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집단의 속성: 조폭(組暴), 마적단, 패밀리
  • 김정일 집단의 속성: 조폭(組暴), 마적단, 패밀리.  
      
    신상옥씨를 내가 처음 만난 것은 1989년이었다. 가장 먼저 물은 것은 "김정일이 밤마다 연다는 연회에 참석해보시니까 어떻든가요"였다. 그의 말은 간단하였다. 

    趙甲濟   
     
    신상옥씨를 내가 처음 만난 것은 1989년이었다. 가장 먼저 물은 것은 "김정일이 밤마다 연다는 연회에 참석해보시니까 어떻든가요"였다. 그의 말은 간단하였다.
    "마적단이죠. 북한이란 마을을 점령하고 분탕질하는 마적단 말입니다."
    북한주민들을 굶겨죽이면서 자신들끼리는 호화판 파티를 벌여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집단이란 것이었다.
     
    북한의 고위층을 수십 번 접촉한 한 미국인은 마적단보다는 조폭(組暴)에 더 가깝다고 하였다.
    강석주, 김계관, 조명록, 김영철 같은 부하들은 김정일 앞에서 딱딱한 태도가 아니라고 한다. 행동과 말이 자연스럽고, 김정일을 크게 어렵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상옥씨도 같은 관찰기를 남겼다. 밤 파티에서 수십 명의 김정일 측근들이 모여 떠들고 노는데, 김정일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삼삼오오 자기들끼리 노닥거린다는 것이다. 김정일과 측근들 사이의 관계가 이렇게 편하게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패거리'이기 때문이다.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단을 영어로 '패밀리'라고 하는데, '일가(一家)'란 의미이다. 김정일이나 두목의 신뢰를 받는 보스들은 한 가족처럼 서로 어울린다.
    김정일은 이들을 잘 대우해준다. 인간적으로 돌봐주기도 한다. 이들 내부에선 상당한 언론의 자유도 있다. 그래서 가족적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김정일의 측근들이 정책실패로 숙청되는 예는 거의 없다. 배신하였다든지, 파당(派黨)을 만든다든지, 위에 보고하지 않고 돈을 먹었다든지 하였을 때만 제거된다.
    김정일과 한국 대통령을 다 만나 본 한 미국인은 "김정일 주변이 훨씬 덜 권위적이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對北)분석 전문가도 북한정권의 제 1 목표를 '북한정권의 유지' 나 '한반도 적화(赤化)'라고 설명하지 않았다. 김정일 정권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김정일 일가(一家)의 안전"이란 것이다. 김정일 패밀리의 안전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전쟁을 하든지 개방에 나설 것이다. 문제는 김정일이 한번도 그런 선택을 강요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죽이려고 네 번이나 암살을 시도하였는데도 우리는 암살자를 보내지 않았다. 천안함을 폭침시켜도 금수산 궁전을 미사일 공격하지 않았다. 연평도에 포격을 해도 우리는 대안(對岸)의 포대(砲臺)를 폭격하지 않았다. 김정일로 하여금 이렇게 하면 내가 죽겠구나 하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반도 현상타파의 출구가 생길 것이다. 패밀리의 속성, 그 약점과 강점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