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아이’ 키우는 엄마

      “한국 부모들은 대학생 자녀를 '어른'이 아닌 아이로 키운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게 해야 한다.  

    넘어지고 코피도 나는 과정을 거쳐야지, 손에 흙이 묻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한다."

      KAIST 서남표 총장이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한 말이다. 미국 부모들은 자녀가 18

     살이 되면 내보낸다는 말도 했다. 약간의 재정적 보조를 해 주는 정도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어머니 아닌 엄마들이 아이를 고이고이 잘 키우려고 애쓰는 것이야 모성 본능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사커 맘(soccer mom)들이 ‘대학에 다니는 아이’의 학부모 노릇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군대에 간 아이’의 군부모(軍父母) 노릇을 하는 나머지, 예컨대 천안함 연평도 사태 같은

     것이 났을 때 ‘군대에 가있는 아이’가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엄마~~전쟁 난데, 나 무저워...”

     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아이의 그런 전화를 받은 군부모 엄마가

     아이의 부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찌 어찌 했다는 이야기도 떠돈 바 있었고-.

     
     우선 그것은 입증되지 않은, 과장된 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설령 있었더라도 일반성은 없는 예

     외적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게 혹시라도 일반적인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만

     약 그렇다면 그것은 서남표 총장의 말대로 “한국 부모들은 대학생 자녀를 어른 아닌 아이로 키운

     다”는 세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 노릇을 어떻게 해야 좋은 부모 노릇을 하는 것일까? 물론 지극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서남표 총장이 말한 사커 맘들은 ‘대학생 어른’ 아닌 '대학생 아이’를 키우는 것일까?

     키우는 정도를 넘어 아예 사육(飼育)하는 것일까?

     
     그렇게 자라서 그런지 ‘요즘 아이들’이 고통과 고난과 고행(苦行)을 감내하는 힘이 약한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이게 추세라면 우리 사회는 장차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나약(懦弱)과 문약(文弱)의

     사회? 그럴 경우 우리가 김정일의 대포를 맞으면서 동시에 중국-일본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 어떤 사카 맘은 이런 문약한 추세를 우려한 기자의 글에 항의 전화를 걸어 왔다고 한다.
    “김정일한테 돈 좀 쥐어주면 되잖아요?”

     김정일은 돈 만 싹 빼가고 매수는 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엄마는 알까?
    전국의 사커 맘들이시어, 통촉하소서!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