대응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문 이사장은 지상과제로 천명한 야권통합 행보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등 원로들로 구성된 원탁회의에 참여한 데 이어 시민사회 중진 활동가를 중심으로 17일 준비모임을 갖는 통합추진모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문 이사장 측은 "8~9월 중 통합운동을 어떻게 시작하고 10월 전후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며 "그 결과가 국민이 문 이사장을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여전히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서서히 정치행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말 서울에서 두 차례 저서 `운명'의 북 콘서트를 가진데 이어 26일에는 부산에서 세 번째 행사를 연다. 27일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봉하마을 음악회에 참석하는 등 친노진영의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