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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에 청와대에서 자리를 함께 한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회담에 앞서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청와대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7일 청와대에서 오전 7시30분 시작해 2시간여에 걸쳐 조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6개 민생의제와 관련한 ‘공동 발표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회담에서 가계부채 해결과 저축은행 사건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양측은 또 대학등록금 인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대학 구조조정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양측은 그러나 대학등록금 인하와 관련한 구체적 방안과 추경편성 문제, 한-미 FTA 비준 등에서는 이견을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 회담결과는 회담에 배석했던 청와대 김두우 홍보수석과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이 오전 10시40분 각각 청와대와 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양측은 가계부채 문제가 향후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최대한 빨리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종합대책에는 가계부채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고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한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향후 저축은행 부실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확실한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이미 발생한 저축은행부실문제 대해서는 향후 검찰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에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가 성역 없이 철저히 밝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여야가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양측은 일자리창출이 최고의 복지이고 민생대책이란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민생일자리 창출에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 예산 편성시 일자리 관련 예산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정부와 여야가 협력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이는데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키로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격차를 줄이는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경우 동일장소, 동일 노동에 대해서는 임금차이를 대폭 줄이도록 이부분을 강하게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홍보수석은 전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대학등록금 인하가 필요하고 대학구조조정도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의견을 달리했다고 김 수석은 밝혔다.
양측은 다만 교육이 백년대계인 만큼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손 대표가 하반기 등록금부담경감, 구제역 피해복구, 일자리 창출, 태풍으로 인한 재난대책을 위해 정부에 추경편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가재정법상 추경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수석은 회견 후 브리핑을 통해 “추경 편성은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돼 있어 법을 어기면서까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사안을 가지고 추경을 편성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한-미 FTA 비준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가 장래를 위해 적극 협조하여 줄 것을 손 대표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정부가 국회에 재협상하여 제출한 FTA 비준안은 양국간 이익균형이 크게 상실돼 재재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한-미 FTA 관련해서는 실무협의 및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간 회담을 통해서도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도 가까이 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이날 회담을 통해 그 동안 고착된 대립을 탈피해 대화정치가 시작됐고 향후 난제들에 대해 언제든 만나 논의할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충분히 논의한 것은 논의된 대로 추진방법을 마련할 것이고 향후 논의가 필요한 건 여러 채널 통해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앞으로도 늘 열려있는 자세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대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회담후 브리핑을 통해 “손 대표는 회담이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청와대에 전달했다. 대통령도 진지하게 듣고 6개 의제에 대해 소상하게 답해 줬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6개 의제 가운데 대학등록금 인하 논의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사실상 한나라당과 정부가 합의한 (등록금 인하방안) 내용을 한나라당이 발표하는 바람에 실무 회담부터 아쉬움이 컸다”고 부연했다.
손 대표는 핵심의제와 관련한 회담을 마친 뒤 노동-전월세-대북문제, KBS 수신료 등의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고 이 대변인은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수신료 인상은 정부가 관여하는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