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가 한나라당 버리자”
5월 17일 프레스 센터에서 있었던 바른사회 시민회의의 세미나는 한 마디로 “보수우파가 한나라당을 버리자”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이 보수 가치를 버렸으니 보수가 한나라당을 버리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시민사회의 보수우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시민사회의 자유주의-보수주의 지식인 선언 같은 것을 통해 한나라당 배척을 공식 천명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통해 한나라당은 보수우파의 대변정당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한나라당이 보수우파를 ‘자동빵’으로 여기는 오만을 박살내야 한다. 그리고 비(非)좌파 국민을 향해 한나라당을 더 이상 자신들의 대변정당으로 간주하지 말 것을 호소해야 한다.
한나라당을 제치고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론은 있으나 그게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당’을 표방하면 오히려 지식인들이 기피할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 우선은 지식인들의 집단적 ‘한나라당 배척’ 의사표출을 널리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한나라당을 여론의 기아(棄兒)로 만드는 전법(戰法)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일 듯싶다.
그렇게 하다가 한나라당이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정도가 되면 한나라당 내부에 대판 싸움이 붙을 수도 있고, 그 싸움 끝에 한나라당이 환골탈태를 하던가, 자폭을 하던가, 죽도 밥도 아니게 지리멸열 찢어지던가 하기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보수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전기(轉機)가 생겨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까?
"썩어도 준치,,,”라는 생각에서 보수우파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결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별수 없이 표를 주곤 해왔다. 마치 배신당한 조강지처(糟糠之妻)처럼. 조강지처는 “그래도 우리 집안 망할까 보아...” 하며 그 배신을 참아 주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노(No)라는 게 바른사회 시민회의 세미나의 메시지였다. 분당 을구 보선(補選) 때 이미 그것은 현실화 되었지만-.
어젠다는 나온 셈이다. "보수우파가 한나라당을 버리자”로. 지식인 사회의 후속적인 메아리가 뒤따르기를 기대한다.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