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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지금 이 편지를 쓰는 시점에 미국은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법적채무한도를 올려서 국가의 파산을 피하자는 민주당과 채무한도를 올리면 미국의 장래가 위태로워진다는 공화당의 논리에 모든 언론은 이들의 공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그 전처럼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여 국가운영에 차질이 없게 하자고 하지만, 공화당은 부시 전 대통령 때 통과시킨 부자들에게 베푼 감세법을 고수하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응수하고 있습니다. 미국 부자의 대표자격인 워렌 버펫(Warren Buffett)조차도 세금을 더 내자고 하지만, 공화당은 이들의 애국심(?)에 귀를 막고 있습니다.오바마 미 대통령은 상하 양원의 지도자들을 거의 매일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이 문제를 놓고 협상을 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뜻이 쉽게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채무한도 결정이 8월2일 이전에 대통령의 뜻대로 관통되지 못하면 미국의 모든 연금 수혜자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되며, 각종 정부정책과 정부기관들은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이번처럼 여소야대(與小野大)의 미국의 정치권에서 다수당인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반발이 이렇게 심했던 때는 저의 기억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원내진출 10년 차인 공화당 하원원내총무인 캔토(Erric Canto)의원은 백악관에서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어서 대통령의 얼굴이 달아오르게 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하원의장인 베이너(John Boehner) 공화당의원은 캔토의 등을 감싸면서 잘했다고 칭찬을 하고 있습니다.미국의 격동은 이 문제뿐이 아닙니다.
911 테러사태 이후, 과거 10년 동안 아프카니스탄을 지원하면서 테러 전쟁에 가담했지만, 그 나라 고관들의 부정부패 때문에 그 많은 원조액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전 CIA국장인 페네타(Leon Panetta)가 국방장관으로 부임하면서 8억 달러의 원조액을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하였는데, 미국의 적국인 이란(Iran)이 이틈을 타 아프카니스탄에 원조하겠다고 사인(sign)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란은 테러 지원국으로 지명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아프카니스탄이 이란의 원조를 받게 되면 미국은 우방 국가를 하나 잃게 되며 지금까지 많은 희생자와 원조를 쏟아 부은 미국으로서는 참으로 허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미국은 또한 물난리와 산불 그리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정부보증예산을 들여 대기업에 실업자들을 고용하라고 했으나, 그 많은 돈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실업률이 9.2%라는 정부보고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집을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집을 샀으나 그 집값이 떨어져 구입 시에 받은 대출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깡통집'이 되어 매월 내야하는 월부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대출은행에 도로 반납하고 사라지는 사람이 있어 은행은 은행대로 고역을 치루고 있습니다.이러한 정부실책을 노려 공화당에서는 차기 대통령으로 나오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전 부통령 후보였던 페일린(Sara Palin)이 이끌고 있는 주로 보수파 사람들로 구성된 티파티(Tea Party)당에서도 대통령을 내고자 애를 쓰고 있어 미국의 전통적인 양당제도가 위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7월8일에는 포드(Gerald Ford) 전 대통령 영부인인 베티 포드(Betty Ford)가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교롭게도 포드 전 대통령도 93세에 서거 했는데 같은 나이로 백악관의 전 주인이었던 부부가 모두 장수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가 포드 하원의원과 결혼하기 전 생애는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으며 알콜 중독자였던 전 남편이 죽기 직전에 이혼하고 포드의원과 결혼했던 관계로 포드 대통령 후보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었는데 이것이 포드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지 못하고 지미 카터(Jimmy Carter)에게 패한 이유 중에 하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베티 포드는 유방암으로 고생하면서 약물중독에 빠져 생사를 해매였으나 완치된 후 베티 포드 재단(Betty Ford Center)을 설립하고 약물 남용자를 위해 헌신하면서 이 재단을 이끌어가는 이사장으로서 사회적으로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1998년에 의회 금메달(Congressional Gold Medal)을 비롯하여 1991년에는 대통령 자유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받았습니다.
그는 여성운동가로서 남녀평등수정안(Equal Right Amendment), 임신중절지지(Pro-choice)등과 같은 여성을 위한 운동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가 영부인으로 있을 때 보다 그 후의 생애가 더 빛났던 것입니다. 그는 남편인 포드 전 대통령이 묻혀있는 미시간 주의 한 시골인 그렌드 래피드(Grand Rapid)에 함께 묻혔습니다. 포드 전 영부인의 장례식에는 전현직 정부의 고위층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영부인 미셀(Michelle Obama)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부시정권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던 램스필드(Donald Ramsfield)는 장례식에 참석차 비행기를 타기 전에 공항 보안관에게 특별 몸수색을 받는 수모(?)를 받았는데 이는 보안관의 임무수행에 차질을 준 것이 아니라 한 시민으로서 마땅히 받아야하는 행정원칙에 의해 몸수색을 받은 것입니다. 램스필드는 어께와 히프에 강철 심지가 박혀있기 때문에 검색대에 걸린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램스필드 자신도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이 법은 그가 재임 시에 만든 법이기 때문에 더욱 더 반항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