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충격 감지 직후 안전격실로 긴급대피"신속대응으로 해적 따돌려..오후 7시30분 20명 전원구출
  •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될 위기에 처했던 한진텐진호(7만5천t급ㆍ컨테이너선)의 한국인 14명을 비롯한 선원 20명 전원이 21일 사건 발생 14시간여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파나마 선적의 한진텐진호는 이날 오전 5시15분께 스페인에서 싱가포르로 운항하던 중 소말리아 동쪽 460마일 해상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았다.

    한진텐진호 선원들은 외부 충격을 감지한 즉시 위험신호(SSAS)를 발신한 뒤 선장의 지침에 따라 엔진을 정지시킨 뒤 선내 안전격실인 '시타델(Citadel.긴급 피난처)'로 긴급히 몸을 숨겼다.

    오전 5시45분께 국토해양부와 청해부대로부터 이런 사실을 최초로 접수한 합참은 부근 해역에 있던 청해부대 최영함(4천500t급)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오만 살랄라항 남쪽 해역에서 선박 호송작전을 수행 중이던 최영함은 오전 7시10분께 300마일 정도 떨어진 현장으로 기동을 시작했다.

    합참은 이와 함께 연합 해군사에 협조를 요청해 현장에서 80여 마일 떨어져 있던 터키 군함을 현장으로 급파시켰고 터키 군함의 헬기가 오전 8시3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터키군함 헬기는 현장 감시를 통해 한진텐진호가 정지해 있고 갑판은 점등된 상태며 선박 바깥쪽에 사람의 흔적이 없고, 선박 주변에 모선이나 소형선박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최영함에 즉각 통보했다.

    최영함 역시 이날 오후 2시30분께 링스헬기를 현장에 출동시켜 이 같은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또 연돌(굴뚝)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는 것올 목격했으며 배 뒷부분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마네킹 2개를 식별하고 통신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오후 4시40분께 현장 해역에 도착한 최영함은 헬기 선회비행과 경고 통신, 상선검색망을 통한 통화 시도, 경고 사격 등을 통해 선박 외부에 해적이 없다고 판단하고 오후 6시33분 2개의 공격팀(16명)을 승선시켰다.

    청해부대 공격팀은 선교에 진입해 선내 방송을 실시하고 72개의 격실을 일일이 정밀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어 오후 7시5분께 안전격실 안에 피신해 있던 선원들과 교신에 성공해 전원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어 오후 7시30분께 선원들을 안전격실 밖으로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오후 8시30분 한진텐진호가 자력으로 항해하는 데 이상이 없다는 게 최종 확인되면서 작전은 모두 종료됐다. 한진텐진호는 안전해역까지 최영함의 호송을 받으며 원래의 목적지로 향할 예정이다.

    김운용 합참 민군심리전차장은 "아무도 해적을 보지 못했지만 해적의 것으로 추정되는 AK소총 실탄 3발, 다수의 맨발 발자국, 통신장비를 조작한 흔적 등을 봤을 때 해적이 승선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선원들의 신속한 안전격실 대피와 구조요청이 작전 성공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